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는 6일 저녁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제'를 열었다. 이날 추모제에 모인 500여 노동자와 시민 등은 "제2·제3의 이소선 어머니, 제2·제3의 전태일이 될 것"을 다짐했다.

이날 오전 서울을 출발한 영정은 영남지역 민주노동열사 33명이 묻혀 있는 양산 솥발산에 들린 뒤 도착했다. 솥발산 열사묘역에는 한진중공업 노동자였던 고 박창수(1991년), 김주익.곽재규(2003년) 열사가 묻혀 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영정을 들고 열사들의 묘역을 둘러보았다.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가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한진중공업 조합원 가족들이 전태일 열사와 어머니 이소선씨의 얼굴을 새진 판화를 들어 보이는 모습.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가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한진중공업 조합원 가족들이 전태일 열사와 어머니 이소선씨의 얼굴을 새진 판화를 들어 보이는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고 이소선씨는 희망버스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건강 등의 이유로 함께하지 못하고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85호 크레인에서 이날까지 244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그 크레인 중간층에도 4명의 해고자들이 지난 6월 27일부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 추모제에는 김영훈 위원장과 정동영 민주당 의원, 김성호 사어비노동대학 이사장, 이종희 진보넷 대표, 고 박창수 열사 부친, 이정희 6.15부산본부 상임대표, 유영란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 윤택근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등과 노동자와 시민 등 5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봉학초교 앞 인도와 도로 1차선을 차지하고 추모제를 열었다.

이날 추모제는 묵념과 "임을위한행진곡"을 부른 뒤, 추도사에 이어 추모노래, 추모극(엄마안녕), 헌무, 헌화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또 85호 크레인에는 평소 전기가 들어와 불이 켜져 있었는데, 이날 추모제가 열리는 동안 불이 꺼져 있었다.

장례위원회는 영정을 들고 85호 크레인 앞까지 가고 싶어 했지만, 한진중공업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아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동영 의원에 따르면, 조남호 회장은 영정이 공장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허락했지만 다른 경영진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의원 측은 이날 오후 조남호 회장 측과 주고 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는데, 문자메시지에는 조남호 회장이 허락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러나 정동영 의원은 "문자메시지를 받고 확인하려고 했더니 이재용 사장을 비롯한 간부들은 전화를 받지 않거나 꺼놓았다"고 말했다.

전태일 열사 어머니 이소선씨의 영정이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앞에 도착해 추모제를 연 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영정을 들고 김진숙 지도위원이 고공농성하고 있는 85호 크레인까지 가서 돌아올 것을 요구했지만,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동영 의원은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측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고 허락을 받았다고 했는데, 이날 저녁 한진중공업 간부들은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고, 끝내 영정은 영도조선소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사진은 한진중공업 상무가 정동영 의원 보좌관한테 보낸 문자메시지다.
 전태일 열사 어머니 이소선씨의 영정이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앞에 도착해 추모제를 연 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영정을 들고 김진숙 지도위원이 고공농성하고 있는 85호 크레인까지 가서 돌아올 것을 요구했지만,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동영 의원은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측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고 허락을 받았다고 했는데, 이날 저녁 한진중공업 간부들은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고, 끝내 영정은 영도조선소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사진은 한진중공업 상무가 정동영 의원 보좌관한테 보낸 문자메시지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김영훈 위원장 "정리해고,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 위해 우리가 싸울 것"

김영훈 위원장은 추도사를 통해 "어머니 황망하고 죄송스럽습니다.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던 전태일 열사의 외침은 아직도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스러운 삶은 끝없이 이어지고 정리해고의 칼날은 모두에게 겨누어져 있습니다"며 "힘있고 돈 있는 자들의 곶간은 차고 넘치는데 노동자 서민들은 내일의 희망조차 꿈꾸지 못합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죽지 말고 살아서 내려오라던 김진숙 지도위원은 아직도 85호 크레인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토록 오고 싶어 하셨던 이곳을 영정으로 모시고 내려온 지금 우리는 죄스러움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며 "민주노총이 출범하던 날 태일이가 살아 돌아온 것처럼 기쁘다고 하시던 어머니 말씀 귀에 쟁쟁합니다"고 강조했다.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가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영정을 단상에 모셔 놓는 모습.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가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영정을 단상에 모셔 놓는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가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민주당 정동영 의원이 헌화한 뒤 영정 앞에서 두 손을 모은 모습.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가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민주당 정동영 의원이 헌화한 뒤 영정 앞에서 두 손을 모은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또 그는 "민주노총이 싸우겠습니다. 정리해고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하여 우리가 싸우겠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하라는 말씀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김진숙을 살리고 해고자들을 살리기 위해 민주노총이 싸우겠습니다"고 다짐했다.

