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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김진숙 동지의 음성을 듣습니다. 가슴이 먹먹합니다." 

"그래, 네가 보낸 오늘 새벽 2시의 이 메시지를 절대로 잊지 마라." 

5차 희망버스가 오는 8일 부산에 도착할 예정인 가운데,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한 뜻깊은 거리사진전이 부산에서 열리고 있다.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사측의 부당한 정리해고 방침의 철회를 요구하며 35m 높이의 85호 크레인에 오른 지 271일째 되는 10월 3일, 한진중 사태를 주제로 한 거리사진전 '니가 가면 나도 간다- 85' 개전식이 이날 오후 2시 부산대학교 넉넉한 터 거리에서 열렸다.  

부산대 넉넉한 터에 이번 '니가 가면 나도 간다 - 85' 거리사진전을 알리는 현수막이 설치돼있다. 그 뒤로 많은 학생들이 농구 등 체육대회를 하고 있다.
▲ 10월 3일 부산대학교 넉넉한 터의 모습 부산대 넉넉한 터에 이번 '니가 가면 나도 간다 - 85' 거리사진전을 알리는 현수막이 설치돼있다. 그 뒤로 많은 학생들이 농구 등 체육대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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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낮 2시께 부산대학교 넉넉한 터 옆 거리에서 <니가 가면 나도 간다-85>거리 사진전의 개전식이 열렸다. 풍물굿패 '소리결'이 축하 공연을 펼치며 넉넉한 터에 모인 많은 사람들의 흥을 한껏 돋우었다.
▲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부산대학교 넉넉한 터 옆 거리 전경. 10월 3일 낮 2시께 부산대학교 넉넉한 터 옆 거리에서 <니가 가면 나도 간다-85>거리 사진전의 개전식이 열렸다. 풍물굿패 '소리결'이 축하 공연을 펼치며 넉넉한 터에 모인 많은 사람들의 흥을 한껏 돋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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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낮 2시께 풍물굿패 '소리결'의 축하 공연으로 사진전의 개전을 알렸다. 이들의 흥겨운 풍악소리와 더불어 부산대 학생들의 춤사위가 더해져 보는 이들도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 사진전의 개전을 알리는 풍물굿패의 공연 장면 10월 3일 낮 2시께 풍물굿패 '소리결'의 축하 공연으로 사진전의 개전을 알렸다. 이들의 흥겨운 풍악소리와 더불어 부산대 학생들의 춤사위가 더해져 보는 이들도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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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거리사진전에는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 장영식(부산가톨릭사진가협회 회장)씨와 그의 아들 장백산(부산대학교 예술문화영상학과 3학년)씨가 공동으로 작업한 한진중공업 사태 관련사진 20점을 전시한다.

이번 사진전이 열리게 된 계기가 독특하다. 장영식씨는 '한진 정리해고 철회투쟁위원회' 페이스북 그룹(http://www.facebook.com/groups/250994504938294/)에 그동안 자신이 촬영해 온 한진중공업 관련 사진들을 꾸준히 올려왔다. 그의 사진들을 즐겨 본 그룹 회원들이 '사진전 개최'를 적극적으로 권했고, 장씨가 이에 응하게 된 것이다.

