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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진화에 나선 소방관들
 화재 진화에 나선 소방관들
ⓒ 의왕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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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긴장해야 하는 소방공무원들이 최근 재난현장에서 근무후 외상후 스트레스로 잇따라 자살하는 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자 일선소방서들이 관내 정신보건센터 또는 대학병원과 건강관리 협약을 체결하거나 지원을 받아 예방과 교육에 나서고 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란 사람이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이후 그 사건에 대한 공포감을 느끼고, 기억을 반복해 떠올려 재경험하며 고통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정상적인 사회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며, 적절한 대처가 없으면 자살까지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다.

특히 화재를 비롯 각종 재난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소방공무원이 접하는 현장은 참혹하고, 생사고락을 같이 하는 동료의 순직이나 상해 현장을 목격하게 되면 그 기억은 쉽사리 잊히지 않고 심리적 고통으로 이어져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지난 5월 한달 새에 소방관 3명이 잇따라 자살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2008년 2명, 2009년 10명, 2010년 5명, 2011년 현재 8명 등 최근 4년 동안 자살한 소방관 수가 25명에 이른다. 지난 2009년의 경우에는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3명보다도 많다.

이는 대부분 재난·재해 현장에서 겪은 심리적 충격이 주원인으로, 소방관의 외상후 스트레스 정도는 36.5%로 경찰공무원 23.5%, 일반직 1.2% 등 타 직업군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것으로 소방방재청의 연구 결과로 조사됐다. 이에 유정현 의원(행정안전위원회)은 지난 15일 소방관의 정신건강관리를 위한 '소방공무원법'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였다.

영화 분노의 역류(Backdraft, 1991년) 중 한 장면
 영화 분노의 역류(Backdraft, 1991년) 중 한 장면
ⓒ 분노의역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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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소방공무원 중 26% '외상후 스트레스' 고위험군으로 조사

이인창 군포서장은 "2011년 2월 경기도 광역정신보건센터에서 경기도 소방공무원 4557명을 대상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실태분석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26%인 1028명이 고위험군으로 조사됐다"면서 "소방공무원들의 정신건강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군포소방서는 지난 14일 군포시 정신보건센터(센터장 홍나래)와 '소방공무원 정신건강 관리 협약(MOU)'을 체결하고 체계적인 스트레스 관리시스템에 구축에 나섰다.

양 기관의 업무협약체결을 계기로 군포시 정신보건센터는 화재·구조·구급 등 재난·재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방공무원들이 직접 겪는 심리적 상처와 후유증을 치유하고, 전문적인 예방교육과 상담을 통해 정신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또한 직무스트레스에 노출이 심한 소방공무원에 대해서는 ▲위기상황스트레스 개념 및 자기진단법 ▲위기상황 발생 시 대처요령 습득 및 예방법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조절할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전문 상담과 치료도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군포소방서는 지난 4월 한양대학교와도 외상후 스트레스(PTSD) 치료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정신적 충격도가 높은 직원 25명을 선발해 6월 30일까지 매주 1회 이상 그림그리기, 조형물 만들기, 콜라주 등의 집단 미술심리치료(Art Theraphy)를 실시하였다.

안양소방서도 안양시 정신보건센터의 협조를 받아 조방원 정신보건센터소장을 초빙해 지난 15일 직원 120여명을 대상으로 '소방공무원의 외상사건 노출빈도의 최소화 및 적응력 강화'와 'PTSD 장애 척도 평가' 등 '외상 후 스트레스 관리 교육'을 실시했다.

소방관들의 자살 예방을 위한 건강관리교육
 소방관들의 자살 예방을 위한 건강관리교육
ⓒ 안양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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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소방관 하면 화마와 참사 현장에서 활약하는 영웅을 떠올리나 사실 환자 후송에 동물구조, 벌집제거 때로는 집문 열어주기 까지 등 온갖 일을 한다. 특히 재정 부족과 인력난으로 2교대의 열악한 근무로 격무에 시달리고 있으나 개선은 뒷전인 현실이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자료에 따르면 소방관 평균 수명은 58.8세다. 이는 한국인 남성 평균인 77세보다 18년 이상 짧다. 소방 공무원 정년이 57세라는 점에서 정년을 채우고 퇴직한 소방공무원들이 평균 2년 이내 사망한다는 통계는 다소 충격적이기도 하다.


태그:#소방서, #외상후 스트레스, #PT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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