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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수시모집 선발인원이 더 많아졌는데, 연차적으로 수시모집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올해 수험생에 적용되는 2012학년도 전형 내용에 따르면, 전체 합격생 중 약 62%의 인원을 수시로 선발한다. 정시모집이 주로 수능시험을 위주로 선발한다면, 수시모집은 (논술, 면접을 보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학교 내신으로 선발하게 되는데 이 경우 수능성적은 반영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능 공부가 중요시되는 이유는 이른바 일류대나 서울 소재 대학들의 정시모집 성적반영방법 때문이다. 변별력을 높여 우수한 학생을 뽑겠다며 실질내신반영비율을 축소하고 주로 수능성적으로 당락이 좌우되도록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 수험생 중 이른바 'SKY'나 'in서울'에 들어갈 학생은 한정되어 있다. 그리고 학생들의 수능 모의고사 성적은 내신성적과는 달리 상․중․하위권 각각의 그룹 내에서는 등수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경우는 있어도, 이를테면 중하위권 정도의 성적을 가진 학생이 상위권으로 수능모의고사 성적을 올리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는 정시모집에 집착하기보다 수시모집 전형을 중심으로 학습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① 내신성적은 높지만 낮은 수능성적 때문에 수시모집 학업우수자전형에 도전해야 하는 경우', '② 반대로 내신은 낮지만, 수능성적이 높아서 정시모집을 준비하는 경우', '③ 내신과 수능성적이 모두 낮지만 논술 실력이 강해 논술시험에 응시하는 경우', '④ 내신과 수능, 논술 실력이 모두 낮아서 내신성적 향상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공부를 해야 하는 경우' 등 학생의 학습 수준에 따라 다양한 학습전략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위의 ① ~ ④ 중에서 가장 많은 학생들이 분포해 있는 경우는 '④'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우선 정규수업의 내실 있는 운영을 통해 학교 공부를 충실하게 함으로써 내신 성적이 향상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진학지도 전략 또한 필수적이라 하겠다.


한편, 보충수업 때에는 정규수업 진도 이외의 내용을 가르치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방과후학교의 원래 취지가 희망자에 한해 수익자부담원칙으로 운영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혹 수강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중간 ․ 기말고사 등 성적이 반영되는 정규시험에서 불이익을 당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천 관내의 거의 모든 중고등학교가 보충수업을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무슨 모순일까. 결과적으로 수능시험을 보지 않아도 되는 아이들, 즉 정규수업을 충실하게 하도록 하여 내신 성적을 올리는 것이 중요한 아이들에게까지 의미 없는 보충수업을 강제로 하게하고, 돈을 내도록 강요하는 것은 더욱 부당한 일이다.

또, 혹자는 수시로 대학 갈지, 정시로 대학 갈지 미리 알 수 없으니 일단 수능 공부를 해 두면 좋은 것 아니냐는 논리를 편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단편적인 입시전략이다. 좋은 입시전략은 학생 개개인의 학습 상태에 대한 철저한 분석으로부터 출발한다. 이를 바탕으로 내신, 수능, 논술, 면접, 적성시험 등을 선택적으로 특화해서 학습을 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보충수업이 매우 필요한 학생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있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이 모든 학생들을 교실에 몰아넣고 획일적으로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강제 보충수업은 진보교육 차원에서 굳이 바라보지 않아도, 다시 말해 입시전략 측면이라는 현실적 상황에서 볼 때도 매우 잘못된 교수-학습시스템임을 알 수 있다.

숨은 마음 찾기 똑같은 모습으로 야자를 하고 있지만, 과연 모든 아이들의 학습 과정이 똑같이 효율적일까.
▲ 숨은 마음 찾기 똑같은 모습으로 야자를 하고 있지만, 과연 모든 아이들의 학습 과정이 똑같이 효율적일까.
ⓒ 이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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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과 야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학생들은 물론, 이를 열심히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도 강제보충 및 야자는 독이 된다. 무기력한 보충수업과 어수선한 야자 분위기 속에서 제대로 된 학습활동이 이루어질 수가 있겠는가. 생동감있는 정규수업은 언감생심, 교사는 이러한 보충수업 및 야자감독에 하루가 다르게 지쳐간다. 학생들도 정규수업에, 보충에, 야자에, 학원 다녀오느라, 심신(心身)을 혹사당한다. 결국 부진아 지도 측면에서도, 수월성 교육 측면에서도 모두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낮은 성적을 높이는 것이 어렵다는 것 때문에 'SKY'나 'in서울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매섭도록 공부를 시켜야하는 것 아니냐는 논리가 있다. 이를 부정하기만 하며 한국 사회의 학벌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도 세심한 현실적 접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생들의 학창 시절을 오직 대학입시에 저당잡힌 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더욱 더 교육자로서의 책무로 보기 어렵다.

20대가 되기도 전에 학습경쟁에 지쳐 메말라가고 말 학생들의 삶은 또 어떻게 치유해야 하는가. 정작 12년 동안 일류대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해서 합격했어도, '나는 행복하지 않다'거나 우울증에 빠지는 학생들, 심지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까지 내몰리고 말았던 '카이스트'의 일부 학생의 사례는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동화책 '꽃들에게 희망을'에 나오는 애벌레들처럼, 일류대를 나왔어도 취직하기 전까지는 그들끼리 피말리는 경쟁을 또 펼쳐야 하며 입사하고 나서도 도태되지 않기 위해 또 경쟁해야 하는 사회구조가 공고히 깔려있는 것 아닌가.

서바이벌 경쟁만을 강조하는 전(全) 사회의 패러다임 안에서 바야흐로 우리가 갇혀 살고 있는 것이다. 이를 뚫고 나오려는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한, 학교 역시 결국은 그 서바이벌 경쟁을 확대 재생산하는 곳이 되고 만다.

덧붙이는 글 | 인천교사신문에 실린 글을 보완하였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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