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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4월 3일, 제주도에서는 '공산주의 세력이 주도한 폭동(communist-led rebellion)'이 발생하여 여러 해 동안 지속되었다."

누가 한 말일까요. 이영조 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지난 2010년 11월  5일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 참가해 '한국 과거사 정리의 성과와 의의'라는 주제 발표 자료에서 한 말입니다. 그런데 그가 4월 11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서울 강남을 후보가 됐습니다. 이 한나라당 예비후보는 또 5·18민중항쟁을 '민중 반란(a popular revolt)'으로 표현했습니다.

노태우도 인정한 '광주민주화운동'을 "민중반란"

진실화해위 위원장때 한 발언이라 충격은 더 컸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1988년 이후 공식적으로 '광주민주화운동(Gwangju Democratization Movement)'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5·18민중항쟁을 불러일으킨 노태우 정권도 광주시민을 민주주의를 투쟁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 전 위위원장은 민중반란으로 규정했습니다. 통탄할 일입니다. 이명박 정권 역사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이 전 위원장 발언이 알려지자 누리꾼 '홍길동'은 "여기 드디어 군사독재 잔당들 앞잡이 등장"이라며 "광주민주화 운동을 폭동이라고? 그럼 반란군 우두머리이자 군사독재 정권의 수괴 전두환은 민족의 지도자? 이래서 곡학아세하는 타락한 지식인이야말로 정말 추악한 존재"라고 질타했었습니다.

희생자 1만4000명 중 10살 이하 어린이가 5.6%

이영조 예비후보 발언 중 '제주 4·3항쟁'을 '공산주의 세력이 주도한 폭동(communist-led rebellion)'으로 부른 것은 제주해군기지 강정마을과 맞물려 더 분노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국가안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해군의 밀어붙이기와 반대하는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연행하는 모습은 1948년 4월 3일 제주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제주4.3특별법>에 의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망자만 14000여 명(진압군에 의한 희생 10955명, 무장대에 의한 희생자 1764명 및 기타)에 달한다. (진압작전 중 사망한 군인은 180여 명, 사망 경찰관은 140여 명이다) 전체 희생자 가운데 여성이 21.1%, 10세 이하의 어린이가 5.6%, 61세 이상의 노인이 6.2%를 차지하고 있다. - 다음백과사전

열 살도 안 된 아이들이 무슨 사상이 있고, 이념이 있습니까. 하지만 그때 이승만 국가권력은 무자비한 살육을 자행했습니다. '반공'이란 이름으로 말입니다. 문제는 약 50년 동안 '빨갱이'라는 죄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12월 26일 국회에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이 통과, 2000년 1월 12일 제정 공포됨으로서 정부차원 진상조사가 실시됩니다. 그리고 2003년 10월 31일 노무현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국가권력에 의해 대규모 희생'이 이뤄졌음을 인정하고 제주도민에게 공식 사과를 하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국가 이름으로 사과

저는 위원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과거 국가권력의 잘못에 대해 유족과 제주도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 노무현 대통령 2003. 10. 31.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과에 머물지 않고 2006년 4월 3일에는 직접 제주 4.3사건 희생자 의령제에 참석해 추도사를 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006년 4월 3일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 추도사를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006년 4월 3일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 추도사를 하고 있다.
ⓒ 대통령기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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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권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합법적으로 행사되어야 하고, 일탈에 대한 책임은 특별히 무겁게 다뤄져야 합니다. 또한 용서와 화해를 말하기 전에 억울하게 고통받은 분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명예를 회복해주어야 합니다. 이것은 국가가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이자 의무입니다. 그랬을 때 국가권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확보되고, 그 위에서 우리 국민들이 함께 상생하고 통합할 수 있을 것입니다. - 2006. 4. 3.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 추도사

그런데 새누리당은 4.3사건을 공산주의 폭동으로 규정한 이영조를 국회의원 후보에 선정했습니다.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 공권력이 자행한 '반공'과 '빨갱이' 사냥 상징인 제주 4.3사건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위원장 인식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문재인 이사장을 향해 "정치철학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따져 물었던 박 위원장에게 "한국현대사에 대한 역사의식이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박근혜 위원장, 이영조 발언 어떻게 생각하는가

무엇보다 이영조 예비후보가 말한 제주 4.3사건은 '공산주의 세력이 주도한 폭동(communist-led rebellion)'이고, 5·18민중항쟁은 '민중 반란(a popular revolt)'으로 표현한 것에 동의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동의하지 않는다면 공천 철회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정치인으로서 합당한 태도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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