이번 '니가 가면 나도 간다 - 85' 거리사진전을 기획한 장영식 씨(오른쪽)와 아들 장백산 씨(왼쪽)의 모습.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마음 같은 뜻으로 모여 활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 이번 거리사진전을 기획한 두 부자의 모습 이번 '니가 가면 나도 간다 - 85' 거리사진전을 기획한 장영식 씨(오른쪽)와 아들 장백산 씨(왼쪽)의 모습.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마음 같은 뜻으로 모여 활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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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가면 나도 간다 - 85' 사진전에는 부산가톨릭사진작가 장영식 씨와 그의 아들 장백산 씨(부산대 예술문화영상학과 3학년)가 촬영한 사진 20점이 전시되고 있다.
▲ '니가 가면 나도 간다 - 85' 사진전의 전시 사진들 '니가 가면 나도 간다 - 85' 사진전에는 부산가톨릭사진작가 장영식 씨와 그의 아들 장백산 씨(부산대 예술문화영상학과 3학년)가 촬영한 사진 20점이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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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진전에는 한진중공업 사태의 여러 투쟁현장에서 촬영한 사진들 중 20점을 엄선해 전시하고 있다. 전시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동안의 투쟁 모습들이 고스란히 머릿 속에 다시 그려지며 가슴이 먹먹해진다.
▲ '니가 가면 나도 간다 - 85' 사진전의 전시 사진들 이번 사진전에는 한진중공업 사태의 여러 투쟁현장에서 촬영한 사진들 중 20점을 엄선해 전시하고 있다. 전시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동안의 투쟁 모습들이 고스란히 머릿 속에 다시 그려지며 가슴이 먹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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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개전식의 사회를 맡은 부산대학교 부총학생회장 이준우(회계학과 4학년)씨는 "이 모든 게 빨리 해결돼서 모두가 행복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게 바로 우리 학생들의 마음"이라며 "부산대 총학생회도 열심히 돕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서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인수씨가 나서서 "여기서 한진중공업 투쟁이 무너진다면 이 땅의 노동자들이 갖고 있는 희망이 무너지기 때문에 이 투쟁을 멈추지 못하고 이렇게 끝까지 가고 있는 게 저희들의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진전을 열어주시는 작가님처럼, 열심히 도와주는 부산대 총학생회 학우들처럼 이렇게 저희들의 투쟁을 알려주고 함께 싸워주는 동지들이 있기 때문에 저희들도 이 투쟁의 힘, 끈을 놓지 않고 반드시 승리할 때까지 힘차게 투쟁하겠습니다. 동지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승리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사회를 맡은 부산대학교 부총학생회장 이준우 씨(회계학과 4학년)가 마이크를 잡고 사진전 개전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 씨는 지난 9월 1일 총학생회장단과 함께 부산대-부경대 간 학교측의 일방적인 통합에 반대하며 삭발식을 가진 후여서 머리가 상당히 짧은 모습이다.
▲ 이날 사회를 맡은 부산대 부총학생회장 이준우 씨 이날 사회를 맡은 부산대학교 부총학생회장 이준우 씨(회계학과 4학년)가 마이크를 잡고 사진전 개전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 씨는 지난 9월 1일 총학생회장단과 함께 부산대-부경대 간 학교측의 일방적인 통합에 반대하며 삭발식을 가진 후여서 머리가 상당히 짧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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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인수 씨가 나왔다. 김 씨는 "저희들을 도와주시는 많은 동지 여러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승리 밖에 없습니다"라며 강한 어투로 투쟁 결의를 다졌다.
▲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인수 씨의 발언 모습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인수 씨가 나왔다. 김 씨는 "저희들을 도와주시는 많은 동지 여러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승리 밖에 없습니다"라며 강한 어투로 투쟁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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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나선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가족대책위원회 총무 변은경씨는 "남편이 해고통지서를 들고 온 그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정말 심장이 덜컥 하고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심정이었다"고 지난 날을 회상했다. 변씨는 "그동안 희망버스 행사 다니면서 보니 정말 억울하게 언론에서 왜곡하고 은폐하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것들이 바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해고자들을 되게 힘들게 하는 일이다. 우리 가족대책위도 힘들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담담히 밝혔다.

