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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7일 오후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스피치 콘서트 바람-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 행사에서 부인 김정숙씨에게 몰래 쓴 편지를 읽어주고 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7일 오후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스피치 콘서트 바람-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 행사에서 부인 김정숙씨에게 몰래 쓴 편지를 읽어주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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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17일 오후 11시 2분]

"처음 만나 지금까지, 당신은 늘 나의 사랑하는 아내입니다."

남편 문재인이 결혼한 후 아내에게 처음으로 썼다는 편지 낭독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남편 문재인이 편지 낭독을 마치고 "아이고 땀난다"며 자리에 앉자 객석의 환호는 웃음이 됐다. 남편의 '뜨거운 고백'에 아내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17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첫 일정은 '인간 문재인'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 놓는 스피치콘서트 참석이었다. 이날 오후 5시 모교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스피치콘서트 바람- 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에 문 고문은 아내 김정숙씨, 아들 문준용씨와 함께 했다.

문 상임고문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가수 호란씨가 진행한 '문재인을 만나다'라는 코너에서 대학시절 연예담부터, 1975년 학생 시위로 구속과 제적을 당한 후 군에 징집된 개인사, 아버지의 죽음 이후 늦게라도 효도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사법고시 준비 등 정치인 문재인의 오늘을 만든 삶의 궤적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 놨다. "야호 포즈로 김정숙을 사랑한다고 외치라"는 김어준 총수의 짖궂은 요구에도 기꺼이 응했다

인간 문재인을 말하다... 결혼 후 처음으로 아내에게 쓴 편지

이날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는 문재인 고문이 사전에 준비한 편지 낭독이었다. 문 고문은 편지를 꺼내들고 쑥스러운 듯 "요즘은 지지율에 도움이 되면 뭐든 합니다"라는 농담으로 객석의 환호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문 고문은 아내에게 쓴 이 편지에 대통령 선거에 임하는 각오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바라본 국가 운영 비전에 대한 생각도 담았다.

문 고문은 먼저 "이 나라의 대통령이 돼서 국민들의 삶을 바꾸고 나라를 바꾸어 보려고 나섰다"며 "평범한 남편으로 곁에 있어주기를 바라는 소박한 소망을 지켜주지 못하게 됐다"며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문 고문은 이어 "이제 힘든 여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결심한 이상 모두 견뎌낼 자신이 있다"며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7일 오후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스피치 콘서트 바람-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 행사에서 부인 김정숙씨에게 몰래 쓴 편지를 읽어준 뒤 살포시 웃고 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7일 오후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스피치 콘서트 바람-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 행사에서 부인 김정숙씨에게 몰래 쓴 편지를 읽어준 뒤 살포시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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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고문은 "내가 훌륭한 남편, 아빠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가족의 평범한 행복에 늘 감사한 마음이다, 국민이 바라는 것도 소박한 행복"이라며 "내가 위대한 대통령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국민들의 평범하고 소박한 행복은 꼭 지켜주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 그 일을 당신과 함께 열심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내 김정숙씨는 "오늘 오후 출마선언 자리에서 만난 '아무 조건 없이 지지해 주시는 분들'의 하염없는 마음을 생각하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남편이 출마선언을 한 이상 투지가 생긴다,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행사장을 찾은 2000여 명의 지지자들은 '김정숙'을 연호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7일 오후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스피치 콘서트 바람-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 행사에 부인 김정숙씨와 나란히 무대에 올라 결혼 전 연애시절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날 사회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가수 호란씨가 맡았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7일 오후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스피치 콘서트 바람-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 행사에 부인 김정숙씨와 나란히 무대에 올라 결혼 전 연애시절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날 사회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가수 호란씨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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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7일 오후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스피치 콘서트 바람-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 행사에서 부인 김정숙씨와 결혼 전 연애시절 미안했던 부분을 얘기하자 김씨가 남편의 손을 잡고 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7일 오후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스피치 콘서트 바람-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 행사에서 부인 김정숙씨와 결혼 전 연애시절 미안했던 부분을 얘기하자 김씨가 남편의 손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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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아들 '격파'한 문재인?... "고생할 가족들에게 미안"

