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상시문학상, 대산문학상, 김수영 문학상, 미당 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시집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10년 동안의 빈 의자> <붉은 눈, 동백>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을 선보였던 송찬호 시인(52)이 이번엔 그의 첫번째 동시집 <저녁별>(문학동네)을 출간했다.

"서쪽 하늘에/ 저녁 일찍/ 별 하나 떴다/ 깜깜한 저녁이/ 어떻게 오나 보려고/ 집집마다 불이/ 어떻게 켜지나 보려고/ 자기가 저녁별인지도 모르고/ 저녁이 어떻게 오려나 보려고"('저녁별')

송찬호 시인.
▲ 송찬호 시인. 송찬호 시인.
ⓒ 신용철

관련사진보기


출간 전부터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국어교과서에 수록되어 화제가 된 바 있는 '저녁별'은 안도현 시인으로부터 "한국 현대 동시집 가운데 가장 많은 절창이 여기 들어 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송 시인은 <충청리뷰>와의 전화 통화에서 "애정으로 봐 주고 격려 차원에서 그렇게 표현하셨을 것"이라며 겸손함을 표했다. 그는 "몇 년 동안 동시 공부를 했다. 시와 동시 사이에 경계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동시를 통해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딸기를 먹다가/ 별명이 딸기인/ 청주로 전학 간 민주가 생각났다/ 부끄럼 많은 민주는/ 늘 얼굴이 빨개서/ 우리는 딸기라 놀렸다/ 그런데 민주도 딸기를 먹다가/ 우리를 생각할까?/ 사이좋게 지내던 우리 얼굴 생각할까/ 딸기라 놀리던 우리 미운 얼굴 생각할까/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니?/ 딸기야, 미안해"('딸기야, 미안해')

태어날 때부터 20년 동안 충북 보은에서 살았던 송 시인은 친구들과 시골에서 신나게 뛰어놀던 개구쟁이 유년시절을 추억했다. 한 친구가 도시로 전학을 가자 친구를 그리워하며 소년 시절 순수했던 마음을 잘 표현했다.

이 밖에도 민들레꽃, 살구꽃, 두꺼비, 모내기, 노루 등 도시 생활로 잊고 살았던 시골 유년 시절 그리웠던 정서를 그 때로 돌아가 그리워하며 노래하고 있다.

송 시인의 첫 동시집 <저녁별>은 동시대를 살았던 이들에게는 현대화의 급속한 변화로 잊힌 지난 추억에 대한 깊은 회상을, 새로운 세대에 태어난 이들에게는 그들의 선배 세대들의 살아온 정취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그림을 그린 소복이 작가의 톡톡 튀는 상상력도 어린 송찬호의 상상력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꼬불꼬불 곱슬머리의 어린 송찬호는 달맞이꽃 위에 눕기도 하고, 수박 조각 위에 앉아 수박씨를 뱉기도 하고, 민들레 꽃씨를 안고 날아다니기도 하고, 포도송이에 매달린 포도알이 되기도 한다.

송 시인의 순수한 동시와 함께 아기자기한 소복이 작가의 연필선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결마저 맑고 순해지며 그동안 잃어버렸던 동심의 세계로 잠시나마 빠져 들게 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지역정론지 <충청리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녁별

송찬호 지음, 소복이 그림, 문학동네어린이(2011)


태그:#송찬호, #시, #시인, #충북, #충청리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관심 분야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등 전방위적으로 관심이 있습니다만 문화와 종교면에 특히 관심이 많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