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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3일부터 청주국제공항에 주 2회(수,금) 화물기가 취항했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14개 지방공항 가운데 화물기가 뜨고 내리는 것은 청주공항이 처음이다. 운항하는 화물기는 대한항공 소속 보잉 747-400F 기종으로 95톤 정도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이 화물기는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상하이를 거쳐 청주공항에 다시 도착한 뒤 미국행 화물을 싣고 애틀랜타를 향해 출발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1단계 취항으로 연간 2만톤의 화물을 청주공항에서 처리하고, 향후 노선을 확대해 청주공항 화물량을 연간 20만톤까지 늘려 나갈 계획이다.

청주국제공항에서 지난 9월 23일부터 점보화물기 운항이 시작됐다. 그러나 활주로 연장 등이 과제로 남아있다.
 청주국제공항에서 지난 9월 23일부터 점보화물기 운항이 시작됐다. 그러나 활주로 연장 등이 과제로 남아있다.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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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량 연 20만톤까지 확대

이날 취항 기념식에 참석한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은 "대한항공의 화물기 취항으로 청주공항의 국제물류 경쟁력 향상 및 물동량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충북도 공항지원팀 유재부 주무관도 "활주로 연장과 북측 진입 도로 건설 등 인프라까지 확충되면 청주공항이 명실상부한 중부권 중심 공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는 수도권 및 강원도와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충남, 대전, 경북, 전북으로 이어지는 내륙도로의 중심에 있어 동서남북을 연결하는 지역 간 교류 중심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청주 발(發) 대한항공 화물노선 개설에 따라 현재 인천공항에 집중되어 있는 국제항공 화물 물류 시장의 지방 활성화에 기여해 수도권 이남 항공물류 서비스도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청주 인근 지역의 수출 기업과 충청․영남권 자동차 부품 수출 업체들은 내륙 운송 비용 절감은 물론 수송시간 단축에 따라 물류비용이 대폭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측은 "향후에도 충북 지역에 위치한 오송 생명과학단지․오창 과학산업단지등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 클러스터 항공화물 수요를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청주 공항을 중부권 거점 항공물류공항으로 육성하는 데 기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균형 발전에 큰 몫을 담당할 수 있는 청주국제공항 화물기 취항을 두고 여러 가지 난제가 꼬여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안효대(한나라당․울산 동구) 의원은 지난 4일 열린 충북도 국정감사에서 "청주국제공항 이용자가 국내 공항 전체 이용자의 2.63%에 불과하다. 이것을 보며 개인적으로 민영화 보다는 활성화가 먼저란 생각이 든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이에 대해 행안위 의원들에게 "이전부터 선(先) 활성화, 후(後) 민영화를 주장해 왔다"면서 "정부에서는 선 민영화에 가닥을 잡아 걱정이다. 정부에서 청주국제공항을 민영화하려고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민영화 되기 전에 공항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보장해 달라"고 의원들에게 요청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인천국제공항에 이어 청주국제공항 민영화에 대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반면 여당 소속인 송광호(제천․단양)의원이 이에 대한 반대의견을 피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송광호 "대통령과 생각 달라"

송광호 의원.
 송광호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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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의원은 5일 <충청리뷰>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통령 생각하고 관계없이 좀 더 시설을 확충하고 활성화한 다음 민영화해도 늦지 않다"며 "그것이 유명무실해진 청주국제공항을 살리고 이어 우리 충북 지역에 이익이 올 수 있다. 이것이 평소 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또 "청주공항 운영권 매각작업이 밀실에서 이뤄졌다"면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청주공항 운영권 매각을 위한 입찰공고가 두 차례 나갔지만 두 번 모두 1개 업체만 참여해 유찰됐고, 입찰에 두 번 모두 참여한 업체는 같은 회사였다.
청주공항 운영권은 조만간 흥국생명과 미국계 공항컨설팅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청주공항관리주식회사'에 넘어가게 된다.

송 의원은 "두 번째 공모가 유찰된 날은 5월10일이었는데, 국토부가 수의계약방침을 정하고 청주공항관리주식회사와 수의계약 협상을 한 시점은 불과 한 달 후인 6월10일이었다"며 "입찰에 민간기업들이 참여하지 않은 이유가 수익성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란 점을 고려하면, 국토해양부는 서둘러 수의계약 전환을 결정하지 말고 매각계획을 중단한 뒤 매각관련 타당성 검토 등을 다시 실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주공항 운영권 매각은 '정책수단'이지 '정책목표'라고 볼 수 없다"며 "무리하게 수의계약까지 추진하지 말고 청주공항 운영권 매각 자체를 원점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지난달 29일 열린 한국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도 "청주공항 운영권 매각 수의계약은 매각만을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1, 2차 입찰에서 모두 유찰된 것은 민간사업자들이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 아니겠느냐"며 "매각협상의 주체가 공항공사 사장인데 수의계약에 따른 매각결과를 책임지는 사람도 공사 사장"이라고 다그쳤다.