문 고문은 이날 행사에서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것을 거부한 딸에 대한 생각도 솔직하게 밝혔다. 문 고문은 "따님이 참석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조중동 기준으로 보면 콩가루 집안"이라며 해명을 요구하자 "제 딸이지만 결혼해서 남편도 있고 소중한 아이의 엄마로서 가정을 책임져야 할 입장이니 그 의사가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고문은 "저로 인해서 가족들까지도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 돼서 미안하다"며 "오늘 출마선언 때 단상에 오르지 않았지만 군중 속에서 지켜봤고 여기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 있을 것이다, 찾지 마시고 사생활을 배려해 달라"고 부탁했다.

진행을 맡은 호란씨는 "(아버지의 대선 출마 같은) 중요한 행사에서도 개인적인 선택을 존중하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7일 오후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스피치 콘서트 바람-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 행사에 부인 김정숙씨, 아들 준용씨와 참석하고 있다. 준용씨가 사회자의 요청으로 논산훈련소 교관으로 군 복무 시절의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7일 오후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스피치 콘서트 바람-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 행사에 부인 김정숙씨, 아들 준용씨와 참석하고 있다. 준용씨가 사회자의 요청으로 논산훈련소 교관으로 군 복무 시절의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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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7일 오후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스피치 콘서트 바람-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 행사에 부인 김정숙씨, 아들 준용씨와 함께 무대에 올라 있다. 준용씨가 어린시절 아버지와의 추억을 들려주며 환하게 웃고 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7일 오후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스피치 콘서트 바람-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 행사에 부인 김정숙씨, 아들 준용씨와 함께 무대에 올라 있다. 준용씨가 어린시절 아버지와의 추억을 들려주며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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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준용씨는 이날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에게 '격파' 당한 경험을 폭로(?)하기도 했다. 딸에게는 꼼작 못했던 아버지가 아들인 자신에게는 '단 한 번' 체벌을 하는 등 엄격하게 대했던 과거를 들춰낸 것이다.

문 고문은 "초등학교 때 밥에 들어있는 콩을 먹지 않는다고 해서 골라낸 콩을 버리지 말라고 했고 아들이 대들자 못참고 손지검을 한 번 했다"며 "하지만 그 뒤로는 어찌나 후회가 되던지 큰 교훈으로 삼았다, 아들이 고3 때 인문계에서 미대로 진로를 바꾼다고 한 것도 두말 않고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아들 준용씨는 "아버지는 말을 잘 안하시고 무뚝뚝하시지만 제가 가는 길을 뒤에서 묵묵히 지켜주셨다"며 "그런 가장이 모습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큰 호응을 받았다.

영상 출연한 김제동 "사랑의 자유, 사상의 자유 보장하라"

이날 콘서트에는 밴드 '안녕바다'와 '옥상달빛'의 공연과 연극배우 김진욱씨의 모노드라마 등 문화 공연도 이어졌다. 정연주 전 KBS 사장, 안도현 시인이 참석해 '내가 바라는 대통령'에 대한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정연주 전 사장은 언론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명박 정부 아래서 해직 당하고 징계당한 MBC, KBS, YTN 후배들과 함께 KBS로 다시 돌아가겠다"며 "이 정권에서 일터를 잃은 많은 노동자들도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인 김제동씨, 가수 김C 등 다음기획 소속 연예인들도 이날 콘서트에 함께했다. 다음기획 김영준 대표는 문재인 상임고문을 지지하는 문화예술계 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김제동씨는 영상 인사를 통해 "(차기 대통령은) 젊은 사람들에게 연예의 자유,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며 "젊은 사람들이 마음껏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데 걱정없는 나라를 꿈꾼다"고 말했다.

