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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결혼식을 찾는다면...
 특별한 결혼식을 찾는다면...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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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트랜드는 '특별함'이라고 합니다. 그래선지,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의 결혼식은 남들과 구별되게 치르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부모도 자녀의 색다른 결혼식을 생각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듯합니다.

지인의 큰 딸 결혼식이 지난 3월 31일에 있었습니다. 저는 2012여수세계박람회 자원봉사자 교육에 참가하느라 아내만 갔습니다. 결혼식에 다녀 온 아내. 그간 아무 말 없다가 어제(3일)서야 "여보, 결혼하는 딸에게 보내는 부모의 마음을 담은 편지가 참 멋있어요"라고 하지 뭡니까.

어쨌거나, 색다른 결혼식에 대한 어른들의 생각은 젊은이들과는 달리 범위가 좁긴 합니다. 결혼 당사자에게 결혼식 프로그램을 맡기다 보니 제한적이지요. 주인공은 바로 신랑, 신부이니까. 아내가 보여준 색다른 결혼 이벤트, '편지'를 함께 감상하시죠.

빛나는 좋겠다!

진달래와 개나리가 활짝 피어나는 봄날,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만들었다는 선소 앞 바닷가
마리나 웨딩홀에서
멋진 신랑 '양성식'군을 만나 백년가약을 맺은 것은
지금껏 산 날뿐 아니라 앞으로 살아갈 날 통틀어
가장 큰 행운일 것이다.

더욱이
이렇게 훌륭하신 분들이
많이 찾아 오셔서
진심으로 네 앞날을 축복해 주는 것은
평생 잊지 못할 일이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먼 거리 마다 하지 않고,
바쁜 일 다 제쳐두시고 찾아오신 분들께
고마운 마음뿐 아니라
그 집의 크고 작은 일 가리지 않고
정성을 다 할 것이지만,
너희들도 똑같이 오래오래 간직하길 바란다.

빛깔 고운 여수의 마음으로
이 감동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기대에 어긋나지 않은 삶으로
제대로 보여주길 바란다.

2012년 봄이 시작하는 달 끝날

결혼하는 딸에게 쓴 지인 부부의 편지.
 결혼하는 딸에게 쓴 지인 부부의 편지.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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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보고, 중학교 2학년인 딸아이의 결혼식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했는데 뭔가 뻥 뚤린 느낌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부부의 사랑, 하객들에 대한 믿음, 부모의 염원, 지역(나라) 사랑 등을 포괄적으로 당부하는 글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게 부모 마음일 겁니다.

많은 사람 앞에서 결혼식을 하는 건 다양한 '선전포고'가 담겨 있습니다. 그 선전포고를 3가지로 압축하면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 앞에서 결혼하는 세 가지 이유

1. 이제부터 진정 어른이다!
남녀가 자식 낳아 길러보지 못하면 어른이 아니라고 합니다. 겪어야 할 경험이 그만큼 값지다는 겁니다. '희노애락'이란 삶에서의 가슴 진한 근본을 알고 느껴야 한다는 이유일 것입니다. 참 어른으로의 변신인 게지요.

2. 주인 의식이다!
'이 남자 혹은 이 여자는 내 사람이다'라고 공표해 다른 사람의 접근을 차단하는 효과입니다. 감히 넘보지 말라는 것이지요. 이는 임자 있음을 강조함과 동시에 서로 신뢰하겠다는 다짐입니다. 참 주인으로의 변화인 게지요.

3. 잘 살아라!
많은 하객 앞에서 양가 부모를 모시고 사랑하는 청춘남녀가 결혼했는데도 어그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지 마라는 것이지요. 부부로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고비를 어떻게 슬기롭게 넘기느냐'하는 참 인내의 각오인 게지요.

결혼식의 의미를 되새기며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부부가 되었으면 싶습니다. 행복하게 살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글에 한 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결혼식,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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