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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 원 뽀개기 선거', '기탁금1500만 원' 거짓말 논란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던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부산 사상구)가 눈물을 쏟았습니다. <오마이뉴스> 보도 사진을 보니 눈물이 주루룩입니다. 손 후보 눈물이 표심을 어떻게 자극할지 궁금해집니다.

정치인들은 생각보다 눈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손 후보는 27살이라는 젊은 나이기 때문에 울 수도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노정객도 마찬가지입니다.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도 울먹였고,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도 "'백의종군'하겠다"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지난 2010년 '행불상수'와 '보온병 포탄', '자연산' 발언 등으로 이명박 정권에 분노하던 대한민국 4천 만 국민에게 함박웃음을 선물한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도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울었습니다.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장면을 연출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눈물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감격할까요? 눈물이 가슴에 와 닿지 않습니다.

박정희 눈물, <TV조선> 하루에 12번이나 보여줘

 조선일보 종편 <TV조선>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잊고 있었습니다> ‘파독 광부의 눈물’ 편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앞 가운데)이 눈물 흘리는 장면을 반복해서 내보냈었다
 조선일보 종편 <TV조선>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잊고 있었습니다> ‘파독 광부의 눈물’ 편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앞 가운데)이 눈물 흘리는 장면을 반복해서 내보냈었다
ⓒ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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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국회의원 또는 후보자만 아니라 대한민국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들도 눈물을 보였습니다. '대통령의 눈물'. 가슴에 와 닿지 않는 단어처럼 보이지만 뜻밖에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지난 1964년 독일(당시는 서독)을 방문했을 때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 앞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장면은 아직도 박정희 향수에 젖은 이들에게 '애민(愛民)'하는 대통령으로 가슴에 남았습니다. 이 장면을 지난해 12월 1일 개국한 조선일보 종편 <TV조선> '잊고있습니다-파독광부의 눈물'를 통해 하루에 12번이나 내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워원장을 "형광등 100개를 켠 아우라"로 추켜세운 것과 별다르지 않았던 것이지요.

김대중 눈물, 노무현 영정 앞에서 통곡 잊을 수 없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사 도중 울먹이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아련합니다. 국민이 IMF 때문에 질곡을 당할 것을 생각하면서 박정희 독재에 저항했던 그도 울먹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특히 2009년 5월 2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때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의 손목을 잡고 통곡하는 장면은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비록 전직 대통령이지만 민주개혁진영 최고 원로서 눈물이 무엇인지 보여준 모습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그리고 노무현의 눈물이 있습니다. 16대 대통령 선거 때 영국 가수 존 레논의 '이매진'을 배경음악으로 대선광고 한 '대통령의 눈물' 광고는 서민들 질곡과 노 전 대통령이 눈물을 주르르 흘리는 모습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감동을 주었습니다. 단 한 방울이었지만, 국민 가슴을 울렸고, 저미게 했습니다. 물론 이 눈물이 노무현를 대통령으로 만든 가장 큰 원인은 아니지만, 노무현 눈물 그 자체는 감동이었습니다.

노무현 눈물, "다시 나올 수 없는 영상"

2002년 16대 대통령선거 광고 한 장면. 노무현 후보는 문성근씨가 격정적인 연설을 하는 도중 눈물을 흘렸다. 이 장면은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데 작은 역할을 했다.
 2002년 16대 대통령선거 광고 한 장면. 노무현 후보는 문성근씨가 격정적인 연설을 하는 도중 눈물을 흘렸다. 이 장면은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데 작은 역할을 했다.
ⓒ 노무현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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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사람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 눈물을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감동이었고, 각인되었기 때문입니다. 문성근 민주통합당 후보(부산 강서을)는 "'노무현 눈물'은 다시 나올 수 없는 영상"이라고 했었습니다. "왜 사람들은 노무현 눈물에 감동할까요?" 아마 자기와 비슷한 서민 출신, 비주류가 흘리는 눈물이기 때문에 동질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하면 노무현 '대통령'으로서 공식 석상이나 연설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별로 없습니다. 재임 시절 이라크에서 살해당한 김선일씨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희생당한 샘물교회 신자들, 그리고 수많은 재난이 일어났을 때 국민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MB의 눈물, 공식 석상에서 자주 보였다

이와 달리 이명박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자주 눈물을 보였습니다. 며칠 전 천안함 침몰 2주기가 지나갔습니다. 천안함 관련해 이 대통령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지난 2010년 추석 때 KBS '아참마당'에 부인 김윤옥씨와 함께 출연해 어머니 이야기를 하면서 울었습니다. 어머니 생각하면서 울지 않는 자녀가 어디 있겠습니까.

또 그해 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이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씨와 함께 나눔문화를 실천한 자원봉사자와 가족 20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는데, 봉사활동 중 사망한 딸 고 심민정 학생 뜻을 이어받아 봉사활동을 하는 김숙자씨의 사연을 듣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2010년 4월 26일서울광장 앞 고 천안함 46용사 합동분양소 조문중 눈물을 흘리는 이 대통령
 2010년 4월 26일서울광장 앞 고 천안함 46용사 합동분양소 조문중 눈물을 흘리는 이 대통령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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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과 노무현 눈물은 같이 울고 싶지만, MB는 아냐

왠지 이 대통령 눈물을 보면서 함께 울고 싶은 마음의 울림이 없습니다. 김대중과 노무현 울음 앞에서는 같이 울고 싶어집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대중과 노무현은 사람을 의식한 것이 아니라 그저 흐르는 대로, 이 대통령은 의식한 눈물로 다가왔기 때문이 아닐까요. 눈물을 같이 흘리는 것은 의식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공감이 있을 때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눈물을 봤습니다. 그런데 손수조 후보 눈물이 왜 이정희와 같은 감동을 주지 못할까요. 이정희 공동대표는 관악을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부끄럽고 죄송하다"면서 "진보의 도덕성을 땅에 떨어뜨린 책임도 당연히 저의 것이다. 몸을 부수어서라도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손수조 후보는 27일 박근혜 비대위원장 앞에서 "정치나 선거를 잘 몰랐다, 이렇게 복병, 자객이 많은지 몰랐다"며 국민을 자객으로 몰아가는 어처구니 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치인 눈물이 다 같은 것은 아님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는 지지 정당과 상관없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었습니다. 아는 사람은 알고, 느끼는 사람은 다 느낄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정치인의 눈물, #손수조, #이명박, #노무현 ,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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