3시간여가 넘게 진행된 이날 콘서트는 문 고문의 '참여 호소'로 막을 내렸다. 문 고문은 이날 출마선언에서 강조한 정권교체·정치교체·시대교체를 다시 언급하면서 "앞으로 쉽지 않은 길이 남아있다, 아주 치열한 경쟁이 남아있다"며 "경쟁의 결과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지만 경쟁의 과정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된다, 함께 해주신다면 이겨낼 수 있다, 함께 가자"고 호소했다.

[2신 보강 : 17일 오후 4시 45분]

문재인 "국민과 동행하는 대통령 되겠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17일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한 뒤 연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17일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한 뒤 연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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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참여정부에서의 국정경험을 "실패한 경험"이라고 평가한 손학규 상임고문에 대해 "실패한 경험이야 말로 오히려 큰 약이 된다"고 반박했다.

문 상임고문은 17일 오후 대선 출마 선언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모두 우리 역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부합되는 정부였지만 다 잘했느냐고 하면 그렇지는 못하다, 부족했던 부분과 한계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계승하자는 것은 그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는 새로운 민주정부를 창출해 내자는 것"이라며 "참여정부를 실패한 정부라고 규정한다면 이는 민주통합당의 입장과 맞지 않는 평가라고 생각한다"고 손 고문을 겨냥했다.

문 고문은 한미FTA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88만원 세대>를 쓴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는 전날 한미FTA에 대한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노선 차이를 근거로 정동영 상임고문 지지선언을 한 바 있다.

문 고문은 "참여정부 때 개방과 통상을 강화했던 것은 옳은 방향이었지만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뒤돌아 보면 너무 일렀던 것은 아닌가, 세계적인 조류였던 신자유주의 흐름 속에 너무 빠졌던 것은 아닌가하는 반성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FTA는 당연히 해야할 일이었지만 당시도 찬반이 엇갈렸고 지금도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을 보면 국론을 좀더 모아서 했어야 했다"며 투자자국가소송제 (ISD) 등 독소조항의 재협상을 주장했다.

"새로운 경제성장 전략 제시... MB정부 역사상 최악의 정부"

문 고문은 이날 대선 출마선언에서 '4대 성장 전략'을 제시하는 등 성장 담론을 강조했다. 문 고문측에서도 따로 자료를 배표해 4대 성장 전략의 필요성과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문 고문은 그 이유에 대해 "성장 담론과 경제관련 정책은 정부로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하에서 기존의 개발독재와 시장만능주의 경제 모델이 파탄났다는 게 역력하게 드러난 이상 새로운 경제성장 전략과 새로운 국가발전 전략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 고문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역사상 최악의 정부라고 생각한다"며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당한 것처럼 그들에게 앙갚음하거나 되갚아 줘서는 안 된다"며 "이제는 편가르지 않는 정치, 정치 보복하지 않는 정치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문 고문은 이날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대선 출마선언을 하니 드디어 여기까지 왔구나, 이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구나, 앞을 향해서 '올인'할 일만 남았다는 생각이든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다음은 문 고문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필요하면 남북정상회담도 해야한다"
[일문일답] 문재인 의원 대선출마선언... 남북관계 묻는 일본 기자에게
 - 출마선언문을 보면 정권교체와 함께 정치교체도 언급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참여정부 때 국정운영 정점에 있었고 또 친노 계파 색깔이 강하게 느껴진다. 정치교체 적임자라고 할 수 있느냐 지적할 수도 있는데.
"선언문 제목을 정권교체·정치교체·시대교체로 정했다. 그것은 제가 그렇게 만들어 내겠다는 뜻보다 국민들이 바라는 바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갈망하고 있는 대로 앞장서서 나가겠다는 뜻으로 제목을 그렇게 정했다. 정치교체는 정치 분야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공약을 발표할 때 더 다듬어서 발표할 것이다. 우선 지금까지 우리 정치가 보통사람들이 참여하고 대접받는 정치가 되지 못하고 그냥 정치하는 사람들이 특별한 영역에서 이뤄지는 것처럼 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보통사람들이 주인되고 대접받는 사회, 또 정치참여도 투표로만 하는 게 아니라 평상시 정치과정과 정책과정에 시민들이 활발하게 참여해서 국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는 정치로 바꿔야겠다는 뜻으로 이야기한 것이다.

