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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 내 진심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정부의 7대 비전과 25개 정책과제에 대한 실행계획을 담은 정책약속집 '안철수의 약속'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안 후보는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에게 반값, 절반만의 비용으로 대선 치를 것을 국민 앞에 함께 약속할 것을 제안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 내 진심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정부의 7대 비전과 25개 정책과제에 대한 실행계획을 담은 정책약속집 '안철수의 약속'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안 후보는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에게 반값, 절반만의 비용으로 대선 치를 것을 국민 앞에 함께 약속할 것을 제안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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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의 정책공약을 둘러싸고 진보진영 내부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엘리트에 의한 밀실 개혁부터 공약의 구체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에 안철수 캠프 쪽에선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공약은 앞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12일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어제 공개된 안철수 후보의 정책공약집을 보고 한 마디로 실망했다"면서 "내년부터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비전치고는 너무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올해 2월에 만들어진 진보진영의 풀뿌리 복지국가운동 시민단체다.

이 단체는 이날 별도 비판 성명까지 냈다. 오 위원장의 비판 요지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복지분야 정책들이 방향 제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자세한 로드맵 제시가 없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공약의 핵심인 재원조달 방안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발표 당일에도 '재원 추계 방안이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오건호 위원장 "애매모호하고 핵심공약까지 빠졌는데 어떻게 약속하나"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이날 성명에서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 등에서 안 후보 쪽은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 위원장은 "지금 민주당 등 야권이나 시민사회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환자 1인당 연간 본인부담금 100만원 상한제'의 경우에도 안 후보 쪽은 '추진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령화시대의 관심거리인 간병서비스나, 공공의료기관 확대 등 문제에 대해서도 어떤 목표치가 없고, 단지 '확충'이라고만 써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장애인 연금, 장기요양 공약 대상자 등 여러 복지 공약 등도 대체로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비판이다. 그는 "더 심각한 것은 공약을 실현할 핵심인 재정확충 공약이 빠졌다"면서 "선거가 한 달 밖에 안 남았는데, 공약 실현성을 검증할 핵심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지난 2002년 노무현 후보도 국민건강성보험 보장성 80% 등 구체적인 수치를 내걸어도 빈 공약으로 끝나고 말았다"면서 "애매모호하고 핵심적인 내용까지 빠진 공약을 가지고 어떻게 국민에게 약속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우석훈-전성인 논쟁... "밀실 개혁"vs "팩트 몰라도 너무 몰라"

우석훈 박사
 우석훈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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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안 후보의 금융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88만원세대> 저자인 우석훈 박사는 지난 10일 안 후보 캠프에 대해 "교수와 변호사만의 밀실 개혁은 불가능"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인 트위터에 "시민들은 주체이지, 장식품이 아니다"고 적기도 했다.

우 박사는 이어 "혁명은 내용이 쉽다, 일단 엎자는 것. 그러나 개혁은 내용이 어렵다. 디테일을 보지 않으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더 나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래서 개혁은 더더욱 공개적이고, 토론 위주가 되어야 한다. 엘리트들의 밀실 개혁, 그건 위험하다"고 썼다.

안 후보의 금융감독체계 방향에 대해서도 "재무부, 경제기획원의 총괄기능, 예산기능까지 다 갖는 초대형 블록버스터급 '모피아 만세'"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그는 "잘못이 있다고 얘기하거나 반대 의견을 수렴할 과정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성인 홍익대 교수가 적극 반박에 나섰다. 홍 교수는 안 캠프에서 경제민주화 포럼을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 11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우 박사가 상황을 전혀 모르고 이야기를 하고있다"고 말했다. 안 캠프의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은 이미 지난 6월에 금융학회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던 내용을 근거로 했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당시에 모피아가 우리 금융감독체계 좌지우지 하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마련된 내용이 안 후보 공약에 반영된 것"이라며 "당시 심포지엄은 교수와 기자, 공무원, 유관단체 사람들 모두가 공개적으로 토론을 벌였는데, 어떻게 밀실행정인가"라고 반박했다.

전 교수는 또 지난 7월과 8월에 걸쳐 금감원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야당 등과 구체적으로 협의한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어 안 후보의 금융개혁 5대 과제를 설명하면서, "박근혜 후보는 아직까지 금융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문재인 후보는 (금융개혁이) 단 3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쟁과 관련해 안 후보 쪽은 오는 14일 오후 7시에 서울 종로구 공평동 진심캠프 사무실에서 토론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는 전 교수뿐 아니라 우석훈 박사 등도 참여해 토론을 벌인다.


태그:#안철수, #오건호, #우석훈, #전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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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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