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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세훈 국정원장과 남주홍 1차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북 핵실험' 관련 긴급회의에 참석하기위해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원세훈 국정원장과 남주홍 1차관이 지난 2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북 핵실험' 관련 긴급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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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8일 오전 9시 30분]

국정원이 '대북심리전의 일환'이라고 주장해온 인터넷 댓글 공작 등이 원세훈 원장의 지시에 따른 작업일 가능성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18일자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장님 지시·말씀'(지시사항)이라는 제목의 내부자료에서 ▲선거에서 인터넷 여론에 개입 ▲국정원 직원 김씨가 소속된 심리전단의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 ▲종교단체의 정부 비판활동 자제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에 대한 대국민 여론전 등을 지시하거나 주문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원세훈 원장이 직접 국내정치 개입을 지시했음을 보여주는 정황들이다. 그런 점에서 향후 여야가 합의한 국정조사가 실시되면 원세훈 원장애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정원 대변인은 "내부망에 게시된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고, 관련내용이 있는지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과 싸우는 것보다 민주노총, 전교조 등 내부적과 싸우는 것이 어렵다"

<한겨레>에 관련자료를 제공한 진선미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18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러한 원세훈 원장의 지시사항은 2009년 5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내려진 것으로 입수한 것만 25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25건의 지시사항은 주로 '종북좌파세력 척결'과 '이명박 정부 치적 홍보' 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인터넷 여론전을 강조하고 나섰다.

먼저 지시사항은 "좌파옹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2009년 5월 15일)거나 "종북좌파 척결문제는 미온적이 아닌 확실 대처해야 하고 방법으로는 내부사람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2011년 1월 21일)고 주문했다.

이렇게 '프락치 만들기'를 연상시키는 지시뿐만 아니라 진보적 시민·사회단체 등을 "내부의 적"이라고 규정했다. "외부의 적인 북한보다 오히려 더 다루기 힘든 문제가 국내 종북좌파들로서 앞으로 더욱 정부 흔들기를 획책할 것이므로 진행중인 내·수사를 확실히 매듭지어 더 이상 우리 땅에 발붙이고 살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2011년 2월 18일)는 주문이 대표적이다. 지부장들까지 나서라는 지시도 있다.

"북한과 싸우는 것보다 민노총, 전교조 등 내부의 적과 싸우는 것이 더욱 어려우므로 확실한 징계를 위해 직원에게 맡기기보다 지부장들이 유관기관장에게 직접 업무를 협조하기 바람"(2011년 2월 18일).

심지어 2012년 4월 총선 이후 나온 지시사항에는 "이번 선거 결과 다수의 종북인물들이 국회 진출함으로써 국가 정체성 흔들기, 원에 대한 공세 예상되니 대처할 것"이라고 적혀 있다.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조차 "종북인물"로 낙인찍은 것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관련해서는 "천안함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던 인물이 당선"됐다고 적었다.

"국정원은 훈수두기식에서 탈피해 국정성과 홍보에 주력하라"

또한 이명박 정부의 치적을 홍보하는 데 국정원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지시사항은 "우리 원이 앞장서서 대통령님과 정부정책의 진의를 적극 홍보하고 뒷받침해야 할 것"(2010년 1월 22일)이라고 강조하고, "그간 정상외교 성과, 경제위기 극복 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세는 야당의 무조건적인 반대 등으로 그 어떤 때보다 힘든 상황. 대통령님의 외교가 국내 정세와 연계될 수 있도록 원이 더욱 역할을 다해야" 한다(2010년 7월 19일)고 주문했다.

이명박 정부의 최대 국책사업이었던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는 "4대강 그랜드 오픈이 한달여 정도 남았는데 지역단체 언론 등을 통해 행사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사전 면밀점검하고 관계기관에 지원하여 국책사업이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받도록 할 것"(2011년 9월 16일)과 "4대강 연결 자전거 도로 완공. 경인아라뱃길 운영 등을 계기로 먹거리, 놀거리 마련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는 점을 주문했다.

"여러 부서장들이 국정 성과 홍보를 위한 좋은 아이디어 발표했으나 가장 중요한 점은 정부가 지난 4년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추진한 4대강 사업 등의 성과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임"(2012년 1월 27일)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1월 27일에는 "원도 훈수두기식 활동을 탈피, 국정성과 홍보 확산 실행 주력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도 "국정 성과를 알리는 것은 현 정부에 대한 좋은 평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론분열을 획책하는 종북세력들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정치에 개입했다는 오해를 막기 위한 '알리바이'로 보여지는 발언이다.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는 국정원이 해야 할 일"

특히 인터넷 여론전을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지시사항은 "심리전단이 보고한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은 우리 원이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명심"하라(2010년 7월 19일)고 했고, 2011년 10월 21일에는 "항공기 조종사가 인터넷을 통해 종북활동을 하는 등 온라인상에서 종북사이트가 활개치고 있으므로 원 직원들이 앞장서서 인터넷 환경을 정화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 대처해야" 한다(2011년 10월 21일)고 지시했다.

이와 함께 "일부 종교단체가 종교 본연의 모습을 벗어나 정치활동에 치중하는 것에 대해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해 종교문제에까지 개입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전직 직원 "원장의 지시 없이는 할 수 없는 일... 책임져야"

이러한 내용들은 지난 12월 <오마이뉴스>와 단독으로 인터뷰했던 국정원 전직 직원 B씨가 주장해온 내용과 거의 같다(관련기사 : "국정원, MB치적 홍보위해 댓글공작 시작"). 국정원장이 이렇게 직접 나서서 지시했거나 주문했다면 이는 명백한 국정원법(제9조) 위반에 해당한다. 국정원법 제9조는 국내정치 개입을 금지하고 있다.

B씨는 최근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인터넷 댓글 공작 등은 원세훈 원장이 직접 지시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라며 "원세훈 원장이 책임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보도된 '원장님 지시·강조말씀'은 "국정원 본부 국장과 지역 지부장 등 주요 부서장이 참석한 가운데 한 달에 한 번꼴로 열리는 확대 부서장회의에서 원세훈 원장이 발언한 내용을 국정원 내부망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여야는 전날(17일) 국정원 여직원 인터넷 댓글 사건의 검찰수사가 끝나면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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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