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담임자로 있는 교회에 그의 자녀 또는 자녀의 배우자는 연속해서 동일 교회의 담임자로 파송할 수 없다 1884년 알렌 선교사(장로교), 1884년 맥클레이 선교사(감리교)가 내한하여 고종황제의 윤허를 받아 의료선교와 교육사업을 시작한 후, 한국개신교 130년 역사에서 2012년 9월 25일은 한 획을 긋는 날이 될 것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임시감독회장 김기태 목사)가 '목회자 세습'을 법으로 금지했기 때문이다. 감리교는 25일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감리교 제 29회 총회 임시입법의회를 열고 교회 세습을 금지하는 내용의 장정(감리교 교회법) 개정안에 대해 390명이 무기명 비밀 투표에 참여해 찬성 245명, 반대 138명, 무효·기권 7명으로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찬성률은 62.8%다.
그 동안 일부 대형교회가 담임목사 세습 문제를 기독교 안에서만 아니라 일반사회에서도 거센 비판을 받았다. 특히 요즘은 김홍도 목사(금란교회)와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가 목사세습을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개신교단인 감리교가 목회자 세습을 법으로 금지한 것은 두 손들고 환영할 수밖에 없다. 이날 감리교 입법회는 통과시킨 세습 방지법 항목은 ▲부모가 담임자로 있는 교회에 그의 자녀 또는 자녀의 배우자는 연속해서 동일 교회의 담임자로 파송할 수 없다 ▲ 부모가 장로로 있는 교회에 그의 자녀 또는 자녀의 배우자는 담임자로 파송할 수 없다 따위다.
세습 금지 법안이 통과되자 그 동안 세습반대운동을 끊임없이 제기했던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논평을 내고 환영했다.
기윤실은 "기감의 세습방지법은 목회자와 장로 자녀들에 대한 역차별이란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교회가 세상으로부터 불신 받고 있는 상황을 생각할 때, 자발적으로 권리를 포기함으로써 신뢰를 얻기 위한 첫걸음을 내 디뎠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세습금지법 통과를 환영했다.
이어 "교회세습 반대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이 되었다"며 "다른 교단들도 이에 대한 전향적인 논의를 통해 동참하길 촉구하며, 이를 통해 교회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간절하게 호소한다"고 다른 개신교단도 세습 방지법 통과를 촉구했다.
그 동안 기윤실은 지난 2000년 광림교회 세습 사태 때부터 여러 단체들과 함께 '세습반대운동'을 펼쳐왔다. 기윤실이 목회세습을 반대한 이유는 ▲개신교는 혈연의 공동체가 아닌 언약의 공동체임을 부정하는 것이고, ▲교회를 신앙공동체가 아닌 물려주거나 물려받을 수 있는 물적 공간으로 격하시키는 것이며, ▲혈연관계에 의지해서 교회의 평안을 추구하려는 것이기에 반대해왔었다.
감리교를 시작으로 다른 개신교단도 목회자 세습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것 하나만 제대로 실행해도, 한국 개신교가 사회로부터 받는 비난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을 것이다. 아니 대형교회를 혈연 관계에 있는 이들에게 물려주는 것 자체가 성경에 어긋나는 일이며, 목회 윤리에도 맞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