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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경기도 안산 SJM공장에서 앞에서 직장폐쇄로 공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노조원들이 지난달 27일 새벽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들의 폭력행위로 부상당한 노조원들의 사진을 들고 있다.
 2일 오후 경기도 안산 SJM공장에서 앞에서 직장폐쇄로 공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노조원들이 지난달 27일 새벽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들의 폭력행위로 부상당한 노조원들의 사진을 들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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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폐쇄된 경기도 안산 SJM공장에서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들이 정문에서 근무 교대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직장폐쇄된 경기도 안산 SJM공장에서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들이 정문에서 근무 교대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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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SJM 현장을 방문한 민주통합당 김현, 은수미, 장하나, 진선미 의원은 쇳덩이가 벽에 부딪힌 흔적을 보며 경악했다.

"철벽이 이렇게 될 정도인데 사람이 맞으면 죽을 수도 있었다!"

지난 7월 27일 깊은 새벽, 공장으로 용역들이 쳐들어왔다. 조동주씨는 시위진압 경찰복장과 똑같이 차려입은 용역들이 곤봉을 휘두르며 달려오는 것을 보고 놀라 공장 2층 사무실로 올라갔다. 그때 밑에서 날아온 쇳덩이에 얼굴을 맞았다. 자신이 만들던 자동차 부품 '벨로우즈'였다.

지난 7월 2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조합원이 지난 27일 SJM과 만도 공장 직장폐쇄 당시 용역들이 던진 자동차 부품 '벨로우즈'를 들고 있다.
 지난 7월 2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조합원이 지난 27일 SJM과 만도 공장 직장폐쇄 당시 용역들이 던진 자동차 부품 '벨로우즈'를 들고 있다.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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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이 찢어지고 피가 흘렀다. 뒤이어 쇠막대기, 코일 뭉치 같은 날카로운 쇠붙이가 계속 날아왔다. 조씨가 피하자 이 물체들이 벽에 '쾅쾅' 부딪치며 흠집을 냈다. 그는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의원들이 경악한 벽에 흔적들은 이렇게 생긴 것이었다.

용역업체 '컨택터스'가 진입한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의 자동차 부품업체 SJM공장은 처참했다. 민주당 의원 4명은 어렵게 SJM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용역 투입과 직장폐쇄 이후 굳게 닫혀 접근을 불허했던 공장문이 처음으로 외부인에게 열린 것이다. 대상은 오직 국회의원과 보좌진뿐. 회사측은 언론의 진입을 막았지만, <오마이뉴스> 기자 중 한 명이 유일하게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최초로 공개되는 SJM 내부 모습... 곳곳에 남아있는 폭력 흔적들

컨택터스 용역들이 던진 쇠붙이에 맞아 깊에 파인 벽면 흔적에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손을 대보고 있다.
 컨택터스 용역들이 던진 쇠붙이에 맞아 깊에 파인 벽면 흔적에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손을 대보고 있다.
ⓒ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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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터스 용역 직원들이 던진 쇠붙이에 맞아 철제벽이 패여있다.
 컨택터스 용역 직원들이 던진 쇠붙이에 맞아 철제벽이 패여있다.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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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은 컨택터스 직원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공장 입구에서 보초를 서는 것은 물론 수십 명의 용역 직원들이 공장 마당 곳곳에 무리지어 서 있었다. 검은 모자와 검은 티셔츠를 착용하고 방패를 세워 든 차림이었다.

생산현장 내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공장 라인 곳곳에서 검은 옷을 입은 용역 직원들이 자유롭게 활보하고 있었다. 이들은 공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의원들을 막아섰다.

김현 의원은 "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 국회의원에게 이럴 정도면 노동자에게는 오죽 했겠느냐"며 소리쳤다. 장하나 의원은 "회사가 어떻게 회사의 노동자들을 다치게 한 용역들을 아직까지 공장에 배치시킬 수 있느냐"면서 "컨택터스가 현장을 지키고 서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며 분노했다. 이날 의원들과 동행한 기자들도 공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막으면서 실랑이가 있었다.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들이 방패를 들고 SJM 공장 입구에 배치되어 있다.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들이 방패를 들고 SJM 공장 입구에 배치되어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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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터스 용역들이 SJM공장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
 컨택터스 용역들이 SJM공장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
ⓒ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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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로 연결되는 2층 통로는 성인 남성 두 명이 나란히 걷기 어려울 만큼 비좁았다. 용역들의 진입 당시 1층 라인에 있던 노동자들은 이 계단을 이용해 피신했다. 계단 벽면에는 쇳덩이들이 남긴 상흔들이 즐비했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곳곳에 쇠붙이들이 눈에 띄었다. 벨로우즈 수십 개가 책상 위에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부서진 책상과 물품들은 이미 밖으로 옮겨진 뒤였고, 조합원들이 깨고 탈출했다는 창문은 이미 유리가 교체되어 있었다.

조합원들의 설명에 따르면 폭행을 당하던 조합원 일부가 용역을 피해 2층 창문에서 뛰어 내렸다. 창문 밖 풀밭 위에 철근 사다리가 아무렇게나 놓여져 있었다. 그 오른편으로는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고압전류관이 보였다. 너무 다급한 나머지 감전의 위험을 무릅쓰고 전류관을 향해 뛰어든 것이다.

