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수원 삼성과 알 사드 선수들의 난투극을 보도하는 AP통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수원 삼성과 알 사드 선수들의 난투극을 보도하는 AP통신 ⓒ AP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국제 대회에서 보기드문 격렬한 난투극이 벌어졌다.

수원 삼성과 카타르의 알사드가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은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알사드가 2-0으로 승리했지만 양 팀 모두 집단 난투극을 벌이며 깊은 상처를 남겼다.

사건의 발단은 후반 37분 알사드의 추가골이었다. 알사드가 1-0으로 앞서가던 상황에서 수원은 최성환이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쓰러지자 염기훈이 잠시 경기를 중단시키기 위해 공을 밖으로 차냈다.

비록 알사드의 드로잉 상황이었지만 축구에서는 선수 부상이나 위급한 상황에서 일부러 공을 차냈을 경우 상대에게 다시 공을 건네주는 것이 전 세계 공통의 관례이며, 알사드 역시 수원 골키퍼 정성룡에게 공을 보냈다.

하지만 수원 선수들이 공격을 위해 수비 진영을 비운 사이 알사드의 공격수 마마두 니앙이 정성룡에게 가는 공을 가로채 골을 터뜨리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니앙의 비신사적인 행동에 화가난 수원 선수들은 강하게 항의했고 알사드 선수들 역시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 이 와중에 수원 홈팬 한 명이 그라운드로 내려와 알사드 골키퍼와 몸싸움을 벌이자 알사드 공격수 카데르 케이타가 달려와 이 관중을 폭행했다.

결국 양 팀 선수들은 물론 코칭 스태프까지 흥분하면서 난투극은 더욱 거칠어졌고 순식간에 그라운드는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알사드 선수로 출전한 국가대표 수비수 이정수는 동료들의 비신사적인 행동에 항의하며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 선수는 주먹다짐을 하며 얼굴에 피를 흘리는 부상까지 당한 가운데 경기 진행요원들의 제지로 난투극은 10여 분 만에 가까스로 중단되었고 심판은 수원의 스테보와 고종수 코치, 알사드의 케이타에게 퇴장을 지시했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경기는 재개되었고 결국 알사드가 2-0으로 승리하면서 수원은 2차전을 앞두고 큰 부담을 떠안게 되었다.

경기가 끝난 후 수원의 윤성효 감독은 "알사드가 비신사적인 골을 넣었다"며 비판했고, 알사드의 호르헤 포사티 감독은 "앞선 상황에서 알사드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지만 수원 선수들이 경기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공격을 해왔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올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큰 상처로 남을 이날 난투극은 주요 외신들을 통해서도 전해졌다. AFC는 알사드의 비신사적인 골과 관중 폭행, 관중의 그라운드 진입을 막지 못한 수원 구단 등에 대해 징계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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