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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조용기 '대통령', 김홍도 '국무총리'를 상상하면 끔찍하다. 하지만 그것을 바라는 기독교 보수우익 정당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21일 <뉴스앤조이>는 <보수 개신교 인사들, '우경화' 바람몰이> 제목 기사에서 "조용기 원로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김홍도 목사(금란교회), 전광훈 목사(청교도영성훈련원) 등 정치적인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목회자들이 '한국교회·대한민국 구하기'를 명분으로 결집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한국교회·대한민국 구하기'를 명분으로 결집한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앤조이>는 "이들은 반공·친미를 표방하는 '교회와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국민운동본부'(국민운동본부·대표회장 최병두 목사)라는 단체를 중심으로 집회를 하고 보수 정당 설립에 참여하는 등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한겨레>는 26일자 <기독교 극우정당 창당 카운트다운>제목 기사에서 "청교도영성훈련원장 전광훈 목사 등이 주도한 이들 모임에선 기독정당 창당의 필요성이 제기돼 이번 포럼이 기독교정당을 띄우기 위한 사전 준비 모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뉴스앤조이>와 <한겨레> 보도를 종합하면 기독교 보수우익 정당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출연이 눈 앞에 다가왔다.

 

기독교 보수우익 정당 이념은 '친미·반공'

 

모든 정당은 정책이념이 있다. 그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집권을 바란다. 그럼 기독교 보수우익 정당 이념을 무엇일까. 지난 21일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 설교에서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북한 노동당 2중대는 민노당이라고 그러고, 민노당 2중대는 민주당이라고 그러고, 민주당 2중대는 한나라당이란 말이 있다. 그러므로 차기에는 반공사상이 투철하고 국가관이 투철한 사람을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만들고 그러한 정당이 생겨나야 된다고 생각한다"

-21일 김홍도 목사(금란교회)  

 

김 목사는 같은 날 설교에서 "차기에는 반공 친미사상을 가진 사람이여야 국회에도 갈 수 있고, 대통령도 될 수 있도록 온 국민이 뭉쳐야 될 줄을 믿는다"고 밝혀 기독교 발 우익정당 정체성은 '친미·반공'을 이념으로 한 정당으로 규정했다.

 

'친미·반공'을 지향하는 이들은 '국민운동본부'라는 이름하에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경기도 양수리수양관에서 <3000대 교회 초청 '교회와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한' 기독교 지도자 포럼>을 개최한다. 이들이 포럼을 개최하면서 한국교회에 밝힌 취지문이다. 

 

'교회와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한' 취지문

OECD국가중 자살율 1위, 이혼율 2위, 청소년 흡연 세계 2위(여고생은 1위), 교통사고 사고율 1위, 유흥업소 여성종사자 200만 명, 양주소비량 1위, 인터넷 음란 다운율 1위, 유네스코 청소년 문제 1위, 저출산율 1위, 형사소송율 일본에 10배, 니트족 80만 명, 무당 70만 명, 어린이유괴 1년에 8천건, 세계 제일의 강성노조 등으로 인하여 한국사회는 몰락의 수렁에 빠져가고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한동안 이 민족의 희망이었던 교회가 1년에 20만이 줄어들고 있으며, 종북주의 좌파 반미주의자들이 일어나 6.25를 북침이라 하고, 주한미군을 침략군이라 하며, 대한민국은 없었어야 될 나라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들로 인하여 현역군인 70명이 김정일 부자에게 충성맹세를 하는가 하면, 한국교회를 범죄집단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기독교를 개독교라 하고, 목사를 먹사라고 하며, 에수님을 공격한 댓글이 3천만 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그동안 한국교회는 기도만 하면 하나님이 해결해 주실 거라고 기다려왔으나 , 그 도가 넘어서 존재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에 대하여 이제 한국교회는 강력하게 대처하지 아니하면 안 될 것입니다. 그동안 교회와 나라를 사랑해 오신 기독교 지도자님들을 모시고 강력 대처하는 포럼을 하기를 원합니다. 바쁘신 중에도 많이 참석해 주셔서 기탄없는 소견과 지혜를 부탁드립니다.                                            

 

                                                 나라와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국민운동본부 드림

 

'1천만성도', '70만 신자'가 부끄럽다 

 

기독교 보수정당을 바라는 이들이 분석한 대한민국 현실이다. 100% 틀린 분석은 아니다. 하지만 묻고 싶다. 그동안 '1천만 성도'라고 자랑하고, 70만명 신자로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 입만 열면 "빨갱이 없는 세상"을 바라는 10만 신자인 금란교회는 무엇을 했는가. 오히려 세상 사람들에게 조롱만 받았다. 왜? 기독교 진리를 전파하는 것 때문이 아니라 성경대로 살지 않기 때문이다. 즉 기독교 정당이 없어서 대한민국이 이 모습이 되었는가. 아니다. 교회가 소금과 빛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을 보자. 대통령이 기독교 장로이다. 김황식 총리는 기독교 신자, 정운찬 전 총리도 교회 집사였다. 18대 국회의원 종교를 보면 기독교 신자가 120명으로, 전체 의원 중 40.5%이다. 그리고 한나라당을 보면 정몽준 전 대표와 홍준표 대표가 기독교 신자다. 정권 핵심층이 기독교 신자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27일 <노컷뉴스>는 주한미국대사관이 지난 2007년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정권인수팀에 소망교회팀을 중용해 학연타파 등의 기존입장과 어긋난다는 내용을 국무부에 보고한 것으로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외교전문에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2월 28일 주한미국대사관이 국무부 등에 타전한 '대통령당선자 정권인수팀 지명' 이라는 전문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이경숙씨를 정권인수위원장에 임명한 것은 학연타파를 외치던 이 당선자가 교회인맥을 중용한 것이라는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미국 대사관도 우려했던 '소망교회 인맥'

 

미국 대사관 우려는 '고소영 내각'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일에 큰 힘을 보탠 뉴라이트계열 목사들을 청와대로 불렀다. 지난 2008년 8월 28일 저녁, 김진홍 목사가 상임의장으로 있는 뉴라이트전국연합 회원 25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비공개 만찬을 했다.

 

 

당시 김진홍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3년 전 뉴라이트전국연합을 시작했을 때 2가지 목표를 정했었다"면서 "큰 목표는 선진한국 건설이었고 작은 목표는 정권교체였는데 50%를 이뤘으니 이제 선진한국 건설을 위해 매진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3년 반만에 대한민국은 '선진한국'은커녕 국민운동본부 말처럼 이 모양 이꼴이 되었다.

 

기독교 우익 정당을 꿈꾸는 자들은 그 동안 무엇을 했는가. 입만 열면 대한민국이 위기라며 기도하지 않았는가. 이번 포럼도 빨갱이를 없애달라고 기도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교회가 지금 할 일은 목사들부터 먼저 회개하는 일이다.

 

세상 탓 말고, 교회 안 죄부터 회개해야

 

그리고 교회가 세상 권력을 잡았을 때 절대 부패했음을 알아야 한다. 중세교회가 그랬다. 그 길을 가려고 하는가. 세상 권력에 대한 탐욕을 바라는 한국교회는 스스로 망하는 길로 가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빨갱이로 썩었다고 모여 기도할 것이 아니라 교회 안 부패와 음란부터 회개해야 한다. 목사 '대통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기독교, #보수우익정당, #조용기, #김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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