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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17일 사천시 6급 공무원에 의한 경찰관 폭행, 7월 26일 6급 공무원에 의한 시의원 폭행, 7월 28일 만취상태의 7급 공무원 음주뺑소니에 의한 70대 노인 사망사고.

전국 시군구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종합청렴도 최하위 등급인 '5등급(매우 미흡)'을 받은 사천시에서 올해도 공직기강해이 사건이 잇따라 지역사회의 우려를 사고 있다. 여기에 이를 감독해야 할 감사부서마저 행정정보공개신청에 대해 오류투성이 자료제출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7월 26일 사천시의회 상임위원장실을 공무원이 찾아가 공무 수행 중인 시의원을 폭행한 전국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사건이 발생한 것을 두고 정만규 시장이 시의회 의장단과 피해 당사자에게 직접 사과했지만, 28일 음주뺑소니사건 마저 터지면서 난감해진 상태다.

잇단 대형악재에 정만규 시장이 공직기강해이 사건 발생시 부서장까지 연대책임을 묻는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하라고 부시장에게 지시했다. 사천시는 13일 확대간부회의서 공직기강확립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뉴스사천 자료사진.
 잇단 대형악재에 정만규 시장이 공직기강해이 사건 발생시 부서장까지 연대책임을 묻는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하라고 부시장에게 지시했다. 사천시는 13일 확대간부회의서 공직기강확립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뉴스사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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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대형악재에 격노한 정만규 시장은 최근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공직기강해이 사건 발생시 부서장까지 연대 책임을 묻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강구해 보고하라"고 부시장에게 지시했다. 정 시장은 각종 회의에서 공무원 관련 문제발생시 엄중처벌을 수차례 강조하고 있다. 13일 확대간부회의에서도 공직기강 확립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천시 소속 공무원들이 식당에서 판돈을 걸고 일명 '훌라' 게임을 하다가 경찰과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반에 적발된 사건과 관련해, 선언적 의미로 "(유사사례 발생시) 앞으로 부서장(사무관)까지 책임 묻겠다, 재발방지를 위해 수시 점검하라"고 지시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지역 일각에서는 지난해 공무원 관련 사건에 엄중처벌과 과감한 인사조치 등을 확실히 했더라면, 올해와 같은 일들이 연속해서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던 공무원 훌라 사건의 경우 연루자 1명이 견책을 받은 것을 제외하곤 대부분 '불문경고'를 받은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불문경고란 견책에 해당하는 징계를 줘야 하지만, 상훈 등으로 감경을 하여 죄를 불문에 붙이는 것으로, 경고의 의미다.

 공무원에 의한 시의원 폭행사건에 대해, 사천시는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지역사회 최대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공무원에 의한 시의원 폭행사건에 대해, 사천시는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지역사회 최대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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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시의회 의정사상 두번째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까지 가동됐던 영어도서관 관련 사태도 담당 국장을 주의, 담당 부서장을 훈계 조치하고, 담당 공무원 2명을 불문경고 조치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당시 영어도서관 관련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조사특위까지 가동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위수탁 절차 하자와 시의회에 대한 허위·거짓보고 논란이었다.

또한 지난해에는 청소년들에게 성교육과 성문제 상담 등의 일을 하는 청소년문화센터 소속 성문화팀 여직원 4명이 '성희롱'을 이유로 사직해 지역사회에 충격을 준 바 있다. 하지만 재발방지책 마련에 대해 감사부서에서는 무기계약직의 문제였다며, 담당부서로 책임을 돌렸다.

여기에 환경미화원 여럿이서 근무시간에 동료 미화원을 집단 폭행한 사건(2012년 3월 발생)에 대해서도 사천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당시 피해 미화원은 이 폭행으로 인해 상당기간을 근무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사천시는 아직까지 가해자들에게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

지난해 7월말 공무원 도박사건으로 정만규 시장이 공직기강 확립 의지를 밝힌 이후에도 품위유지 위반 사유로 감사원으로부터 지적받아 불문경고를 받거나, 허위공문서 작성 등으로 견책과 훈계, 불문경고 등 경징계를 받는 사건이 잇따랐다.