이어 박창수 열사 부친과 이정희 6.15부산본부 상임대표가 추도사를 했다. 정동영 의원은 "영정을 들고 크레인 밑에 가서 따님이나 마찬가지인 김진숙 지도위원을 볼 수 있도록 하고, 김진숙 지도위원이 크레인 위에서 절을 올릴 수 있도록 하려고 했다"면서 "그런데 조남호 회장은 허락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재용 사장을 비롯한 간부들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은 "한진중공업 사태는 추석 전에 해결되어야 한다. 김진숙 지도위원과 4명의 해고자들은 가족과 함께 추석을 보내도록 해야 한다"면서 "정기국회를 보이콧 하더라도 한진중공업과 관련한 국정조사를 꼭 할 것이다. 비리 문제와 용역깡패 문제 등을 조사하겠다. 조남호 회장이 국민 앞에 무릎을 꿇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가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추도사를 하는 모습.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가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추도사를 하는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가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고 박창수 열사의 부친이 추도사를 하는 모습.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가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고 박창수 열사의 부친이 추도사를 하는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김진숙 "곧 내려가서 뵙겠다고 못 오시게 했던게 후회"
김진숙 지도위원은 전화로 추도사를 했다. 그는 옛날 이소선씨와 일화를 소개하며 울먹이며 추도사를 이어갔다. 다음은 김진숙 지도위원의 추도사 전문이다.

희망버스 타고 가서 진숙이 만나고 싶다 하시더니 결국 이렇게 오셨습니까. 희망버스 타고 가서 해고된 한진 노동자들 보고 싶으시단 말씀이 결국 유언이 되고 말았습니까. 어머니 쓰러지시기 전, 두 번이나 전화를 하셔서 오시겠다는 걸 곧 내려가서 뵙겠다고 못 오시게 했던게 이렇게 후회가 될 줄 몰랐습니다.

억울한 노동자들이 있는 곳이면, 노동자들이 싸우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시던 어머니. 마지막 가시는 길마저 싸우는 노동자들을 이 먼 곳까지 찾아 오셨습니까. 어머니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20세기 말,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숨져간 열사들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여의도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 하실 때 그 추운 겨울 천막 안에서 어머니 아버지들이 라면을 끓이고 계시더군요. 라면보다 더 많은 약을 드시면서 매일 뜯겨나가는 천막을 붙잡고 422일을 싸우셔서 만들어진 법안에 의해 제가 마침내 '민주화 운동 유공자'로 인정을 받고 부당해고와 복직 결정까지 받고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감사드린다는 제 인사에 어머니께선 '니들이 또 열심히 싸우면 니들 후손들이 혜택을 보고 살것이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의 것은 다 내주고 이 땅 노동자를 위해 사셨던 분, 어머니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노동자는 단결해야 한다고 늘 강조하셨던 말씀은 어머니 삶에서 나온 평생의 철학이었고 지혜였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미숙한 저희들은 그 말씀대로 살지 못해 죄송스럽고 송구한 마음뿐입니다. 내려가서 뵙겠다는 약속도 지키질 못했고, 병원에 계실 때만이라도 찾아 뵙고자 했던 다짐도 지키질 못했습니다. 기다리시게 한 시간들이 너무 길어 왜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질 못하고 그렇게 가셨냐는 원망도 할 수가 없습니다.

전국에 있는 열사들 장례를 도맡아 치렀던 박성호 동지도 어머니를 제 손으로 모시지 못하는걸 너무 애통해 하고 있습니다. 박영제, 정홍형. 오늘로 단식 23일째, 누구보다도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는 신동순 동지. 그리고 박창수, 김주익, 곽재규의 뜻을 가슴에 품고 사는 우리 조합원들, 다 같은 마음입니다.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이나 그리고 비록 다른 깃발 아래 선 노동자들까지 모두 같은 자식으로 품고 사셨던 어머니. 이제는 하늘 나라에서 수많은 자식들을 품고 사실 어머니. 먼저 간 아들을 가슴에 품고 사시는 어머니에게 살아있는 자식들이 얹혀 살았던 세월이 너무 길었습니다.

이제 편안히 가세요. 배가 고프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아들 만나셔서 이승의 고통일랑 다 내려 놓으시고 못다 한 얘기, 못다 나눈 정, 맘껏 나누세요. 어머니로 인해 스스로 노동자임을 자각하고 싸우지 않으면 아무것도 지키지도, 달라지지도 않는다는 걸 깨달은 수많은 노동자들이 어머니를 기억할 것입니다.

어머니, 생전에 그러셨듯 먼 길 마다 않고 와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제대로 살 수 있도록 늘 길잡이가 돼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손도 못 잡아보고, 승리의 소식도 전하지 못한채 이렇게 애통하게 어머니를 보내드리지만 정리해고 없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열심히 살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어머니.

2011년 9월 6일.
이소선 어머니 추모의 밤 85호 크레인 김진숙 올림.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제'가 6일 저녁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건너편 도로변에서 열렸다. 사진은 행사 준비가 한창인 모습으로,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크레인이 김진숙 지도위원이 농성하고 있는 85호 크레인이다.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제'가 6일 저녁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건너편 도로변에서 열렸다. 사진은 행사 준비가 한창인 모습으로,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크레인이 김진숙 지도위원이 농성하고 있는 85호 크레인이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가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한 노동자가 펼침막에 써 놓은 글귀다.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가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한 노동자가 펼침막에 써 놓은 글귀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가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가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가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6.15부산본부 이정이 상임대표가 추도사를 하는 모습.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가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6.15부산본부 이정이 상임대표가 추도사를 하는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가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추모극 "엄마 안녕"의 한 장면.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가 6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추모극 "엄마 안녕"의 한 장면.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태그:#한진중공업, #전태일 열사, #이소선 어머니, #김진숙 지도위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