두번째 질문은 지금 친노 그 다음 비노 그런 프레임이 당 안팎으로 지적되고 제가 또 친노의 핵심이면서 대표인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만약 그런 게 존재한다면 반드시 그 프레임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그 프레임을 만든 게 친노라고 지칭되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의 책임이 있고, 또 그들이 빌미를 제공했다면 깊이 반성해야 한다. 국민들이 보기에 민주당이 하나가 되서 정권교체 정치와 시대 교체를 위해 함께 나가는구나 신뢰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대선출마 선언문을 통해 4대 성장 전략을 강조했다. 따로 빼내 강조한 이유는?
"우리경제가 정상적으로 잘 작동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경제라든지 성장에 관한 담론을 특별히 강조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우리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기존의 개발독재 관치경제 이런 모델은 파탄이 났고, 또 시장만능주의 경제모델도 파탄이 났다는 게 이명박 정부하에서 역력하게 드러났다. 이제는 그런 패러다임을 바꿔서 새로운 경제성장 전략, 새로운 국가발전 전략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4대 성장 국가발전 전략으로 간추려서 제시한 것이다. 각 전략별로도 일부내용을 담았지만 더 구체화해서 정책공약으로 계속 발표해나가겠다."

- 인터넷 팟캐스트방송 <나는 꼽사리다> 출연자인 우석훈 박사는 한미FTA와 관련해 정동영 전 의원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FTA와 자유무역에 대한 입장을 말해달라.
"아시다시피 무역수지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크다. 우리는 통상 개방 국가의 길로 나가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참여정부 때 개방과 통상 분야의 일을 더욱 강화해 나간 것은 옳은 방향이었다. 다만, 한미FTA에 대해서는 지금 저희가 그 이후에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뒤돌아보면 우리에게 일렀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세계적인 조류였던 신자유주의 흐름 속에 너무 빠졌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당연히 미국과 FTA를 해야 될 일이지만 국론을 좀 더 모아서 했어야 했던 것은 아닌가, 찬반이 엇갈렸고 지금도 국론 분열시키고 있는 것 보면 좀 더 많은 논의를 거쳐서 국론을 모아서 했어야 했던 것은 아닌가 반성이 된다.

다만 민주당이 여러번 강조했다시피 국민들이 독소조항이라고 염려하는 조항들에 대해서는 미국과의 재협상을 통해 독소성을 없애거나 줄여나가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상대국이 재협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돼 있다."

- 전 정부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
"네편 내편 편가르기 하지 않는 '함께 하는 우리나라'를 강조했는데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 정치가 너무 적대하고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상대를 짓밟으려는 정치로 흘러왔다. 국민들도 제발 싸우지 말아달라, 당부들이 많다. 이제는 편가르지 말고 정치 보복하지 않는 정치로 가야한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저의 평가는 대단히 나쁘다. 역사상 최악의 정부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국민들이 함께 평가하는 것이다. 상대를 인정하면서 경쟁도 하는 좋은 관계가 있어야 한다."

