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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는 동의보감과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역대 왕들이 온궁에서 사용했던 내의원의 처방을 토대로 피부질환에 탁월한 입욕제를 복원해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아산시는 동의보감과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역대 왕들이 온궁에서 사용했던 내의원의 처방을 토대로 피부질환에 탁월한 입욕제를 복원해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 충남시사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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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유일하게 3개 온천이 있는 아산시는 <동의보감>과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내의원 처방을 토대로 대전대 온천의학연구소와 함께 피부질환에 탁월한 입욕제 복원에 성공했다. 아산시는 지난 16일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특허번호 10-2012-0004973).

이번 연구는 2010년 8월 아산시, 대전대학교, 도고 파라다이스와 MOU를 체결한 후 도고파라다이스 스파에 국내 최초로 대전대학교 온천의학연구소를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4월에는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병원장 안택원)에 연구 용역을 의뢰해 온천수에 순수 한방생약제를 이용해 자율신경조절작용, 항고혈압효과, 요통완화효과, 경향통완화효과, 체중감소효과 등에 탁월한 '입욕제'를 개발해 임상실험을 통해 효능을 입증하고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자들은 이번 특허출원한 입욕제에 대해 "<동의보감>과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내의원의 처방 중 25가지 약제를 선별해 가장 효과가 좋은 5가지 약제에 농도를 달리해 피부염 치료에 뛰어난 조성물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를 온천수와 혼합할 경우 효과가 증가되는 것으로 확인돼 향후 다양한 온천수 상품 개발에 활용될 수 있어 온천수를 이용한 또 다른 제품들이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산시는 온천의료관광개발의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지난 2월 14일 시청상황실에서 개최하고 경향통과 요통에 대한 단기욕의 의학적 효능이 입증됨에 따라 장기욕의 의학적 효능을 입증해 '메디컬 스파'로 특화해 새로운 형태의 의료관광지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향후 추진과제로 요통이나 경향통에 대한 온천임상연구, 소아비만치료 효과 검증, 입욕제와 온천수 혼합시 아토피 및 피부염에 대한 효능 검증, 온천관련 상품 개발, 지역주민 건강문화대학 설립 등에 대해서도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1차 년도인 2011년 온천의료관광 개발연구 주요 성과는 온천요법이 경향통과 요통에 미치는 영향, 온천이 소아의 체성분과 자율 신경 기능에 미치는 영향, 온천수를 이용한 입욕보조제 개발을 위한 예비연구, 온천건강문화대학 운영(보양온천 체험프로그램), 웰빙형 보양온천 활성화를 위한 의료서비스 수요조사 등이다.

복기왕 아산시장은 "우리나라 왕들이 했던 고유 전통 온천욕을 과학적으로 복원하고 증명한 결과로 아산시는 이를 이용해 입욕제 등 온천수 상품을 지속 개발해 시민건강증진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전국 최고의 온천의료관광도시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온천 관광의 고급화... 대중으로부터 멀어질 수도

대전대 천안한방병원은 ‘파라다이스스파 도고’ 내에 일반 환자진료부터 100만원대 건강관리프로그램까지 다양한 형태의 한방진료센터를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대 천안한방병원은 ‘파라다이스스파 도고’ 내에 일반 환자진료부터 100만원대 건강관리프로그램까지 다양한 형태의 한방진료센터를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충남시사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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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산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의료온천관광 개발사업이 일반 대중과 서민들로부터 오히려 온천을 분리하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아산시는 지난해 의료온천관광 활성화를 위해 대전대 한방병원에 의뢰해 용역을 발주하고, 파라다이스스파도고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해 왔다. 특히 지난 연말에는 9박 11일 일정으로 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 독일 등 아산시장을 비롯한 공무원, 대전대, 온천사업자 등으로 구성된 22명의 대규모 방문단을 구성해 유럽 온천도시에 대한 벤치마킹까지 마쳤다.

온천이 각종 피부질환이나 아토피, 신경통, 피로회복, 면역력 증대 등 몸에 좋다는 이야기는 상식이 된지 오래다. 온천이 몸에 좋다는 의학적 이론이 소개되기 전부터 이미 아산시민들은 온천욕을 생활화 해왔고, 온천욕을 통해 건강관리를 해왔다.

또 온천을 위해 인근도시에서 아산을 방문하고, 전철 개통 이후에는 수도권 어르신들이 저렴한 비용의 온천나들이를 즐겼다. 때맞춰 식당과 전통시장 등은 때 아닌 호황을 누렸고, 영세자영업자와 소상인들도 오랜만에 수입이 증대됐다.

앞으로 온천을 활용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만들고 프로그램에 맞는 이용객을 세분화 한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간과 경제적 능력이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의 차별화가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럴 경우 한정된 자원인 온천의 이용은 철저하게 자본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고, 지금까지 어렵지 않게 이용해오던 서민과 대중들에게서는 멀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유입되며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던 수도권 어르신들의 1~2만 원짜리 아산 여행이 오히려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더 크다는 지적이다.

의료온천관광 활성화 지역경기부양 효과는?

아산시의회 윤금이 시의원은 "고급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은 기업의 경영방침은 될 수 있어도, 공공성을 추구하는 국가나 자치단체의 지향점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산시의회 윤금이 시의원은 "고급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은 기업의 경영방침은 될 수 있어도, 공공성을 추구하는 국가나 자치단체의 지향점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충남시사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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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는 사기업인 파라다이스스파도고와 대전대한방병원의 합작사업에 예산과 행정력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14일, 실제로 이 사업이 성공해서 보다 고급화 된 온천의료관광객이 아산시를 방문했을 때 지역경기부양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충분한 사전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아산시의회 윤금이 시의원은 "사기업이 이윤추구를 위해 의료기관과 손잡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며 홍보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그러나 그 결과물이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산시의 지원과 참여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일반시민 1만 명이 각각 1만 원씩 쓴다면 그 돈은 골고루 분산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며 "그러나 특수계층 100명이 특정장소에서 각각 100만 원씩 쓴다면 똑같은 금액이지만 그 경제적 혜택은 집약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정된 자원을 활용한 사기업의 고급화 경영전략은 그동안 온천이용이 친숙하고 부담 없었던 일반 대중으로부터 멀어질 수도 있다"며 "특정 사기업과 의료기관으로 이익이 집중되고, 이용고객도 특수계층에게 한정된다면 지역의 경기부양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에 안택원 대전대 한방병원장은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에 한방진료센터를 설치할 계획"
이라며 "이곳에서 지역주민들은 일반 한의원과 동일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사업은 특정계층만을 위한 사업이 아닌 보다 폭넓고 다양한 의료서비스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금이 의원은 "아산시가 지원하는 사업의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고급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은 기업의 경영방침은 될 수 있어도, 공공성을 추구하는 국가나 자치단체의 지향점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시사>와 <교차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보양온천, #도고온천, #메디컬스파, #온천의료, #아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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