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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3일 비례대표 부정선거 파문과 관련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사죄드리며 가장 무거운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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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3일 오후 4시 2분]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선거 진상조사 결과가 낱낱이 공개된다. 통합진보당 이정희·유시민·심상정·조준호 공동대표는 3일 대표단 회의를 통해 "오늘 보고된 당 비례대표 진상조사보고서를 당원들과 국민들께 가감없이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례대표 진상조사보고서는 당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당 공동대표단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으로부터 조사결과를 보고를 듣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공동대표단은 "우리의 허물과 아픈 곳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국민들께 매를 청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 신뢰를 회복하는 첫 걸음이라고 판단한다"며 "우리 당의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이루어진 모든 일들에 대해 진상을 분명하게 밝힘으로써 정치적 책임과 더불어 도의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진보의 도덕성 회복과 당의 쇄신을 이루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대표단은 이번 부정 선거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완강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이들은 "우리 당은 스스로 자정하는 능력과 쇄신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우리 당 자체의 수사 의뢰가 없음에도 검찰이 보수유령단체의 고발이라는 명분을 통해 우리 당을 수사하겠다고 하는 것은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공동대표단은 "검찰의 수사 시도를 단호히 거부한다"며 "검찰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수사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공동대표단은 진상조사 보고서 공개를 제외한 구체적인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을 아꼈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진상조사 결과를 처음 보고받았다"며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는 당원과 국민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례대표 1~3번 당선자들의 사퇴 문제에 대해서도 심 대표는 "진상조사 결과를 대표단만 봤지 당선자와 당원들은 못봤으니 충분히 상황을 공유하는 과정을 거쳐 의견 형성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유시민 공동대표도 "죄송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면서 말을 아꼈다.

[1신 대체 : 3일 오전 10시 41분]

'비례대표 선거 부정'에 대해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단이 자체 진상조사위 발표 후 하루 만에 입을 열었다. 3일 오전 공동대표단 회의에 참석한 이정희·유시민·심상정·조준호 공동대표는 착잡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 "사죄드린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현장관리 부실과 부정투표는 대단히 큰 잘못으로 책임을 느낀다"며 "가장 무거운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당내 진상조사위의 발표에 대해 "아직 보고서를 보지 못해 백지 상태"라며 "사실을 더도 덜도 없이 낱낱이 드러내고 근거가 부족한 의심이나 추측을 배제한 채 행위 정도에 따라 관련자들이 철저히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위 발표가 있었던 지난 2일, 당권파인 이의엽 상임선거대책본부장이 "부실·부정 선거가 어떻게 이뤄진 건지 사실관계가 명확히 적시되지 않았다, 의심 간다고 부정이라고 단정하는 건 논리 비약"이라며 문제제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공동대표는 "통합진보당의 공동대표로서가 아니라, 어떤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지를 떠나 양심에 기초해 사태를 바라보는 게 필요하다"며 "개인사이의 관계, 유관단체의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논란의 여지없이 사실이 정확히 파악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시민 "진짜 책임있는 결정 위해 조금만 시간을 달라"

유시민 공동대표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했든 국민의 시각으로 보면 우리 당이 한 일"이라며 "한 개인의 책임을 논하기 전에 하나의 정당으로서 국민 앞에 분명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정희 공동대표가 총대를 메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선 긋기다.

이어 그는 "어제 조사위에서 선거 관리 부실 속에서 부정이 있었다는 발표가 나왔고 시민들이 이 결과를 신뢰하고 존중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조사위의 결과 발표에 신뢰의 뜻을 표했다.

유 공동대표는 '몇 가지 오해가 있다'며 "진상조사위는 원래 구성될 때부터 조준호 공동대표에게 모든 전권을 드렸다"며 "조사위는 독립적으로 조사했다"고 강조했다. 이의엽 본부장이 "무엇을 조사했고 조사위원이 누군지도 대표들은 모른다, 조사위의 객관성·공정성 자체도 문제가 제기될 소지가 다분하다"며 조사위의 대표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한 반론으로 읽힌다.

더불어 언론에서 유 공동대표가 이정희 공동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그런 일 없다"며 부인했다. 이 공동대표도 "맞다, 그런 일 없다"며 재확인했다. 통합진보당에서 조사위 결과 발표를 늦추려 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공동대표단은 2일 오전에 발표하기로 이미 합의한 사항인데, 실무착오로 제 때 브리핑하지 않아 혼선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유 공동대표는 "공동대표로서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한 데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다만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밝힐 것은 밝히고 바로 혁신할 것은 혁신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진짜로 책임 있는 결정을 하기 위해 심사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니 조금만 여유를 주면 공당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문제 봉합하는 수준 안 돼"

심상정 공동대표는 "이번 사태로 인해 15년간 쌓아온 진보정치의 신뢰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며 "당의 낡은 유산을 쇄신하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당 대표단 사퇴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데 당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다, 어느 대표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문제는 그것이 문제를 봉합하는 수준이거나 쇄신의 의지를 축소하는 수준이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신중하고 총체적인 쇄신의지를 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대표단 혹은 한 명의 대표만이 사퇴하는 것으로 문제를 '봉합'하는 수준이 아닌 당 전체를 쇄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 공동대표는 "실체적·도의적·정치적 책임이 필요하다면 (대표단 총 사퇴 후) 비대위 구성을 포함해 재창당의 각오로 책임지겠다"며 "당원, 당 대표들도 감수할 것은 감수하고 털어낼 것은 털어내고 양보할 것은 양보해서 당을 국민의 신뢰 위에서 바로 세울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조준호 공동대표는 "노동운동을 하다가 당에 온 지 두 달이 됐는데, 오자마자 이런 발표를 하게 돼 너무도 참담하다"며 "허물이 있더라도 드러내놓고 환골탈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