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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8일 오후 1시 40분쯤 울산지법 집행관과 용역이 현대차 울산공장 앞 송전철탑 아래 천막을 철거하려 하자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들이 막고 있다. 이날 법원의 강제철거 시도는 무산됐지만 법원은 다시 철탑 위 두 농성자에 대한 강제집행에 나설 예정이다.
 1월 8일 오후 1시 40분쯤 울산지법 집행관과 용역이 현대차 울산공장 앞 송전철탑 아래 천막을 철거하려 하자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들이 막고 있다. 이날 법원의 강제철거 시도는 무산됐지만 법원은 다시 철탑 위 두 농성자에 대한 강제집행에 나설 예정이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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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판결에 따른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농성 중인 현대차 울산공장 앞 송전철탑 위에서 농성 중인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금속노조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에 대한 법원의 '자진해제' 기한이 14일로 만료된다.

앞서 울산지법은 지난해 12월 27일 한국전력공사가 제기한 '퇴거단행 및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14일까지 농성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이후 각자 하루에 30만 원씩 한국전력에 지급해야 하며, 14일 이내에(1월 28일까지) 농성을 자진해제할 것을 판시했다.

14일, 울산지법 집행관이 15일부터 강제 철거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철탑 위 두 조합원과 비정규직 노조도 농성을 해제하지 않을 것임을 재차 천명했다. 두 조합원의 철탑 농성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8일 강제철거 시도한 울산지법의 '트라우마'

울산지법은 지난 달 27일 한전 측의 가처분신청과 함께 받아들인 현대차의 '불법집회 금지 및 업무방해 등' 가처분신청을 집행하기 위해 지난 8일 집행관 10여 명과 용역 50여 명을 동원해 농상장 주변의 천막과 현수막 등의 강제철거를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단 몇 개의 현수막만을 철거하는데 그쳤다. 그만큼 비정규직 노조의 저항이 심했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의 연대가 굳건했다.

울산지법 김영호 집행관은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늘(14일)까지 자진철거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28일 안에 강제철거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현재 투입할 용역의 규모 등 여러가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집행 날짜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8일 강제철거 시도 후 여론을 감안한 듯 다소 곤혹스런 입장을 내보였다. 집행관은 "판결은 판사가 한 것으로 우리는 집행만 하는데"라고 말한 후 특히 "일각에서 제기되는 공권력 요청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그날(8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저항이 무척 강하더라"며 "앞으로 집행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집행관의 입장을 종합하면, 가처분 판결에 따라 오는 28일까지 두 농성자에 대한 강제 해제 시도는 불가피하지만, 비정규직 노조의 저항이 워낙 강해 공권력 요청 등 무리한 시도는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철탑 위 천의봉 조합원 "전국의 비정규직이 지켜보는데... 물러설 수 없다"

최병승씨와 함께 철탑 위에서 농성 중인 천의봉 비정규직노조 사무장은 14일 전화통화에서 "처음 철탑에 오를 때의 각오와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며 "우리가 철탑 위에서 외치는 것은 정당하게 대법 판결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대법원이 판결했는데도 회사 측은 오히려 신규채용을 강행하고 울산지법의 힘을 빌려 강제로 농성을 해제하려고 한다"며 "회사 측 입장이 하나도 변한 게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한 "춥고 힘들지만 우리가 철탑 위에 있는 모습을 전국의 비정규직들이 애타게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절대 포기하고 내려갈 수 없다"며 "연대하고 격려하는 조합원들과 많은 시민들이 있어 결코 나약해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철탑위 농성 노동자의 의지가 굳건하고 비정규직 노조도 마지막 배수의 진을 치고 농성장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라 법원의 강제 철거와 농성 해제는 쉽게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15일부터는 매일 두 조합원에게 하루 각각 30만 원씩의 강제금이 부과되는만큼, 앞으로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가 상당한 금전적 압박감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들에게는 회사 측의 179억 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태그:#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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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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