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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 평화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

 

김영삼 정부 시절 통일원 장관, 김대중 정부 교육부총리, 노무현 정부 한국적십자 총재를 지냈던 한완상 장로(새길교회, 기독교 강연이므로 한완상 장로로 표기함을 이해해주세요)가 지난 4일 경남 진주에 있는 한 교회와 기독교 시민단체 초청 강연 마지막에 남긴 말입니다.

 

가슴을 찔렀습니다. 요즘 평화의 왕으로서 오신 예수님을 믿고, 전하는 교회 지도자들 입에서 '빨갱이를 잡아야 한다', '좌파척결'이란 말이 나옵니다.  예수님은 단 한 번도는 누구를 "없애야", "죽여야", "척결해야" 한다고 말씀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네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습니다. 원수를 어떻게 사랑하는가?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도 대라"고 했고, "5리를 가자고 하면 10리 가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를 '죽이려고' 작정한듯 덤벼들고 있습니다. 어떻게해서 기독교가 정죄와 저주가 난무하는 종교가 되어버렸는지 통곡이 저절로 나옵니다.

 

 

한완상 장로는 기독교가 평화의 종교인 이유를 창세기 천지창조에서 찾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후 사람과 동물에게 먹을거리를 주셨는데 생명을 죽여 먹게 한 것이 아니라 채소와 과일을 먹게 한 것이 곧 평화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면 잔인함이 묻어납니다. 그것에는 죽임이 난무하는 세상이지 살림누리는 아닙니다.  

 

이를 본 받아야 할 교회가 전쟁을 좋아합니다. 지난 2000년 기독교 역사를 돌아보면 참 많은 전쟁을 했습니다. 십자군 전쟁은  "몇몇 어린아이들은 나무 말뚝에 꽂아 불에 굽고", "어린아이들 팔다리를 찢어 죽였"고, 1099년 7월 15일 십자군은 예루살렘을 점령하자 무슬림과 유대교인 14만명을 학살했습니다. 십자가는 생명인데, 십자가를 죽음의 나라로 만들어버렸지요. 

 

이걸 안다면 다시는 그 길을 가지 말아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다 알듯이 교회 장로입니다. 그런데 남북대결정책을 폈습니다. 물론 첫 책임이 북한 김정일 정권에 있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폈던 햇볕정책을 이어갔다면 이런 대결관계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평화의 왕을 믿는 장로 머리에 '대결'이 존재한다는 것이 개신교 목사인 저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한완상 장로는 "남북관계를 악화되면 민주주의가 상처를 받는다"며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은 민주주의를 하지 않음으로 이익을 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를 듣고 독재자 김일성과 독재자 박정희가 생각났습니다. 서로 적대시 하는 정책을 폄으로써 이익이 되는 것이지요. 독재정권 시절 '북풍'을 일으켰고, 선거철이 돌아오면 판문점과 휴전선에 무슨 일이 일어났지요.

 

이명박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기독교인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남북관계를 이토록 악화시킨 것입니까.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악마'에 비유하면서 지옥 갈 사람이라며 맹비난합니다.

 

하지만 저는 설교할 때 자주 이런 말을 합니다.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로 보면 김정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지만 하나님 법으로 보면 다 같은 '죄인'으로 죄의 무게를 달면 같다며 그를 위해 기도하라고 합니다. 그가 독재자의 길을 포기하고, 주민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입니다. 이게 성경 가르침입니다.  

 

자기가 잘나거나 거룩하고, 죄가 없어서 목사가 된 줄 알고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굉장히 교만한 것이지요. 목사들은 한완상 장로가 말한 것처럼 마태복음 5장에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다"는 말씀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헌신해야 합니다.  

 

교회는 남북대결인 남북대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일해야 합니다. 한완상 장로는 특히 "남북관계는 '발악' 아니라 '발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 말에 발악은 있어도 발선은 없는데 참 좋은 말을 만들어냈습니다. 악을 드러내는 한국교회가 아니라 선을 드러내는 한국교회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목사 입에서 악과 저주, 정죄만 나오면 거기에는 생명은 없고 죽임만 있습니다.

 

교회가 북한 어린이와 굶주린 동포를 위해 먹을거리를 더 주겠다고 해야지 '퍼주기'라고 반대하는 것은 성경에 반하는 것입니다. 굶주린 북한 어린이와 주민들은 바로 한국교회의 이웃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이웃은 교회가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 어린이들은 사랑을 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에 이웃입니다.

 

한국교회가 저주와 정죄를 쏟아내는 이유는 기독교 근본주의가 결정적입니다. 근본주의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나는 절대선 너는 절대악'입니다. 이 눈으로 북한을 봅니다. 그러므로 북한 김정일 정권은 영원한 악마가 됩니다. 당연히 정죄하고 저주해야 합니다. 그게 신앙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절대선이 아닙니다. 부족한 점이 더 많습니다. 그러므로 정죄할 자격이 없습니다. 오히려 결점이 1000배가 더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게되면 서로가 이기고, 서로가 함께 살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살림누리를 만들어가는 데 온 힘을 쏟는 것이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입니다 곧, "평화를 위해 헌신해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완상, #한국교회, #한반도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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