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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재보선 공식 선거 운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캠프 안과 밖을 가리지 않고 연일 악재가 터지고 있는 것이다.

캠프 내에서는 나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이었던 신지호 의원의 폭탄주 음주 방송 파문에 이어 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윤석용 의원이 장애인 후원용 옥매트 횡령에 휘말렸다. 캠프 밖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의 대통령 사저 매매 의혹과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검찰 출두 등 정권심판론의 불씨가 될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

나 후보 스스로도 자위대 행사 참석, 장애아 알몸 목욕 사건에 이어 '장애인 등급' 발언 등으로 잦은 구설에 휘말리고 있는 상황이다.

MB 아들 사저 매입 의혹... "신재민은 금품 수수 일부 시인"

이 대통령 아들 시형씨의 '대통령 사저 터' 매입 사건은 10일 정치권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자금의 출처에 대한 의혹은 물론 불법 증여 및 개발이익을 노린 투기 의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사저 터 일대는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인 2006년 그린벨트가 해제된 땅이다.

야권은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청와대가 사저 터에 대해 "실질적으로는 이 대통령 부부 소유지만, 법률적으로만 시형씨 소유"라는 해명을 내놓자 "부동산실명제법을 위반한 불법 행위"(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라는 지적도 나왔다.

과거 한나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비난한 것도 이번 사저 매입 의혹으로 부메랑이 될 조짐이다. 서울 강남과 경남 김해라는 지역적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대통령 사저 경호동 부지 매입 들어간 세금은 이 대통령의 경우 42억8000만 원인 반면 노 전 대통령은 2억5900만 원에 불과하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홍 대표에게 "아방궁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측근 신재민 전 차관의 검찰 출두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신 전 차관은 검찰 조사에서 "이국철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상품권과 차량지원 등을 받았다"며 금품 수수 사실을 일부 인정했지만 대가성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지호 폭탄주 방송 파문 가시기도 전에 '옥매트 횡령' 의혹 터져

음주 방송 논란을 빚고 있는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의 대변인 신지호 의원.
 음주 방송 논란을 빚고 있는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의 대변인 신지호 의원.
ⓒ i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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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안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선대위 대변인을 맡았던 신지호 의원의 '폭탄주 음주 방송' 파문이 터지자 강성만 수석부대변인은 "신 의원의 음주 방송 논란에 대해 사과한다!"는 반말 사과문을 내 '국민이 우습나', '오만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신 의원도 "토론 전에 찬물로 샤워하는 등 술에서 깼다"며 적반하장격의 태도를 보여 더 큰 비판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신 의원은 선대위 대변인에서 물러났다.

나 후보 캠프 직능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윤석용 의원은 장애인 후원용 옥매트 횡령 의혹에 휘말려 있다. 한 돌침대 업체가 윤 의원이 회장을 맡고 있는 대한장애인체육회에 기부한 옥매트 900개 중 500개를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복지관으로 빼돌리고, 250개는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나눠줬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윤 의원은 "돌침대 업체가 장애인체육협회에 기부한 것이 아니라 해당 복지관에 기부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사건의 파장은 커지고 있다. 장애인체육회 노조가 10일 윤 의원의 추가 횡령 사실과 상습적 직원 폭행,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직원 동원 등을 폭로하고 나서면서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나경원 후보는 장애인체육회 이사를 맡고 있다.

진성호 생방송 '굴욕' 사건... 네거티브도 효과는 의문

범야권의 박원순 후보측에 대해 전방위적인 네거티브 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경우도 있다. 스위스에 유학 중인 박 후보 딸의 '호화 유학' 의혹이 대표적이다.

