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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던 정권 최고 실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4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에 앞서 취재기자들의 "받은 돈의 사용처가 어디냐"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최 전 위원장이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던 정권 최고 실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4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에 앞서 취재기자들의 "받은 돈의 사용처가 어디냐"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최 전 위원장이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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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시티 인허가 청탁과 함께 8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이 나기도 전에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변호사들은 황당해 하며 맹비난했다.

심지어 "최시중의 권력형 탈옥", "판사 위에 방통대군!"이라고 규정하고, "보이지 않는 손 작용", "법무부와 청와대 관여하지 않고는..."이라며 MB정부 권력실세 인사에 대한 최고 권력기관의 특혜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사건은 이렇다. 지난 18일 구속 당시 심장혈관 질환 수술을 예약해 곱지 않은 의혹의 시선을 받았던 최시중 전 위원장은 21일에는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 제23형사부(재판장 정선재 부장판사)는 23일 전문심리위원(의사)을 불러 수술의 필요성 등을 따져볼 예정이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법정에 나와야 할 최시중 전 위원장이 이날 오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이다. 재판부가 수술을 위해 구속집행정지를 결정할지 여부를 판단하기도 전에 이미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병원에서 수술까지 받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재판부도 황당해 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구치소장은 수용자의 적절한 치료가 필요할 경우 외부 의료시설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응급상황이 아니면 구치소장 직권으로 외부 병원 진료를 허락하는 경우는 드물어,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실제로 이런 소식이 언론보도를 통해 전해지자 변호사들도 어이없어 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변호인으로 활동하는 조광희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법원도 모르는 사이에 구속 중인 최시중이 병원에 입원했구나"라고 허탈해 하면서 "국민 여러분, 법 지키면 여러분만 바보입니다. 대한민국은 나라라고 주장할 자격이 없으니까, 여러분도 법은 상관 말고 그냥 신념대로 사세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조 변호사는 24일에도 "감옥을 물리적 장벽으로만 이해한 빠삐용과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은 전 인생을 허비하고서야 탈옥했다"며 "그러나 감옥을 권력적 장치로 정확히 이해한 최시중은 권력게임을 통하여 순식간에 탈옥을 한다. 배울 게 많다"라고 힐난했다.

특히 그는 "최시중의 권력형 탈옥에 법무부와 청와대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믿는다면, 당신의 뇌는 지나치게 청순한 겁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광희 변호사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조광희 변호사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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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을 양심고백한 장진수 전 주무관의 변호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재화 변호사도 23일 최시중 전 위원장의 관련 기사를 자신의 트위터에 링크하며 "최시중의 힘은 교도소에도 통하나. 구속집행정지결정 전에 병원에서 수술?, 판사에게 압력 행사하는 건가. 판사 위에 방통대군!"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변호사는 24일에도 "최시중, 구속집행정지 심문기일에 외부 병원에서 수술. 14년 동안 변호사를 한 나는 이런 경우를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며 "교도소장이 단독으로 결정하였는지 의문이다. 구속집행정지결정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으로 심하게 의심된다"고 특혜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지난 4·11총선에서 경기도 의왕·과천 지역구에서 당선한 송호창 변호사도 관련 기사를 자신의 트위터에 링크하며 "구치소장은 다른 일반사범이 아파죽겠다면 병원 보내 달라고 할 때 몇 번이나 보내 주었을까?"라고 특혜 시선을 보냈다.

촛불인권연대 한웅 변호사도 자신의 트위터에 "보고 없이 구치소장 재량이라고! 진짜 그랬으면 그 사람이 법무부장관보다 더 높게! 누굴 화투판의 홍사리 껍데기로 아나?"라고 맹비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최수중, #구속집행정지, #조광희, #이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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