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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인천시장(왼쪽)과 법륜 스님이 강연에 앞서 꽃다발을 받고 자리에 함께 앉아있는 모습.
 송영길 인천시장(왼쪽)과 법륜 스님이 강연에 앞서 꽃다발을 받고 자리에 함께 앉아있는 모습.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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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못다 이룬 개혁세력의 열망이 2012년 대선을 기점으로 다시 도약하고 있다'

31일 오후 3시, 공무원과 시민 400여 명이 모인 인천시청 2층 대회의실은 폭염과 태풍의 중간지대였다.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에서 삶의 촌철살인이 터져 나올 때마다 청중들은 숨이 막힐 정도로 탄성을 자아냈다. 그리고 통일문제 등 한반도 정세를 통찰력 있게 풀어나갈 때는 태풍이 지나간 듯 신선한 충격을 받는 분위기였다.

민주당 이기려면 '잘 할 사람'과 손 잡아라... 안철수 교수 우회적 언급

법륜 스님은 이날 강연에서도 특유의 입담과 재치로 청중들을 감화시켰다. 자녀양육문제, 부부갈등 등 가족과 삶에 대한 답변서부터 '묻지마폭행' 등 사회문제, 시사, 한반도정세, 통일, 정치 현안까지 막힘없이 풀어 놓았다.

특히 최근 대선과 관련된 입장을 묻자 한 마디 거리낌 없이 솔직한 입장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은 현재로서는 이길 가능성이 없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제 힘으로 어렵다면 될 사람이 잘 할 사람과 기꺼이 손을 잡아야 한다. 이것은 결코 특정한 개인을 두고 한 말이 아니다. 어느 정당이든 국민의 감동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하면 (성공의)길은 언제나 열려 있다. 그게 바로 이번 대선정국의 마지막 희망이다."

스님은 이어 100년 전 흥선대원군 시절 개혁의 미완성을 안타까워하며 당시 일어났던 여러 사건들을 회상시켰다. 그러며 노무현 정권을 성급했던 미완의 갑신정변에, 이명박 정권은 유교층 기득권에 비유하며 (박정희 정권을 이어받은) 보수쿠데타 정권이라 일침을 놓았다.

"병자호란, 갑신정변 등으로 청나라와 일본의 속국을 벗어나려 했지만 외국 정세의 판단을 제대로 읽지 못해 실패했다. 이후 민중의 삶이 폭발, 동학혁명으로 나라를 바로 세우려 했지만 보수기득권층의 책략과 혹독한 탄압으로 좌절되고 말았다. 위로부터의 개혁도 실패하고 아래로부터의 혁명 또한 모두 실패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노무현 정권과 이명박 정권을 말하는 것이다."

스님은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만약 새누리당에서도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요'라고 나에게 물음을 던진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라며 "첫째는 중원을 점령하라. 그리고 절대 20대를 건드리지 마라"라고 훈계를 했다.

남북갈등 첨예화 MB정권 "사람이길 포기한 사람들"

법륜 스님은 이명박 정부의 남북관계 악화와 민주주의, 인권, 언론자유 후퇴 문제를 거론하면서 "역사적으로 볼 때 개화기 유교 기득권층, 그리고 박정희 독재유산을 물려받은 보수쿠데타 정권"이라며 일침을 놓았다.
 법륜 스님은 이명박 정부의 남북관계 악화와 민주주의, 인권, 언론자유 후퇴 문제를 거론하면서 "역사적으로 볼 때 개화기 유교 기득권층, 그리고 박정희 독재유산을 물려받은 보수쿠데타 정권"이라며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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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법륜 스님은 강연에 앞서 최근 있었던 '고구려, 발해, 독립운동유적지, 압록강, 두만강, 백두산' 기행 등을 언급하며 "천지를 보면서 절로 가슴이 뛰었다, 백두산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신앙 같은 산"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북한동포돕기의 일환으로 방문한 북측의 뙤기밭을 본 후 스님은 "진보, 보수를 떠나 제 민족을 돌보지 않고 버려두는 것에 대한 자책감을 가져야 한다, 즉시 인도적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며 "남북갈등을 첨예하게 조장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은 '사람이길 포기한 사람들'"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강연 초반 시민의 가족 갈등과 자녀양육 문제의 질문에 "장가도 안 가본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하면 정말 쑥스럽고 머쓱하다", "대답이라고는 무조건 절하라는 것뿐인데 정말 미안하다"며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스님은 자녀 양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 가치관이라며 "무조건 이해해주고 사춘기 성징의 문화를 폭넓게 인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덧붙여 스님은 부부갈등에 대해서도 자신이 지은 업(카르마)의 인연을 생각해야 한다며 "아내는 남편의, 남편은 아내에 대해 못다한 한을 풀어주기 위해 무조건 하루에 500배씩 절을 하라"고 훈시를 주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현재 사회의 불안 심리와 각종 자살, 성폭력문제에 대해서도 "무조건 범죄자로 낙인찍어 세상과 격리시키려 하지말고 원천적인 정신세계의 혼란과 불안을 치유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님은 그러며 "보건소, 동사무소, 초등학교 등에 영양사가 배치된 것처럼, 정신치료상담사를 의무배치해 이들을 케어하고 보듬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태그:#법륜스님, #즉문즉설, #인천시청, #2012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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