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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아름다운 백사장은 온데간데 없는 지금의 변산해수욕장
 넓고 아름다운 백사장은 온데간데 없는 지금의 변산해수욕장
ⓒ 이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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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변산반도 내에 위치하고 있는 변산해수욕장은 과거에는 서해안의 대표적인 여름철 관광지 중 하나였다. 1970~80년대만 해도 여름철이 되면 서울에서 변산해수욕장행 직통 고속버스가 추가로 편성되었고 부안버스터미널에서는 변산해수욕장행 직행버스 배차시간을 기존 30~40분에 한 대씩에서 10분에 한 대씩 이상으로 늘려서 운행해도 줄을 서서 타야할 정도로 만원이 돼서 출발하곤 했다.

자가용이 많지 않았던 당시에도 해수욕장의 주차장은 항상 만차였으며 해수욕장을 관통하는 일반국도는 별도의 우회도로를 만들어 통행하게 할 정도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었다. 당시에 버스를 타고 학교에 통학을 해야했던 나로서는 심히 불편한일이 아닐 수 없었다.

변산해수욕장이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동해나 남해 해수욕장에 비해 수심이 완만해서 물놀이 하기에 좋았고 비교적 넓은 백사장에 부드러운 모래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찾기에 불편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여름철이 되면 변산해변가요제, 변산아가씨 선발대회 등의 지역축제도 선보였으며,  인근에는 바다를 끼고 달릴 수 있는 전망 좋은 도로와 격포 채석강 등의 주변관광지도 한 몫을 했다.

변산해수욕장 주변 도로에서 본 변산반도내 바닷가
 변산해수욕장 주변 도로에서 본 변산반도내 바닷가
ⓒ 이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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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990년대가 되면서 변산해수욕장의 명성은 차츰차츰 잃어가기 시작했다. 1988년 변산반도국립공원에 포함되면서 변산해수욕장은 각종 개발이 제한되었고, 또 국립공원이라는 이유로 당시 다른 관광지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적지 않은 입장료와 주차비는 관광객들에게 큰 불평을 사기도 했다.

2003년에는 국립공원지역에서 풀려 한국토지공사와 계약을 체결했지만 토지공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합병되면서 수익성을 문제로 개발을 미루다 포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변산해수욕장의 숙박시설은 턱없이 부족하게 되었고 현재까지도 방에 샤워시설 하나 갖추지 못한 민박집이 전부다. 게다가 한철 장사라는 핑계로 메겨지는 바가지요금은 변산해수욕장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변산반도내에 다른 군소 해변가들은 해수욕장이 아니었음에도 아담한 가족해수욕장을 표방하면서 개발해 나갔고 그 주위에는 펜션을 비롯한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숙박시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변산해수욕장은 변산반도내의 관광지에서조차 밀리기 시작했다.

변산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변산반도내 최초의 대명리조트가 변산해수욕장이 아닌 격포해수욕장 위치하고 있는 것도 다 이러한 이유에서다. 지금의 변산해수욕장은 변산반도내 해수욕장 중에서도 제일 초라한 명성만 남은 초라함 자체다.

변산해수욕장 인근의 지금도 변함없는 낡은 민박집들
 변산해수욕장 인근의 지금도 변함없는 낡은 민박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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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재개발 사업으로 옛 명성 되찾기 위해 노력

그래왔던 변산해수욕장이 이제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개발에 들어간다. 부안군은 54만5281㎡ 규모의 면적에 대한 관광지 재지정 및 조성계획을 승인하고 오는 2018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474억3700만원(민간투자자본 제외)을 단계별로 투입해 환지방식으로 변산해수욕장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변산해수욕장 주변의 기존 낡은 노후 건축물 철거가 시작되었고 앞으로 각종 편의시설과 위락, 숙박시설 등을 단계적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또 '사랑과 낙조'를 테마로 한 해변공원도 만든다.

변산해수욕장이 과거 서해안의 대표적 관광지로 이름을 날렸음에도 다른 관광지에 비해 열악한 숙박시설 때문에 관광객 재 유치에 실패한 것을 거울삼아 이번 개발에서 부안군은 무엇보다 관광객들이 머무르며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대규모 숙박시설인 휴양 콘도미니엄도 조성키로 했다.

하지만 10여년이 넘게 관광지로서 명성을 잃어버린 변산해수욕장이 이번 대규모 개발을 통해 얼마나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명성이나 신뢰는 잃어버리기는 쉬워도 다시 되찾기는 결코 쉽지 않은 법이다.

변산해수욕장이 이번 사업으로 과거 관광지로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전북도와 부안군의 꾸준한 개발 사업은 물론 한철장사로 간주하던 지역민들의 턱없이 비싼 숙박이나 편의시설부터 시정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 단순히 개발에만 여념하지 말고 다각적인 홍보와 문화행사 등을 통한 이미지 재고는 물론 변산반도에 맞물려 있는 새만금과도 연계시켜 관광지역으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태그:#변산반도, #변산해수욕장, #새만금, #격포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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