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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온양사업장에서 6년2개월 근무하다 난소암에 걸려 사망한 고 이은주씨의 부친 이해철(76)씨가 4월26일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 "내 딸 살려내라 이놈들아" 삼성 온양사업장에서 6년2개월 근무하다 난소암에 걸려 사망한 고 이은주씨의 부친 이해철(76)씨가 4월26일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 충남시사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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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어오르는 설움과 분노에 고 이은주씨 아버지가 통곡하자 집회 참가자들은 차마 아버지와 얼굴을 마주치지 못했다.
▲ "이게 다 무슨 일이여~" 끓어오르는 설움과 분노에 고 이은주씨 아버지가 통곡하자 집회 참가자들은 차마 아버지와 얼굴을 마주치지 못했다.
ⓒ 충남시사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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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철씨가 북받치는 설움과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며 흐느끼고 있다.
▲ 북받치는 설움과 분노 이해철씨가 북받치는 설움과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며 흐느끼고 있다.
ⓒ 충남시사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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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은숙씨 아버지 이해철씨는 "이제 서른여섯 살 밖에 안됐는데..."라며 아직도 딸의 죽음이 믿겨지지 않는다고 통곡했다.
▲ "내 딸이 도대체 왜?" 고 이은숙씨 아버지 이해철씨는 "이제 서른여섯 살 밖에 안됐는데..."라며 아직도 딸의 죽음이 믿겨지지 않는다고 통곡했다.
ⓒ 충남시사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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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철씨는 "내 아버지가 죽었을 때도 이렇게 울진 않았어..."라고 절규했다. 마이크를 잡은 아버지의 마른 목에서 '꺼억꺼억' 쉰소리가 나오자 집회 참가자들이 함께 울었다.
▲ "딸년 죽음에 목이 메어 말이 안나와" 이해철씨는 "내 아버지가 죽었을 때도 이렇게 울진 않았어..."라고 절규했다. 마이크를 잡은 아버지의 마른 목에서 '꺼억꺼억' 쉰소리가 나오자 집회 참가자들이 함께 울었다.
ⓒ 충남시사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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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언제였는지 모르지만 사진 속 이은주씨는 건강한 모습으로 활짝 웃고 있다.
▲ "이렇게 예쁘고 건강했던 내 딸이" 정확히 언제였는지 모르지만 사진 속 이은주씨는 건강한 모습으로 활짝 웃고 있다.
ⓒ 고 이은주씨 유족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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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내 딸 살려내라 이놈들아!"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에서 일하다 사망한 이은주씨 유가족이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 앞에서 오열했다. 

현재까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에 제보된 반도체 전자산업 직업병으로 백혈병 등 중대질병 피해제보자는 154명에 이른다. 이들 중 60명이 사망했다. 반도체 피해자 154명 중 121명은 삼성에 근무했던 노동자며 44명이 사망했다.

이들 사망자 가운데 한 명인 고 이은주(35)씨 유가족들이 4월 26일 오전 11시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에 산업재해를 신청하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장에는 유족을 비롯한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 반올림, 노동계 관계자 50여 명이 함께했다.

이은주씨는 1993년 4월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 19살의 나이로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에 입사해 1999년 6월까지 2~3교대 생산직으로 근무했다. 이은주씨는 6년 2개월간 1급 발암물질인 벤젠, 포름알데히드, 전리방사선 등 고온의 반도체 조립작업 과정에서 열분해산물로 발생하는 2라인 본딩작업공정에서 에폭시를 취급했다고 한다. 

그녀는 건강 이상으로 퇴직한 이후 난소 낭종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이후에도 난소암이 진단됐고, 뼈를 비롯한 다른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되는 등 증세가 급격히 악화됐다. 그녀는 재발과 수술을 반복하는 12년간 긴 투병생활 막바지에 "산재신청을 하겠다"는 말을 남겼지만 지난 1월 4일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반올림 "고 이은주씨 산재 인정해야"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 반올림, 노동계 등은 4월26일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자들이 얼마나 더 죽어야 삼성은 잘못을 인정하겠냐"며 삼성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얼마나 더 죽어야..."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 반올림, 노동계 등은 4월26일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자들이 얼마나 더 죽어야 삼성은 잘못을 인정하겠냐"며 삼성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충남시사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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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에 따르면 고 이은주씨는 삼성반도체 근무기간에 난소암을 유발할 수 있는 포름알데히드, 벤젠, 방사선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질에 매일 8~12시간씩 복합적이고 지속적으로 노출됐다고 한다.

따라서 이은주씨의 '난소암으로 인한 사망'과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에서의 업무'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충분하므로,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는 이를 업무상 사망인 산업재해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은주씨가 매우 건강한 19세의 젊은 나이에 삼성전자에 입사했으며, 입사 이전에는 생식기질환에 대한 치료경력이 없고, 발병이 드문 20대에 난소암 진단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 최대곤 재활보상 부장은 "법과 절차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백혈병 충남대책위 김민호 노무사는 "지난 1월 4일 이은주씨가 사망한 뒤 이은주씨와 같은 기간에 같은 작업공정에서 근무하다 난소에 이상이 생겨 수술을 받았다는 제보자가 나타났고, 이에 앞서 기흥사업장에서도 난소암 피해 제보가 있었다"며 작업환경으로 인한 인과관계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생리불순과 기형아 출산 등 생식독성과 관련한 피해제보는 수년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4월 10일 삼성반도체 근로자 중 최초로 산재판정을 받은 온양사업장 김지숙씨의 사례에 비춰 볼 때, 이은주씨도 충분한 산재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시사>과 <교차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삼성백혈병, #삼성 온양사업장, #이은주, #아산시, #근로복지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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