이어 천주교 부산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이창신 신부가 나섰다. 이 신부는 "이번 사진전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노동자의 문제가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분들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나라 노동자 문제가 한진을 통해서 나라 전체에, 노동 환경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변은경 씨는 차분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변 씨는 "이번 사진전을 통해 많은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가족대책위원회 변은경 씨의 발언 모습 변은경 씨는 차분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변 씨는 "이번 사진전을 통해 많은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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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눈을 감은 채 개전식에 참석한 여러 대표자들의 발언을 귀담아 듣고 있다.
▲ 고개 숙인 한진중공업 노동자들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눈을 감은 채 개전식에 참석한 여러 대표자들의 발언을 귀담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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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전식에 참석한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중 한 명이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다른 참석자들의 발언을 들으며 깊은 생각에 잠겨있다.
▲ 무거운 삶의 무게 개전식에 참석한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중 한 명이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다른 참석자들의 발언을 들으며 깊은 생각에 잠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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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진전을 준비한 장백산씨는 "사진을 통해서 한진중공업 해고자 분들과 교감을 나누고 싶었다. 저희 학생들도 미래의 노동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남의 일이 아니라 곧 나의 일이다, 라는 마음으로 작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마지막으로 나선 장영식씨는 "올 10월은 한진중공업 노동자였던 김주익, 박재규 동지의 8주기가 되는 해다"라는 말로 첫마디를 시작했다. 김주익, 곽재규 열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되짚어보던 장씨는 감정의 북받침으로 잠깐동안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기도 했다.

장영식 작가가 마지막 순서로 나서 발언을 하고 있다. 그 뒤로 이번 사진전 개전식의 사회를 맡은 부산대 부총학생회장의 모습이 보인다. 그의 표정이 진지하다.
▲ 장영식 작가가 마지막으로 나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장영식 작가가 마지막 순서로 나서 발언을 하고 있다. 그 뒤로 이번 사진전 개전식의 사회를 맡은 부산대 부총학생회장의 모습이 보인다. 그의 표정이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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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는 "이 사진전을 준비하면서 많이 아쉽다. 올 1월 그 엄동설한에 김진숙 위원이 크레인에 올랐다는 것을 나는 전혀 몰랐었다"며 "우리는 푸르른 하늘 아래에서 이러한 사실들을 너무나도 모르고 살아왔다"고 안타까운 속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발언 도중 장씨는 자신의 아들과 있었던 일화 하나를 소개했다. 지난 7월 3차 희망버스에 참가한 장백산씨는 당시 전경들을 피해 산복도로를 돌고 돌아 한진중공업 앞 도로에 다다랐을 때 크레인 위 김진숙 지도위원과의 전화 통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 때 장씨는 아버지와 문자 메시지로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아버지 장씨는 평생 그 내용을 휴대폰에서 지우지 않을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아버지, 김진숙 동지의 음성을 듣습니다. 가슴이 먹먹합니다."

"그래, 네가 보낸 오늘 새벽 2시의 이 메시지를 절대로 잊지마라."

"이는 제 자신에게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장씨는 이어 말했다. "제가 이 땅의 아비로서 살아가면서 결코 부끄럼 없는 아버지로서 살아가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을 이 사진에 담았다"며 "이 사진전을 통해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한 모든 이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철회 투쟁위원회의 일부 회원들은 부산대 앞 대학로에서 피켓을 들고 서명운동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하기도 했다. 부산대 학생들 또한 서명용지를 가져가 서명을 받아오는 등 적극적으로 한진중 해고노동자들의 활동을 도왔다.

이번 '니가 가면 나도 간다 - 85' 거리사진전은 오는 7일(금)까지 매일 아침 10시부터 낮 5시까지 진행된다.

부산대 넉넉한 터에서 사진전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일부 한진중 노동자들은 "한나라당은 악질 재벌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을 국회로 불러 조사 처벌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 홍보에 나섰다.
▲ 부산대 앞 대학로에서 피켓을 든 한진중 노동자들의 모습 부산대 넉넉한 터에서 사진전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일부 한진중 노동자들은 "한나라당은 악질 재벌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을 국회로 불러 조사 처벌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 홍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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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한진중공업, #김진숙, #희망버스, #영도, #85호 크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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