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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기회가 다가오는데 자칫하면 분단이 지속화 될 우려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한 국민들이 갈등과 분쟁의 위험 속에서 살지 않고 평화가 안정되게 오도록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정책이 필요하다."

평화재단 이사장인 법륜스님은 2월 22일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열린 '희망세상만들기 100회 강연' 뒤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스님의 궁극적 꿈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법륜스님은 이어 "그러려면 기초를 만드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평화정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합당한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또 한국사회에 부가 한쪽으로 너무 편재해 있다. 지나치면 성장도 둔화되고 사회 화합도 깨진다. 이런 갈등 공동체 안에서는 모든 사람이 다친다. 경제 민주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가 민주화가 되었지만 아직도 세세하게 다듬어져야 한다. 이런 남북 통일 기초를 마련하고 사회개혁을 단행하려면 여·야가 경쟁은 하되 지나치게 적대적으로 경쟁하는 것은 맞지 않다. 어느 쪽이 이번 양대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거국 내각을 구성해서 상대편의 주장을 일부 수용해야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거국내각 구성, 시대적 과제 해결해야

법륜스님.
 법륜스님.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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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후견인으로 불리는 법륜스님에게 안 원장과의 인연, 신당 창당설,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 등도 들어보고자 했지만 법륜스님 측은 '희망세상만들기 강연' 취지가 퇴색 될 수 있다는 답변으로 그에 관한 질문은 고사했다. 

법륜스님은 이번 강연을 기획하게 된 이유에 대해 "요즘 우리 사회에 살기 힘들다 하는 사람들이 참 많이 늘어났다. 20대는 열심히 공부해도 취직이 안 되고, 30~40대는 애들 키우느라 정신이 없고, 50~60대는 취직이 안 되거나 애들 키우느라 정신이 없는 자녀들 보며 힘들어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들 인생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함께 길을 찾아 보는 것이었다. 그것이 이런 힘든 상황에서 해야 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강연 취지를 설명했다.

전국 100개 시·군·구를 돌며 진행하고 있는 이번 강연회는 즉문즉설, 즉 법륜스님이 현장에서 대본 없이 아무 질문에나 바로 대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법륜스님은 즉문즉설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어떤 주제를 가지고 강연을 한다면 오히려 부담이 되겠지만, 그런 것이 아니기에 오히려 부담이 없다. 어떤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들어주고 대화한다 생각하기에 오히려 편하다"고 답했다.

삶의 목표를 잃고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법륜스님은 준열하면서도 맑은 죽비소리를 내리기도 했다.

"스무 살이 넘으면 자기 생존을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아니면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생각하고 설거지, 방청소 등을 하며 이렇게라도 자립을 해야 한다.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기성세대에게 의지만 해서는 안 된다. 그런 문제에 대해서 합법적 실천운동을 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바뀌고 변한다. 먼저 자기 인생에 책임을 지고 둘째 이 사회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스무 살, 자기 인생과 사회에 책임져야

그렇다면 법륜스님이 생각하는 고귀한 가치는 어떠한 삶일까. 스님은 "괴롭지 않게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법륜스님은 "자연의 동물들도 자기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자족하며 살고 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데 그보다 나은 삶을 살아야 될 거 아닌가. 특별한 가치를 추구하기보다 자신이 처한 곳에서 만족하고 감사해하며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그런 것을 기초로 살아갈 때, 이 사회가 좀 더 나은 세상이 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법륜스님은 이날 강연회에서 삶의 고민을 털어놓는 관객들의 질문에 '자족과 긍정의 사고전환'을 연방 강조했다.

법륜스님이 '희망세상만들기' 강연을 하고 있다.
 법륜스님이 '희망세상만들기' 강연을 하고 있다.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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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가을 같은 장소에서 열린 한적했던 강연회와 비교해 이날 강연회는 300석 규모의 객석에 650여 명의 관객이 몰려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강연회에서는 '마흔 다섯인데 아이가 없다. 죽고 싶은 마음이다', '증오하는 사람이 있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만든 여인이다', '살아야 할 이유를 모른다. 다른 사람들을 계속 사랑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등 다양한 고민들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법륜스님은 개개인의 근본적인 잘못된 생각들을 짚어주며 희망의 답변들을 내어 놓았고 관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특히 "현 정부가 서민을 위한 정부라는 생각이 안 든다.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선택해야 좋겠느냐"는 질문에 법륜스님은 "바르게 투표해야 한다. 출신지, 학교, 종교, 가문을 따지는 '묻지마 투표'는 안된다. 나라의 어려운 문제를 잘 극복할 수 있는 정책에 표를 주되 정책이 비슷하면 신뢰도를 보고 찍어야 한다. 현명한 선택을 하라"고 주문했다.

또 이날 강연회에서는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자식은 사랑으로 보살피되 자립하도록 키우겠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통일의병이 되겠습니다' 등이 적힌 '희망세상을 만드는 10가지 희망실천'이 법륜스님의 선창과 함께 제창됐다.

한편, 전국을 순회하며 진행되는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강연'은 오는 3월 21일 오전 10시 30분 청원군 오창읍 목령복지회관과 4월 20일 오전 10시 30분 보은군 문화원 세미나실에서 도민들에게 또다시 열릴 예정이다.

법륜스님은 누구?
1953년 울산에서 태어난 법륜스님은 정토회 설립자이면서 지도법사로 정토행자들의 수행을 지도하고 있다.

어릴 적 꿈이 과학자였던 법륜스님은 1969년 경주 분황사에서 불심 도문스님께 입문했으며 1985년 현재 정토회의 모태가 된 중앙불교교육원을 설립했다.

법륜스님은 개인의 삶이 전화되는 수행을 기초로 해서 기아ㆍ질병ㆍ문맹퇴치운동ㆍ평화ㆍ인권ㆍ평화ㆍ통일운동ㆍ생태환경 운동을 실천해온 운동자요 수행자다.

법륜스님은 사람의 목숨을 살리고 생명을 보호하는 일이 정파적인 이해나 이념적인 견해에 우선적이라는 것을 현실에서 직접 몸으로 보여주고 실천해왔다.

남북한의 긴장관계 속에서의 이러한 실천은 어느 때는 친북적인 인사로 오해받아 감시를 받고, 또 다른 때는 반북적인 인사로 활동을 제한받기도 했다.

법륜스님은 먹을 것이 없어 사람이 죽어가는 비참한 현실과 그보다 더 냉정한 분단의 장벽을 녹이는 일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인도적인 지원을 꾸준히 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대북 지원과 탈북자 돕기 활동을 해왔다. 현재는 우리민족의 미래에 대한 장기전략을 연구하는 평화재단을 설립하여 활동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지역시사주간지 <충청리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법륜스님, #희망세상만들기, #정토회, #충북, #충청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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