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안을 내세우며 세종시의 발목을 잡아오던 한나라당이 이번에는 세종시 독립선거구 설치마저 발목을 잡고 나섰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30일 오후 공직선거법심사소위를 열어 석패율제 도입과 선거구획정에 대한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한나라당이 세종시 독립선거구 설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면서 다른 의제는 논의도 하지 못한 채 회의가 끝나고 말았다.

백원우 민주통합당 정개특위 위원은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통해 "선거구 획정은 논의도 하지 못했다, 시작부터 한나라당이 세종시 독립선거구 만드는 것을 문제 삼고 나섰다"며 "지금까지 세종시 독립선거구 문제는 한 번도 쟁점이 된 적이 없는데 오늘 갑자기 문제를 삼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세종시 독립선거구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광역자치단체 선거구 최소 의원수를 3석에서 1석으로 고쳐야 하고, 선거구 최소 인구수도 특례규정을 두어야 한다면서 부정적 의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백 의원은 "그동안 세종시와 관련된 많은 논쟁으로 국론분열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한나라당이 또 다시 세종시 독립선거구를 반대해 소모적인 논쟁으로 이어가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자유선진당 정개특위 위원인 류근찬 의원도 회의 직후 성명을 내 "한나라당은 더 이상 세종시의 발목을 잡지 말라"고 한나라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류 의원은 성명에서 "오늘 국회 정개특위 회의가 열렸지만, 한나라당 위원들이 세종시 독립선거구 설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어 자칫 500만 충청인들의 기대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대해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이 충청을 무시하고 홀대하면서 국가균형발전에는 전혀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류 의원은 또 "만약 이번에 세종시를 독립선거구로 신설하지 않으면, 세종시민들은 4년의 국회의원 임기 중 3년 11개월 동안을 자기지역을 대표하는 지역구의원을 갖지 못하게 되어 지역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정치적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선거권(24조) 등의 참정권과 평등의 원칙(11조)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한편, 국회 정개특위는 31일 오후 2시 공직선거관계법심사소위를 다시 열어 선거구 획정에 대해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