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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사람들이 핀란드관광청의 '오로라 홍보 영상'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한 <슈피겔>.
 노르웨이 사람들이 핀란드관광청의 '오로라 홍보 영상'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한 <슈피겔>.
ⓒ <슈피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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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방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오로라다. 오로라는 태양에서 나온 플라스마의 일부가 대기권으로 진입하면서 공기 분자와 반응해 빛을 내는 현상이다. 대개 위도 60~80도에서 나타나며 극광(極光)으로도 불린다. 오로라는 북반구는 물론 남반구에서도 발생한다.

오로라가 발생하는 지역은 비교적 넓은 편이지만, 오로라를 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정해진 시각에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나타났다가 곧 사라지는 일이 많아서다. 오로라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은 세계에서 몇 군데 안 된다. 이 때문에 적잖은 사람들이 오로라가 주는 경외감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캐나다·미국·러시아·아이슬란드 등의 특정한 지역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중 한 곳이 노르웨이다. 그런데 최근 노르웨이 사람들이 오로라 문제로 심기가 불편하다. <슈피겔>에 따르면, 노르웨이 사람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은 핀란드관광청에서 만든 1분 56초짜리 홍보 영상이다.

이 영상에는 핀란드 북부 라플란드의 오로라를 저속 촬영한 화면이 담겨 있다. 핀란드관광청은 9월 22일 이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14일 현재, 이 영상 조회 수는 39만이 넘는다.

노르웨이 쪽에서는 이 영상에 발끈했다. 오로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가 노르웨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에서는 핀란드 사람들이 오로라를 "훔쳐 가려" 하고 있다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왔다.

노르웨이 관광을 촉진하는 국영 회사 '이노베이션 노르웨이' 관계자는 "오로라는 우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핀란드 사람들이 '오로라 시장'에서 "더 큰 몫을 가져가려 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노베이션 노르웨이'는 2009년에 오로라를 '노르웨이 현상'으로 브랜드화하기 위한 캠페인을 추진한 회사다.

산타클로스 원조 경쟁 이어 오로라 놓고 신경전

핀란드에서는 '핀란드보다 노르웨이 쪽에서 오로라를 더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렇지만 노르웨이 사람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생각은 없어 보인다. 핀란드관광청 관계자는 자국을 홍보하는 데 오로라를 더 널리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로라를 둘러싼 신경전이 벌어지는 것은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다. 오로라는 척박한 북유럽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오로라 시장'이라는 말에서도 이 점은 잘 드러난다.

오로라와 함께 산타클로스 마을 문제도 노르웨이 측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은 산타클로스 원조 경쟁을 벌여왔다.

그중 가장 앞선 곳은 핀란드다. 로바니에미에 있는 핀란드의 '산타클로스 마을'은 대표적인 산타클로스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이곳은 산타클로스 관련 관광객 유치와 각종 기념품 판매로 적잖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부근에도 산타클로스 관광지가 있지만, 방문객 수 등에서 로바니에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르웨이에는 '산타클로스에 이어 이제는 오로라까지 가져가나'라며 핀란드를 곱지 않게 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핀란드관광청이 유튜브에 올린 오로라 홍보 영상.
 핀란드관광청이 유튜브에 올린 오로라 홍보 영상.
ⓒ 핀란드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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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오로라, #노르웨이, #핀란드, #산타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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