지난 3월 초에는 사천시청 소속 환경미화원이 노동조합 가입 문제로 동료 미화원들로부터 집단 폭행당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피해자 정아무개씨가 환경미화원 대기실에서 폭행 당했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정씨는 6급 장애가 있는 자신의 오른손을 다쳤다.
 지난 3월 초에는 사천시청 소속 환경미화원이 노동조합 가입 문제로 동료 미화원들로부터 집단 폭행당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피해자 정아무개씨가 환경미화원 대기실에서 폭행 당했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정씨는 6급 장애가 있는 자신의 오른손을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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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음주사고도 2008년 11건, 2009년 5건, 2010년 10건, 2011년 8건 등 매년 최소 5건 이상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훈계 또는 견책 등으로 솜방이처벌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천시에서는 음주운전의 경우 적발시 혈중알콜농도 등에 따라 징계양정이 정해져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음주운전에 대한 관대한 사천시 공직사회 문화와 집행부의 공직기강 확립 의지 부족이 올해 음주뺑소니 사망사고라는 참사를 낳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단 사천시는 지난 5월 17일 발생한 경찰관 폭행사건과 관련해 7월 정기인사에서 6급 공무원의 보직을 해제하고 일반 계원으로 좌천 인사를 실시했다.

70대 할머니를 치어 숨지게 한 음주뺑소니 사건과 관련해서는 일단 해당 공무원을 직위해제한 상태이며, 경찰수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무원에 의한 시의원 폭행 사건과 관련해서는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징계수위가 정만규 시장의 공직기강 확립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천시가 기존에 보낸 공무원 징계현황 행정정보공개 자료가 잘못됐다며 공문으로 수정자료를 8월 8일 오전 보내왔다.
 사천시가 기존에 보낸 공무원 징계현황 행정정보공개 자료가 잘못됐다며 공문으로 수정자료를 8월 8일 오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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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공직기강확립을 담당하는 감사부서에서 언론사의 행정정보공개 신청에 대해 잘못된 자료를 제출해 논란이 일었다.

기자는 지난 1월말 사천시의 비위공무원 징계 현황에 대한 행정정보공개를 신청한 바 있다. 2월초 사천시가 제출한 자료에는 2009년 12건, 2010년 20건, 2011년 42건이 징계를 받은 것으로 돼 있었다.

하지만 최근 잇단 공직기강해이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이 자료에 오류가 많음을 확인했다.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표시된 징계사유 중 19건이 사실과 달랐던 것이다. 나아가 도박사건에 연루된 공무원에 대한 처벌도 실제로는 '불문경고' 조치를 내려 놓고 '견책' 징계를 내렸다고 허위로 표기했다.

이에 대해 사천시 감사부서 담당자는 "기존 서류에 있던 징계현황을 엑셀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며 "고의가 아닌 실수"라고 뒤늦게 해명했다.

 지난 6월 사천시 총무과 행정사무감사에서 늦장부실자료 제출을 질타하고 있는 여명순 의원.
 지난 6월 사천시 총무과 행정사무감사에서 늦장부실자료 제출을 질타하고 있는 여명순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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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와 유사한 사례는 올해 사천시의회의 2012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반복됐다.

6월 21일 오전 총무과 행정사무감사에서 여명순 의원은 "사회단체 보조금 관련 정산자료를 달라고 했더니, 순서를 뒤죽박죽으로 내놓질 않나, 지난해 수백페이지에 달하던 자료를 불과 몇 페이지만으로 된 자료를 내면서 원본이라고 주질 않나, 이게 행정사무감사를 하는 피검기관의 태도인가"라고 질타했다.

일부 실과소에서 행정사무감사 전날에야 감사자료를 주고, 원본이 아닌 편집본을 주는 바람에 대부분의 시의원이 자료를 검토하지도 못했다는 것.

사회단체 보조금 정산자료의 경우, 여명순 의원이 하룻동안 살펴본 결과, 실제와는 다른 용도로 쓰거나 정산내용과 영수증이 일치하지 않은 수많은 사례가 발견됐다. 행정을 감시하고 자료를 요청할 수 있는 시의회에 대해 피검기관인 사천시가 불성실한 감사태도로 일관했다고 질타를 받았다.

공직기강과 관련된 잇단 대형악재에 부실자료 제출논란까지 겪고 있는 사천시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민선5기 정만규호가 반환점을 맞은 시점에서, 공직기강을 잡지 못한다면 후반기 시정은 흔들릴 우려가 크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www.news4000.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사천, #공무윈 비위, #시의원 폭행, #경찰관 폭행, #성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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