홍재형 의원.
 홍재형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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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홍재형(민주당·청주 상당) 의원도 지난 8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청주공항 운영권을 민간에 매각하기에 앞서 선 활성화 대책을 공식발표하라"고 촉구 한 바 있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공항사용료에 대한 가격규제 방식을 '신고제'에서 '정부 승인제'로 변경하는 내용의 항공법 개정안이 소위에 계류돼있는 상태"라며 "항공법이 법안소위를 통과하기 전에 당초 약속대로 공항활성화 대책을 먼저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5일 <충청리뷰>와의 전화 통화에서 "충북지자체와 지역정치인들이 노력해 청주공항 북측 진입로를 개설 하는데 70억을 지원 받았다. 내년에 그 돈으로 땅값을 보상하고 내후년까지 길을 닦아서 북측 진입로를 완공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또 관심을 끌고 있는 활주로 연장에 대해서도 "활주로 연장과 관련해서 용역을 줬는데, 3600미터 정도 늘리는 것으로 중간 결과가 나왔다. 방향을 어느 쪽으로 하느냐 검토 중이고 이 결과 보고서가 최종적으로 금년 말에 나오면 타당성이 있는 곳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검토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서 화물기 취항과 함께 청주공항 활성화 속도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화물기 취항은 곧 화물청사 증축과 활주로 연장으로 이어질 것이며 자연스럽게 충북도가 추진하는 북측진입로 개설, 천안-청주공항 구간 전철연장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활주로 연장과 북측진입로는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았다. 남은 건 화물청사 증축과 천안~청주공항 구간 전철연장사업이다.

활성화 대책이 먼저다

일각에서는 화물기 취항 사업이 차질 없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당장 청주공항의 화물청사를 증축하거나 부지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청주공항 화물청사 규모는 1천여㎡ 규모로 청주공항-미국 애틀란타 노선의 하루 화물 적재량 20톤을 처리하기에도 빠듯하다.

기존의 애틀란타 노선 외에 국제화물기 노선을 증편할 경우 업무에 당장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앞으로 청주공항에서 처리하는 항공화물을 올해 1단계 취항으로 연간 2만톤, 2단계로 홍콩노선 등으로 4만톤, 활주로 연장 시 구주노선을 확대해 20만톤의 항공화물을 청주국제공항에서 처리할 계획이라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결국 청주공항을 항공화물 허브공항으로 육성하려면 화물청사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이 시급히 모색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23일 취항식에서 이시종 도지사는 화물 청사 증축과 관련, "대한항공의 항공화물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며 "화물청사는 국가기반시설인 만큼 청주공항 민영화와 관계없이 정부 차원의 해결 방안을 이끌어낼 방침이다"고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 연장사업은 '노선선택'의 문제만 남았다.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 연장사업은 '노선선택'의 문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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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을 청주공항까지 '노선선택' 문제만 남아

수도권전철 노선을 청주공항까지 연장하는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 연장사업은 '노선선택'의 문제만 남았다. 이미 철로가 만들어져 있어 천안에서 접근성이 용이한 조치원, 청주역 등 충북선을 거쳐 청주공항으로 가는 방안과 15~20분 정도 단축할 것으로 예상되는 천안에서 새로운 철로를 만들어 병천을 통해 다이렉트로 공항까지 접근 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

이와 더불어 청주공항을 세종시 관문공항으로 만들 핵심사업이라 할 수 있는 세종시∼청주공항 간 연결도로 건설도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MRO(항공정비)산업 기능까지 더해진다면 청주공항은 명실상부한 인천공항에 버금가는 '중부내륙권 허브공항'으로 입지를 단단히 다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MRO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며 일부 여론에서는 '위기국면', '빨간 불'등을 표현하며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24일 만들어진 충북도 기업유치지원과 MRO팀 오세동 팀장은 "연말까지 공항 주변에 부지 매입 작업을 하고 있고 항공기 정비 업체 중에서 세계적인 정비 업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항공기는 기체마다 정비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라이센스를 따로 주고 있다. 자동차처럼 아무 곳에서나 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항공기 마다 어느 파트에서 자격을 가진 기술자만이 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는 그것을 할 수 있는 업체가 없다. 외국 업체 중에 금방 오라고 해서 오는 업체는 없다. 국내 항공 시장 전체를 봐서 그들에게 사업성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방공항으로는 처음으로 국제항공화물 운송을 시작하는 청주국제공항은 23일 화물기 취항식 이후 모처럼 활기가 넘치고 있다. 공항 직원들 사이에서는 공항 직원들만 있고 손님이 거의 없어 '무늬만 국제공항'이라는 비난을 받을 때마다 가슴이 아팠는데, 이제 회생의 계기를 마련했다며 희망에 차 있다고 한다.

'11개 적자 지방공항 중 한 곳'에 불과했던 청주공항이 앞으로 명실상부한 국제공항, 세종시 관문공항, 중부권 허브공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충북도와 도민들이 관심과 사랑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청리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청주공항, #충청리뷰, #송광호, #홍재형, #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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