이날 부상을 입은 조합원은 총 44명. 그 가운데 11명이 4주~8주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 중이다. 하지만 회사의 대표이사나 노무관리이사 그 누구도 다친 노동자들을 위해 병문안을 가거나 안부전화 한 통 넣지 않았다.

회사 노무관리이사 "할 수 있겠냐?"-컨택터스 "할 수 있다"... 곧바로 진입

이날 현장조사에서는 사측이 이번 폭력사태를 사실상 사주하고, 경찰 역시 이를 묵인·방관한 정황이 확인됐다. 의원들은 SJM의 대표이사와 민아무개 노무관리이사, 우문수 안산단원경찰서장을 현장으로 불러 관련 내용을 추궁했다.

직장폐쇄를 주도한 인물이 누구였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민 노무관리이사는 자꾸 말을 번복했다. 경찰에 신고한 것보다 2시간 먼저 용역이 공장에 들이닥친 것에 민 이사는 "컨택터스 측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곧 추가 질문이 들어오자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당일 컨택터스는 용역들을 오전 6시 공장에 배치한다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이보다 2시간여 빠른 오전 4시 공장에 들어갔다.

당시 조합원들이 무장을 하고 있었다는 컨택터스 측의 주장과 같은 말이 민 이사의 진술에서도 나왔다. 민 이사는 용역을 투입하기 전 조합원들을 타이르기 위해 접근했을 때 "조합원 일부가 못이 박힌 방망이와 소화기를 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소화기를 들고 있었던 조합원이 누구였는지 묻자 "어둡고 멀리 있어서 자세히 보이지 않았다"는 말을 번복했다. 경찰은 "사진이나 동영상 등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어떤 증거물에서도 무장한 조합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와 관련해 추가 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질의 내용을 바탕으로 의원들은 "민 이사가 '추정적 승낙'을 통해 이번 사건을 진두지휘한 것과 다름없다"고 결론 내렸다. 예상보다 현장에 노조원들의 수가 많다는 사실을 파악한 민 이사가 컨택터스 측에 "할 수 있겠냐?"라고 질문했고, "할 수 있다"는 컨택터스의 대답으로 사업장 폐쇄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안산 SJM공장에 배치된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들.
 안산 SJM공장에 배치된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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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도 의원들의 질책을 받았다. 컨택터스라는 용역업체가 들이닥친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고 업체의 과거 행적을 봤을 때 충분히 폭력사태와 같은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음을 예상했음에도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오전 5시 30분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내부에서 폭행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의원들은 "경찰의 직무유기"라고 따졌다.

이에 경찰서장은 "5시 30분 도착했을 때 2차 충돌이 있었는데 안에 상황을 몰랐다"며 "조사하다 보니 현장에 출동한 중대장이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 저는 정문 쪽에 있어서 몰랐다"고 말했다. 지나가는 행인이 112에 신고를 했음에도 아무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을 의원들이 지적하자 "보고가 들어오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건지 파악해 보라고 하니까 2차 충돌이 있던 것 같다고 정보과장이 말해줘서 그때야 알았다"고 답했다.

1미터 넘는 거대한 곤봉 무더기.... 컨택터스 "차기만 하고 사용은 안해"

장하나 의원과 진선미 의원이 공장 앞 마당에 세워진 '컨택터스' 장비차량에서 곤봉을 확인하고 있다.
 장하나 의원과 진선미 의원이 공장 앞 마당에 세워진 '컨택터스' 장비차량에서 곤봉을 확인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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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둘러보는 가운데 마당에 세워진 컨택터스 차량 3대를 발견했다. 3대 차량 모두 짐칸 문이 굳게 닫힌 상태였다. 의원들의 주도로 문이 열리자 한쪽에 상자들이 쌓여 있는 것이 보였다.

밀봉된 상자를 열어보니 컨택터스 직원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곤봉들이 잔뜩 담겨 있었다. 허리춤에 찰 수 있는 팔뚝 길이의 곤봉뿐 아니라 적어도 1미터가 넘는 거대한 곤봉들도 무더기로 발견됐다. 의원들이 "곤봉을 소지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하자 컨택터스 측은 "불법 아니다, 차기만 하고 사용은 안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로 구성된 '폭력용역업체 진상조사단'은 이날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이번 폭력사태와 공격적 직장폐쇄의 책임을 엄중히 물게 하겠다"고 밝혔다.

용역업체 '컨택터스'의 폭력행위를 현장조사한 민주통합당 진선미, 김현, 은수미, 장하나 의원이 취재진에 조사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용역업체 '컨택터스'의 폭력행위를 현장조사한 민주통합당 진선미, 김현, 은수미, 장하나 의원이 취재진에 조사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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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경기도 안산 SJM공장 현장조사에 나선 가운데, 공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노조원들이 정문앞에서 규탄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경기도 안산 SJM공장 현장조사에 나선 가운데, 공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노조원들이 정문앞에서 규탄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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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컨택터스, #SJM, #직장폐쇄, #민주통합당, #곤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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