한나라당은 "월세 250만 원 강남 아파트에 살며 딸은 스위스 유학을 보낸 박 후보가 서민과 소외계층을 대변한다고 우긴다면 우스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나 후보의 아들 김모(14)군은 연간 학비가 수천만 원에 이르는 미국 명문 사립학교에 유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군은 미국 코네티컷 주 레이크빌 인근의 명문 기숙사형 사립학교인 IMS(Indian Mountain School) 8학년(한국 기준 중2)에 재학 중으로 기숙사비를 포함한 1년 학비가 4만 6250달러(약 55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후보는 딸의 유학 비용에 대해 "학위 과정을 후원하는 외국계 기업의 장학금으로 충당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월세 250만 원'에 대한 공세도 40억대에 이르는 나 후보의 재산 때문에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나 후보 선대위 홍보본부장을 맡고 있는 진성호 의원의 '생방송 인터뷰 굴욕'은 이미 널리 회자된 바 있다.

진 의원은 지난 4일 MBN <뉴스광장>에 출연해 박 후보의 월세 아파트 평수(61평)를 거론하면서 "월세 250만 원은 서울에서 참 힘든 케이스로 서민 후보로 보기에 의아스럽다"고 주장했다. 그 과정에서 진행자가 "나경원 후보는 지금 몇 평에 살고 계십니까"라고 묻자 진 의원은 당황한 듯 "네?"라고 반문하고 "저는 잘 모르겠고... 알기로 중구 어떤 빌라에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끝을 흐렸다.

나 후보는 현재 용산구 서빙고동에 본인 명의의 아파트(50.6평, 신고가 11억6000만 원)를 소유하고 있고 현재 살고 있는 연립주택 전세금은 6억1000만 원에 달한다.

'iSad' 패러디 올렸다 뭇매... 나경원 '장애인 등급' 발언으로 또 구설수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측에서 공개한 패러디 이미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를 선거에 이용한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나 후보 측은 이를 삭제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측에서 공개한 패러디 이미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를 선거에 이용한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나 후보 측은 이를 삭제했다.
ⓒ 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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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후보 캠프의 세심하지 못한 아마추어리즘도 발목을 잡고 있다. 애플이 최고경영자였던 스티브 잡스 사망 당시에는 나 후보의 흑백사진에 'iSad'라는 문구를 써 넣은 패러디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고인을 선거에 이용한다', '가식적이다'는 비판이 쏟아져 삭제하기도 했다.

나 후보 스스로도 연달아 구설에 오르고 있다. 나 후보는 지난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시각장애인 연주단 '한빛예술단'의 정기연주회에 참석해 "사실 장애인들 중에서도 시각장애인이 제일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훌륭한 오케스트라 연주를 할 뿐 아니라 귀로 지휘를 듣는다"며 "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게 많다, 관심을 가질 수록 더 많은 능력을 보여준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주회에 대한 축하의 말을 전한 것이지만 장애인들에 대해 등급을 매겼다는 지적이 일면서, 장애인 차별 발언이라는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거짓해명 논란이 계속되는 것도 나 후보측에 부담이다. 나 후보가 2004년 일본 자위대 행사에 참석한 것에 대해 "초선 의원 시절 자위대 행사인지 모르고 갔다가 금방 돌아 나왔다"고 해명했지만, 당시 행사 참석을 비판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각 의원실에 참석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팩스를 미리 보냈다"고 밝혔다.

장애인 알몸 목욕 사건과 관련해서는 장애인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비판과 함께 책임을 현장 취재를 했던 기자들에게 떠넘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선거 초반 나 후보 캠프가 외우내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에 대해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지역의 한 의원은 "일을 해도 되는 집안에서 해야하는데 걱정"이라며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추후보도문]

대한장애인체육회 윤석용 회장 업무상횡령과 공직선거법위반 무죄 선고

<오마이뉴스>는 '장애인후원물품 횡령,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기사를 통해 대한장애인체육회 윤석용 회장의 횡령, 공직선거법 위반에 관한 기사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 판결 확인 결과, 업무상 횡령 및 공직선거법위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태그:#나경원, #신지호, #윤석용, #이시형, #서울시장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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