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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빠."
"응?"

"내가 기자가 되었어요."
"뭐 네가 기자가 되었다고?"

"응. '체헌일보' 김체헌 기자예요."
"기자가 되었으면 취재를 했겠네?"

"응 글을 하나 썼어요."
"네가 글을 썼다고?"

"읽어보세요."

지난 3일 우리 집 막둥이가 종이 한 장을 내밀었습니다. 11일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막둥이가 기자가 되어 왜 투표를 해야하는지 글을 한 편 썼다는 것입니다. 공부하는 세상이 싫고 그 중에서 글쓰기를 가장 싫어하는 막둥이가 글을 썼다니 궁금했습니다.

'국회의원 선거'
국회의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민들 한 표가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잘 생각해서 이 한 표로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을 뽑아주세요. 이 한 표가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표입니다.-김체헌 기자

막둥이 기자가 되어 선거를 해야 하는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막둥이 기자가 되어 선거를 해야 하는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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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이 틀리고 문장이 앞뒤가 잘 맞지 않았지만 결론은 명확합니다. 한 표가 우리나라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막둥이가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놀랐습니다. 솔직히 학업성적은 뒤에서 손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막둥이 대단하다. 아빠는 놀랐다. 네가 이런 글을 썼다는 것에."
"잘 썼어요?"
"당연하지. '시민이 뽑은 한 표가 우리나라를 이끌어간다'는 말은 아빠도 생각하지 못했어."
"아빠도 생각하지 못한 것을 내가 생각한거예요."
"그럼. 아빠는 그냥 기권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한 표가 우리나라를 이끌어 간다고 생각하지 않았거든. 막둥이가 아빠에게 중요한 가르침을 줬다."

"아빠는 누구을 찍을거예요?"
"비밀. 비밀투표야?"

"엄마는 누구 찍어요?"
"아빠는 모르지. 아빠가 '000'를 찍는다고 엄마도 같은 후보를 찍는 것은 아니야. 엄마 생각은 아빠와 다를 수 있어."

"그래도 아빠와 엄마는 한 몸이잖아요."
"한 몸은 맞지. 엄마가 누구를 찍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아빠 생각하고 그렇게 다르지는 않아."

국회의원 선거. 이제 사흘 남았습니다. 우리 집 막둥이도 한 표가 우리나라를 이끌어가 간다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내가 찍은 한 표가 우리나라 미래를 결정합니다. 모두 투표합시다!


태그:#막둥이, #총선,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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