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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이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해고자 원상복직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이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해고자 원상복직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전교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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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필귀정과 만시지탄 사이 : 너무 늦으면 정의가 아니다

지난주, 쌍용자동차 해고자 119명의 전원복직 합의 소식을 들으면서 '사필귀정'의 반가움이 앞서는 것은 당연하다. 9년간의 기다림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해직의 고통 속에서 유명을 달리한 30명의 고인과 그 유가족에게는 '만시지탄'의 아픔이다. 너무 늦게 찾아온 정의는 결코 정의일 수 없다. 

비슷한 일이 전교조에도 있다. 6년째 법외노조로 묶여 있는 전교조를 재합법화하기 위해 싸웠던 30명이 넘는 해직교사들이 아직도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해직된 지 3년, 곧 1000일이 되는 시간이다. 89년 전교조 출범 당시로부터 약 30여 년이 지난, 2018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상상하기 어렵다. 그것도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서.

2. 사법농단과 입법태만 사이 : 정부의 원죄는 정부가 해결해야

문재인 정부의 노력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한 일간지의 보도(경향신문, 2018.9.14)에 따르면, 지난 13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교조가 요구하고 있는 '노조 아님' 통보 직권취소는 어려움이 있지만, 전교조와 이야기하면서 최근 집행정지 소송 쪽으로 가닥을 잡고 진행되고 있다"며, 노동부는 이에 따라 조만간 대법원에 전교조가 낸 법외노조통보처분 효력정지 신청을 빨리 진행해달라는 취지의 준비서면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국제노동기구(ILO) 창립 100주년이기도 한 내년에 관련 핵심협약에 대한 비준을 추진하는 등 나름의 노력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정부의 역할이 본질적으로 '정의'라고 말하기에 부족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전교조 법외노조화'에 대해 법원에 신속한 진행을 촉구하는 관찰자로서의 정부의 모습이 사실상 가해자로서의 본질을 덮고 있다는 점이다. (현 정부가 벌인 일은 아니지만) 수십 년 전 저지른 부정한 어떤 사건들에 대해, 정권이 수차례나 바뀌고 나서도 현 정부가 과거 정부의 일에 대해 사과하는 일이 종종 있다. 마찬가지로 이전 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화를 직권 취소해야 할 책무 역시 현 정부에 있다.

최근에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와 저지른 사법부의 '재판 거래'가 드러나면서 전교조가 왜 다시 비합법 노조가 되었는지 세상에 알려지고 있지만, 당시 억울하게 해고된 9명 교사들의 조합원 자격마저 박탈하지 않으면 법외노조 통보를 하겠다고 하고 결국 실행에 옮긴 것은 당시 정부다. 따라서 연장선 상의 현 정부가 이것을 직권 취소하는 것이 사태의 본질적 해결이다.

둘째, 이마저도 수년 전부터 발의된 교원노조법 개정안이 입법부에 의해 통과되었다면 없던 일이 될 수 있었지만, 국회의 태만이야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라서 더 이상 국회를 기다리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 박근혜 정부의 폭거 앞에 양승태 사법부가 재판거래로 화답했음이 만천하에 드러난 오늘날, 한편 이제는 법원이 무슨 판결을 해도 믿지 못하게 된 '사법농단'의 해악이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법, 사법, 행정의 3권 분립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었다면, 이미 전 세계 147개국이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의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제87호 협약' 등을 참고하여 국회가 법 개정을 했다면 이전 정부의 그릇된 판단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해 차단되었을 것이다. 또,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는 '법외노조 취소 3심 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진즉에 판결을 내리면 될 일이었는데도 수백일이 지나도 소식이 없다. 이렇게 입법부와 사법부 모두 '업무 태만'인데도, 현 정부가 촛불정부임을 자임한다면, 이들에게 '정상적 역할분담'을 기대하는 것 또한 기만적일 수밖에 없다.

셋째,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저지른 전교조 법외노조화였기에, 연인원 1700만명의 촛불혁명의 국면에서, 전교조 합법화를 대통령 후보 시절 약속으로 수차례 공언하면서 새로운 시대의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가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부당하게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었다면, 비록 이전 정부의 잘못이었기는 해도 현 정부가 직권 취소를 통해 재합법화를 통보하면 될 일이다. (법원의 태만은 태만대로 심각한 문제지만) 법원의 판결을 기다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들어 잘 알려진 것처럼, 수 년 전 억울하게 해고된 9명 교사의 조합원 자격을 유지했다는 이유로 5만여 명의 전교조가 한 순간에 법외노조가 되었고, 그런 상황에서 이를 해결해 보려고 나섰다가 뒤이어 해직된 교사도 현재 30여명이 넘는다. 

그 와중에 정권은 바뀌고 새 정부 임기 첫해에 당연히 합법화가 될 줄 알았던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위원장이 한 달 남짓의 단식 후 병원에 실려 갔고, 17개 시‧도 대표들이 무기한 단식을 했다. 이어서 원로 교사들이 또 단식을 했고, 전국의 많은 전교조 교사들이 2년 전 촛불집회가 그러했듯 청와대로 발걸음을 옮기며, 또 전국 각지에서 애타게 호소하고 있다.  
 
 지난 12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개최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수도권교사결의대회 모습.
 지난 12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개최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수도권교사결의대회 모습.
ⓒ 심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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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촛불 정부에 갖는 기대 : '늦지 않는' 정의를 실현할 마지막 시기다

혹자는 이야기한다. 잘못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했는데, 그때는 왜 가만히 있었으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만 요구하느냐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지금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게 전교조가 목소리를 냈었다는 사실이다. 또 지금은 사실상의 가해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직권 취소하라고 요구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그가 지금은 대통령도 아니요, 또 감옥에 가 있기 때문이다.

2일 뒤면,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다. 한반도 평화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치적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이제는 교육계에 산적한 현안에 대해서도 이제는 문 대통령의 리더십이 발휘되기를 바란다. 전임 행정부의 적폐를 후임 정부에 짐 지우는 민초들의 마음이 어찌 편하기만 하겠는가. 그러나 촛불대통령이라 자임하며 당선된 대통령이기에, 이제는 정부가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단호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분명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

덧붙이는 글 | 경향신문에도 송고하였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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