- 이명박 정부를 역사상 최악의 정부라고 했는데 참여정부에 대해 묻겠다. 문 후보는 대통령의 시각으로 국정경험을 한 게 장점이라고 했지만, 손학규 고문은 그것을 실패한 경험이라고 했다. 참여정부에 대해 실패했다는 평가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계승하자는 것은 그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는 새로운 민주정부를 창출해내자는 것이다. 참여정부를 실패한 정부라고 규정한다면 민주통합당 입장과 맞지 않는 평가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모두 우리 역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부합되는 정부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다 잘했느냐, 그렇지 못하다. 부족했던 부분, 한계가 있었던 부분 많이 있었다. 그런 부분이 실패한 것이라고 평가한다면 실패한 경험이야말로 오히려 우리에게 더 큰 약이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남북관계에 대해 묻겠다. 참여정부 말기에 합의한 2007년 10·4 선언 이행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이명박 정부가 가장 잘못한 분야가 남북관계를 파탄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6·15선언 10·4 공동선언의 합의를 존중하고, 남북이 함께 실천해나가는 쪽으로 조속히 되돌아가야한다. 제가 집권한다면 당시 있었던 합의를 존중하면서 실천하는 쪽부터 남북관계를 새로 풀어나가겠다. 쌍방이 신뢰속에서 합의 실천할 수 있도록 북과 대화하고 설득하고 신뢰를 높여나가겠다. 필요하면 남북정상회담도 해야한다. 정상회담도 5년 임기 중 한 번 정도로 특별한 일처럼 할 게 아니라 보다 자주 정례적으로 만나면서 평화와 화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하다고 생각한다."

-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복지정책과 상당 부분 겹치는 것 같다. 문재인표 복지는?
"민주통합당에서 정책공약으로 잘 준비를 해놓았다. 앞으로 더 발전시켜나가겠지만 민주당이 이미 마련해 놓은 복지정책을 가지고 말을 하기 때문에 우리쪽 후보들은 거의 큰 틀에서는 비슷할 것 같다. 좀 더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시장에서 1차 분배 때문에 분배과정에서 생겨나는 지나친 격차들을 보완해주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1차 시장에서 분배가 왜곡돼 있고 격차가 심하기 때문에 2차 재분배 복지 정책만 가지고 바로잡는 데는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복지 정책에 앞서서 1차분배의 왜곡을 바로잡는 경제민주화가 제대로 돼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격차는 복지정책을 통한 재분배로 보완해줘야 한다. 경제민주화를 좀 더 강조하는 것으로 답을 하겠다."

[1신 : 17일 오후 2시 16분]

문재인 대선 출마 "국민과 높이 날겠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17일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한 뒤 연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17일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한 뒤 연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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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는 국민과 함께 높이 날고 크게 울겠습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8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문 상임고문은 17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는 그동안 정치와 거리를 둬왔지만 암울한 시대가 저를 정치로 불러냈다"며 "18대 대선 출마를 국민 앞에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문 상임고문은 '불비불명(不飛不鳴)'이라는 고사를 인용하면서 "남쪽 언덕 나뭇가지에 앉아, 3년 동안 날지도 울지도 않는 새. 그러나 그 새는 한 번 날면 하늘 끝까지 날고, 한 번 울면 천지를 뒤흔다"며 "제가 높이 날고 크게 울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보통사람들의 삶이 너무 고달프고, 우리가 처한 현실이 너무도 엄중하기 때문이고 근본적인 혁신, 거대한 전환 없이는 나라가 무너지겠구나 하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상임고문 "암울한 시대가 저를 정치로 불러냈다"

문 상임고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안의 국가비전으로 '상생과 평화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제시했다.

