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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륜산 케이블카
 두륜산 케이블카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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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에 있는 두륜산(703m)에는 맑고 풍부한 물이 흐르는 장춘동계곡과 동백나무숲이 유명하며, 왕벚나무(천연기념룰 제173호)·후박나무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어 경치가 아름다운 산입니다. 또 신라 진흥왕 7년(546년)에 아도화상이 창건한 대흥사는 마애여래좌상(보물 제48호)·3층석탑(보물 제301호), 탑산사동종(塔山寺銅鍾·보물 제88호)·응진전전3층석탑(應眞殿前三層石塔·보물 제320호) 등 보물급 유물이 있습니다. 특히 임진왜란과 한국전쟁 당시에도 피해를 입지 않았던 곳으로도 유명한 절집입니다.

두륜산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는 케이블카(1.6km)가 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586m까지 오른 후 고계봉(638m)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고계봉 전망대에 오르면 광주 무등산도 볼 수 있고, 맑은 날에는 제주 한라산도 볼 수 있습니다.

두륜산에 오르면 저 멀리 한반도 모양 들판이 보입니다. 하지만 올랐던 지난 15일은 하늘은 맑았지만 먼지가 많아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5년된 디지털 카메라로 줌을 이용해 찍었지만 먼지를 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맑은 날 찍은 사진을 보면 한반도 모습입니다.

이렇게 뿌옇다니... 내려가면 어쩌지?

두륜산 정상에서 본 한반도 모양 들판
 두륜산 정상에서 본 한반도 모양 들판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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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계봉에서 바라보니 하늘과 땅을 먼지가 완전히 갈랐습니다. 먼지 위에는 맑고, 맑은 하늘이었지만 먼지층 아래는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먼지 세상을 보면서 방금 전까지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그리고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다시 내려가면 가슴이 막혀 죽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먼지층 위와 아래가 뚜렷하다. 산 아래로 내려가기 싫었다.
 먼지층 위와 아래가 뚜렷하다. 산 아래로 내려가기 싫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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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층을 보면서 어떻게 저곳에서 살았을까?라는 생각이 다 들었다.
 먼지층을 보면서 어떻게 저곳에서 살았을까?라는 생각이 다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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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은 내가 이곳에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습니다. 밑에 있는 분들은 먼지를 마시면서 걸어다니거나, 차를 타고 다니면서 우리는 맑고 맑은 깨끗한 공기를 마시면서 두륜산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불과 몇 백미터를 사이에 이렇게 까지 공기가 다를 수 있는지 신비롭기 까지 했습니다. 

봄, 벌써 오시나요?

먼지층 아래와 위. 하늘 위를 보면 가슴이 뻥. 아래를 보면 답답
 먼지층 아래와 위. 하늘 위를 보면 가슴이 뻥. 아래를 보면 답답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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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가 무엇인지 깨끗한 두륜산을 뒤로하고 먼지자욱한 땅 아래로 내려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답답할 줄 알았는데 가슴은 이미 먼지자욱한 땅 아래에 적응했습니다. 자연에 적응하는 인간의 능력이 참 대단합니다. 한반도 최남단 땅끝답게 이미 해남은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습니다. 갓도 있고, 풀도 움트고 있었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혹한이 찾아왔지만 이미 남녘은 따뜻한 기운입니다. 조금만 더 참으면 이내 봄이 우리 곁에 다가올 것입니다.

해남은 벌써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갓입니다.
 해남은 벌써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갓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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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땅끝 모래밭은 파릇파릇한 파래도 있었습니다.
 해남 땅끝 모래밭은 파릇파릇한 파래도 있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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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밭에는 파래가 한 운큼 한 운큼 자리하고 있었고, 지난 여름 수많은 사람들 더위를 식혀주웠던 모래밭은 물결을 치고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있는 모래밭은 올여름 수많은 이들을 맞아 더위를 식혀줄 것입니다. 겨울에 찾은 모래밭은 여름 모래밭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생각해보니 여름에 모래밭을 찾은 기억이 20년 전쯤입니다. 겨울은 자주 찾았습니다. 여름 모래밭보다 겨울 모래밭이 더 정겨운 이유입니다. 전남 해남은 이미 봄이 오고 있습니다.

모래물결
 모래물결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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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두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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