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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업체 컨택터스의 폭력 사건으로 인해 2명이 출국금지된 가운데, 그중 한명이 3년 전 '용역 위장취업 사건' 당시 직접 신입사원으로 위장하고 회사에 들어가 노조파괴행위를 했던 인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직장폐쇄된 SJM 공장에서 지난 2일 경비 업무를 서고 있는 컨택터스 직원들.
 용역업체 컨택터스의 폭력 사건으로 인해 2명이 출국금지된 가운데, 그중 한명이 3년 전 '용역 위장취업 사건' 당시 직접 신입사원으로 위장하고 회사에 들어가 노조파괴행위를 했던 인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직장폐쇄된 SJM 공장에서 지난 2일 경비 업무를 서고 있는 컨택터스 직원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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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반월공단 자동차부품업체 에스제이엠(SJM)의 '용역 폭력 사건'과 관련해 출국금지된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의 구아무개(40)씨가 3년 전 충남 예산 자동차부품업체 H사의 '용역 위장취업 사건' 당시 신입사원으로 위장했던 인물로 확인됐다.

전 컨택터스 핵심 관계자는 "당시 구씨 외 몇 명이 (용역이 공장에 투입되기 전) 먼저 공장에 투입되어 노조에 가입했다"면서 "이 일은 이례적이었고 아주 나빴던 일"이라고 말했다. H사측도 당시 위장취업했던 사람이 구씨가 맞다고 확인했다.

용역 위장취업 사건은 지난 2009년 H사에 컨택터스 용역 인력 70여 명이 투입되기 약 한 달 전 용역 직원 4명이 신분을 숨기고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각종 정보를 정탐하는 등 노조 흔들기를 하다 발각된 사건이다. 회사와 용역이 짜고 소위 '스파이 전략'을 펼친 이 사건은 노동계에 큰 충격을 줬으며, 당시 공장에 투입된 업체가 컨택터스여서 SJM 사건이 터진 이후 다시 주목을 받았다.

구씨는 컨택터스의 핵심 인물 중 하나로 경찰은 지난 6일 구씨를 실소유주 서진호씨와 함께 출국금지 조치했다. 하지만 경찰은 컨택터스 관련 수사 범위를 SJM 사태에 한정짓고 있어서, 3년 전 용역 위장취업 사건은 혐의에 들어가 있지 않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측은 "이 사건은 사용자가 용역과 짜고 채용해 노조에 가입시켜 정보를 빼내고 노조를 혼란시켰던 것으로 사용자의 적극 의사가 있었고, 반영된 행위에 의해 노조가 조직적 혼란을 느꼈다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2009년 용역 위장취업 사건은...

구씨 등 컨택터스 직원들이 2009년 H사에 신입사원으로 위장취업할 당시 냈던 이력서(왼쪽)와 컨택터스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경비원 홍보 사진(오른쪽). 이 홍보 사진으로 인해 이들이 위장취업한 용역 직원임이 발각됐다. 이 사건은 당시 노동계에 충격을 줬으며, 최근 SJM에 투입된 컨택터스의 폭력 문제와 함께 다시 부각되고 있다.
 구씨 등 컨택터스 직원들이 2009년 H사에 신입사원으로 위장취업할 당시 냈던 이력서(왼쪽)와 컨택터스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경비원 홍보 사진(오른쪽). 이 홍보 사진으로 인해 이들이 위장취업한 용역 직원임이 발각됐다. 이 사건은 당시 노동계에 충격을 줬으며, 최근 SJM에 투입된 컨택터스의 폭력 문제와 함께 다시 부각되고 있다.
ⓒ H사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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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터스 전 관계자와 H사 노조의 자료를 종합하면, 구씨는 2009년 9월 말 프레스반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갔다. 당시 이 회사는 공장이전과 우리사주제도 도입 문제로 노사 갈등을 겪고 있었는데, 회사측은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구씨를 포함해 6명의 신입사원을 갑자기 채용했다. 이 회사 노조는 유니온숍 제도(자동 가입 제도)였기 때문에 신입사원들은 자동으로 노조에 가입됐고, 노조도 이들에게 임단협 협상 등 각종 정보를 교육했다.
신입사원들이 입사한 지 약 한달만인 2009년 10월 22일 새벽 컨택터스 용역 70여 명이 회사에 투입됐고, 11월 4일 회사는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노조측은 "(용역이 들어온 후인) 10월 30일부터 신입사원 4명이 조직적으로 조합가입을 거부하며 22년동안 지켜온 유니온숍 무력화를 시도하며 극단적으로 노조 흔들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구씨 등 신입사원 4명이 위장취업한 용역직원임이 밝혀진 것은 홈페이지에 올라온 홍보 사진 때문이었다. 사내에 투입된 용역이 어디인지를 알아보던 노조는 컨택터스 홈페이지에 올라온 경호원 홍보 사진에서 신입사원의 얼굴을 발견했다. 노조는 경악했고, 회사측은 구씨 등 해당 신입사원들을 해고하고 노조와 합의에 응했다.

'위장취업' 구씨, 사고 생기면 총대 메는 '현장 대표'

전 컨택터스 관계자는 구씨가 2009년 H사에 미리 침투했다고 증언하면서 "구씨가 그런 식으로 일처리를 했다"고 말했다.

구씨는 컨택터스 경기법인 등기부등본상 2011년 8월부터 9월까지 사내이사와 대표이사로 등재되었던 인물이다. 컨택터스 전현직 관계자들은 구씨가 실제 대표까지는 아니지만 현장에서 직접 지시를 내리는 일종의 '현장 대표'라고 말하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접촉했던 컨택터스 관계자들은 구씨가 SJM 사건의 총대를 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 곳곳에 포진한 바지사장들... 그러나 "컨택터스 진짜 사장은 서진호" 이구동성)


태그:#컨택터스, #S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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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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