문 고문은 "지나친 경쟁과 소외, 양극화의 살벌한 세상 대신 사람들이 서로 믿고 협력하여 함께 더 큰 성장을 이루는 나라, 그 결과를 공유하여 지속가능한 삶의 토대를 만드는 나라, 북한과도 신뢰와 협력의 토대 위에 평화와 공동번영을 이루는 나라가 제가 꿈꾸는 나라"라며 "상생과 평화의 대한민국은 공평과 정의에 바탕을 두고,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리는 나라, 복지가 강한 나라, 일자리를 최우선에 두는 나라, 아이들·여성·노인이 행복한 나라,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상임고문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지배해왔던 '경쟁', '승자독식', '강자지배'의 원리로는 빈부격차의 확대, 중산층과 서민들의 삶의 기반 붕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고통, 지역경제의 낙후, 경제성장의 잠재력 약화라는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다"며 "개발독재 유산의 청산과 시장독재 모델 극복을 통해 개방, 공유, 협동, 공생의 민주적이고 공정한 시장경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고문은 특히 이날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건설은 물론 적극적인 성장 담론도 제시했다. 그는 "선성장-후분배, 낙수효과와 같은 낡은 생각이 사회적 양극화와 성장잠재력 저하라는 아픈 결과를 낳았다"며 "성장과 분배, 환경과 평화가 역동적 선순환을 이루는" 4대 성장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4대 성장전략에는 분배와 재분배를 강화해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는 '포용적 성장',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사람 중심의 경제성장,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대폭 확대하는 등의 '생태적 성장', 소통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경과 경쟁을 넘나드는 '협력적 성장'이 포함됐다.

17일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부인 김정숙씨에게 안개꽃을 선물로 받고 있다. 문 고문의 저서 <운명>에 결혼 전 연애시절 안개꽃을 들고 찾아온 애인 김정숙씨와의 일화가 소개되기도 했었다. 맨 오른쪽의 아들 준용씨가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17일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부인 김정숙씨에게 안개꽃을 선물로 받고 있다. 문 고문의 저서 <운명>에 결혼 전 연애시절 안개꽃을 들고 찾아온 애인 김정숙씨와의 일화가 소개되기도 했었다. 맨 오른쪽의 아들 준용씨가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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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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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발상 전환해 분배가 성장 가져오도록 해야"

문 상임고문 측은 이날 별도로 배포한 자료를 통해 "분배가 평등한 북유럽 국가들이 현재의 세계적 불황 속에서도 비교적 건실한 성장을 계속하고 있고 소득분배가 북유럽보다 못한 미국, 일본, 남유럽 국가들이 현재 가장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제 발상을 전환해 양호한 분배가 고도성장을 가져올 수 있도록 경제를 재설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문 상임고문은 또 '국가일자리위원회' 설치 등 일자리 창출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먼 훗날 일자리 혁명을 일으킨 대통령으로 평가받기를 희망한다"며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철폐,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신규고용 확대, 사회서비스 부문 일자리 확대 등을 약속했다.

문 상임고문은 이날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기 전 온라인에 먼저 미리 녹화한 테드(TED)형 출마선언 동영상을 공개했다. TED는 기술·엔터테인먼트·디자인의 영문 머릿글자를 조합한 것으로 다양한 지식정보에 대해 그 분야 전문가가 18분 내에 강의를 하는 방식이다. 마이클 샌델 등 유명 지식인들도 자신들의 강의를 TED 동영상을 통해 널리 퍼뜨린 바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17일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하기 앞서 부인 김정숙씨, 아들 준용씨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17일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하기 앞서 부인 김정숙씨, 아들 준용씨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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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상임고문 측은  "TED형 동영상 출마선언'의 내용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접수된 '함께 쓰는 출마선언문' 제안들을 바탕으로, 출마선언문의 주요 내용을 TED 방식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라며 "출마선언문의 내용을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동영상을 SNS를 통해 공유하는 것은, '국민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동행'이라는 문재인 정치를 실천해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문 고문은 이 동영상에서 일반 시민들이 SNS를 통해 보내준 '함께 쓰는 출마선언문' 제안 중 11건을 직접 읽었다. 트위터로 의견을 보내준 4303명의 시민들 아이디(ID) 전체를 엔딩 크레딧을 통해 소개하기도 했다.

문 상임고문은 끝으로 출마선언을 독립공원에서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 자리는 애국, 민주, 헌신이라는 세 가지 가치가 살아 숨 쉬는 역사의 현장"이라며 "역사가 보는 앞에서 대통령 출마선언을 함으로써, 역사 앞에 제 자신을 바치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역사를 가슴에 새기고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태그:#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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