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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2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야권연대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앞서 와락 껴안고 있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2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야권연대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앞서 와락 껴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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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경선과 경선 불복에서 촉발된 좌초 위기를 벗어난 야권연대의 파괴력은 얼마나 될까.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이 야권단일후보 공동선거대책위를 꾸리는 등 본격적인 공조에 나서면서 두 당의 야권연대가 과반 의석 확보에 디딤돌이 될 수 있지 주목되고 있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으로서는 야권연대를 하고도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대선 전망까지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야권연대 동력 살리기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현재 야권의 4·11 총선 의석 전망은 밝지 않다. 민주당의 경우 올 1월만 해도 공공연히 비례대표를 포함해 과반의석 확보가 목표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지금은 원내 1당도 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팽배하다.  

"1월보다 30석 빠져... 우세지역은 106곳에 불과"

박선숙 민주당 사무총장은 25일 기자들과 만나 "올 1월의 의석수 전망과 비교해 보면 현재 30석 정도가 빠진 것 같다"며 "여론조사상 영남을 제외한 180개 지역 중 106석 정도가 이기는 지역으로 분류되고 나머지는 대부분 박빙이거나 열세"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여소야대의 전망이 어둡다"고 덧붙였다. 통합진보당도 당 지지율이 5% 대에 머물면서 비례대표 의석 확보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양당은 다시 복원된 야권연대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실시된 각종 선거에서 확인된 야권연대의 힘을 근거로 이번 총선에서도 충분히 반전의 계기를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범야권은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를 원동력으로 예상밖의 대승을 거뒀다. 광역단체장의 경우 야권연대가 이뤄진 곳은 모두 승리했고 반대로 야권연대가 실패한 곳은 한나라당이 승리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는 208만6127표(47.43%)를 얻어, 205만9715표(46.83%)를 득표한 한명숙 민주당 간발의 차로 꺾었다.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가 14만3459표(3.26%)를 얻은 것을 감안하면 야권연대를 했을 경우 승자와 패자가 뒤바뀔 수도 있었다. 18대 총선에서도 수도권 지역구 중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의 단순 득표율을 합쳤을 경우 한나라당 후보를 앞선 곳은 서울 도봉갑(김근태), 노원병(노회찬) 등 11곳이나 된다.

때문에 양당은 야권연대를 통해 '반MB 정서'를 재점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권심판이라는 유리한 총선 구도를 다시 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천 잡음으로 잠시 정권심판론이 주춤한 상태지만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며 "야권연대로 인해 심판 의지가 강한 20~40대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개나리 민주당과 진달래 통합진보당이 새 봄 안겨줄 것"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25일 나꼼수 멤버인 김용민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야권연대 후보들과 함께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원갑 김용민 후보, 한 대표, 노원병 노회찬 후보, 노원을 우원식 후보.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25일 나꼼수 멤버인 김용민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야권연대 후보들과 함께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원갑 김용민 후보, 한 대표, 노원병 노회찬 후보, 노원을 우원식 후보.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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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민주진보 진영의 유력 인사를 총 결집해 공동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야권연대 동력 살리기에 공동 보조를 맞추고 있다. 공동선대위 가동 첫날, 새누리당이 "야권연대는 민주당이 통합진보당에게 무릎 꿇은 결과"라며 통합진보당에 대한 이념 공세를 취하자 당장 공동 대응에 나섰다.

야권단일후보 공동선거대책위원회 김현(민주당)·우위영(통합진보당) 대변인은 공동 명의의 논평을 통해 "새누리당은 야권연대의 한 축인 통합진보당에 대해 실체도 불분명한 '카더라' 통신을 퍼트리며 무차별적인 인신공격, 시대착오적인 색깔론 등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새누리당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차별적 공세가 아니라 MB정권의 실정과 친인척·측근 비리,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 등에 대해 사과하고 쇄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노원갑에 출마한 김용민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한명숙 대표도 "18대 국회에서 모두 무너진 노원과 도봉 등 강북벨트를 19대 국회에서는 다시 복원시켜야 한다"며 "노원갑에 김용민, 을에 우원식, 병에 노회찬, 장수 셋이 손을 맞잡았다, 민주당의 개나리와 통합진보당의 진달래가 활짝 합창해서 4월 11일 국민에게 새 봄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연대가 야권이 승리를 무조건 보장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2010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야권연대를 이루고도 당시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지지자들의 화학적 결합에 실패해 졌다. 지난해 4·27 재보선에서 김해을은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나섰지만 마찬가지 이유에서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박선숙 사무총장은 "야권연대는 (승리의) 조건일 뿐이지 그 자체가 답은 아니다""며 "이번 총선의 야권연대는 어찌 보면 첫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너무 기대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빠진 '미완성' 야권연대

4.11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는 김종철 진보신당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남성시장을 찾아 지역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4.11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는 김종철 진보신당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남성시장을 찾아 지역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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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측면에서 보더라도 야권연대 퍼즐 맞추기에서 진보신당이 빠진 것이 야권으로서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1:1 구도를 만들게 됐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서 이번 야권연대는 미완성 작품이다.

진보신당은 서울 동작을(김종철), 구로갑(강상구), 구로을(심재옥), 경기 의정부갑(목영대) 등 수도권에서만 14곳에서 후보를 냈다. 이 중 김종철, 목영대 후보는 여론조사상 5% 안팎의 지지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선거의 결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진보신당 후보가 1~2% 득표에 그친다 해도 이들이 출마한 지역이 지난 18대 총선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곳이라는 점에서 표분산으로 새누리당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현재 동작을에서는 민주당 이계안, 구로갑에서는 민주당 이인영, 구로을에서는 민주당 박영선, 의정부갑에서는 민주당 문희상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나선 상태다. 진보신당은 지역별 협상이 진행된 영남을 뺀 나머지 지역에서는 완주 의사를 굳혀 3자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통합진보당과 단일화를 하더라도 진보신당 후보가 있는 곳은 통합진보당 지지자 중 20~30%는 단일후보가 아닌 진보신당 후보 지지로 돌아선다"며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 협상이 모두 끝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답답해 했다. 

민주·통합진보 부족한 2% 채울 복안은?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적극적 투표 참여를 끌어내 부족한 '2%'를 채우겠다는 계산이다. 

박선숙 사무총장은 "야권연대는 1 플러스 1을 단순히 2로 만들려는 게 아니라 3으로 만들려는 것"이라며 "기존 야권의 지지층을 뛰어넘어 '야권이 합치면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들을 투표장에 나오게 해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도 "통합진보당의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야권연대의 선대위원장으로서, 단결과 연대의 힘으로 전국에서 국민들의 힘을 모아내겠다"고 강조했다.


태그:#야권연대, #민주당,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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