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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정 피해자 증언대회 "오세훈 시장 더이상 못 참겠다! 나도 서울시정 피해자다!"에서 사례발표를 하고 있는 참석자들.
 서울시정 피해자 증언대회 "오세훈 시장 더이상 못 참겠다! 나도 서울시정 피해자다!"에서 사례발표를 하고 있는 참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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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더 이상 못참겠다! 나도 피해자다.'

13일 오후 3시부터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2층에서 열린 '서울시정 피해자 증언대회'의 슬로건이다. '무서운 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이날 증언대회에는 뉴타운 주민,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 건설노조원, 노점상인 등이 나와 '오세훈 시정'을 성토했다.

"디자인서울? 나는 하루 세 끼 밥이 더 중요해요"

강성윤씨는 전국뉴타운재개발지구비대위연합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모래내시장에 접해 있는 가재울4구역의 뉴타운·재개발 사례를 언급하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을 '재개발 건설족'으로 규정했다.

강씨는 "주민들은 분수에 맞게 살려 하는데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왜 이래 개발·건설 사업에 매달리며 주민들을 부추기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은 뒤, "현재 가계부채 1000조원 중 60%가 주택담보대출"이라며 "아파트를 지을수록 국민들은 부채에 찌드니 진행 중인 모든 재개발 절차를 중단하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불행만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재개발임대아파트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상훈씨도 "서울시가 여러 사업으로 돈이 부족했는지 보증금 2000만, 3000만 원이 없어 들어온 임대아파트 주민들에게 가구당 1000만 원씩 임대료를 올리려고 한다"며 "마른 수건 짜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이렇게 일방적으로 행정을 처리할 수가 있냐"고 분노했다.

김씨는 "오 시장의 재산이 58억 원인데 대학생 자녀 등록금 때문에 힘들다고 하더라"며 "그러면 우리는 얼마나 힘들지 생각해 봤냐?"고 정곡을 찔렀다.

이어 초등학교 3학년, 6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가 발언대에 올랐다. 이수경씨는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최고의 이슈였던 무상급식이 곽노현 교육감 당선 이후 바로 시행되는 뜨거운 경험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씨는 "하지만 성동구는 4학년까지만 무상급식을 시행한다"며 "3학년 짜리 아이는 무료로 급식을 먹지만 6학년 짜리 아이는 한 달에 4만 원씩 급식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어떤 사람들은 왜 잘 사는 집 아이에게도 무료급식을 해야 하냐고 묻지만 차별적 무상급식은 집에서도 정신·물질적으로 결핍을 경험한 어려운 아이들이 학교에서까지 눈칫밥을 먹어야 하는 이중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시장이라는 위치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롤 모델이 될 만한 자리인데, 사람보다는 물질적·외적 가치만 중시하는 오 시장을 아이들이 보고 따라하지는 않을까 우려가 된다"고 '디자인' 등에 치우친 서울시정을 꼬집었다.

송파 가락시장 노점상 김순덕(61)씨와 장순영(66)씨.
 송파 가락시장 노점상 김순덕(61)씨와 장순영(66)씨.
ⓒ 문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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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등장한 김순덕(61)씨는 송파구 가락시장 중앙청과 앞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다.

김씨는  "서른 다섯에 남편이 죽고 어린 아이 넷이 남았지만 다니던 공장이 부도나 1987년부터 가락시장에서 노점상을 해오고 있다"며 "단속이 심하던 시절을 견디고 조금 편하게 장사하게 됐는데 이제는 가락시장을 현대화한다고 해 쫓겨나게 생겼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는 "현대화 사업을 하게 되면 우리 노점상들 3000명이 쫓겨난다"며 "오 시장은 디자인을 좋아하는데 나는 디자인보다는 하루 세 끼 밥이 더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노점상들을 위한 대책으로 제시된 청소부나 주차관리로의 직업전환과 관련, 김씨는 "20년 동안 가락시장에서 야채만 팔아 온 나는 몸이 아파 청소도 못하고 주차관리는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니 결국 시장에서 나가라는 소리밖에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시 가락시장 남문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는 장순영(61)씨는 "나 같은 사람들을 다 쫓아내고 예쁘게만 지어 놓으면 그것이 시장이냐"며 "오히려 서울시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서민들에게 싼 값에 제공하는 시장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창년 건설노조 서울건설지부장은 "오 시장이 토목·삽질을 좋아해서 건설일용노동자들은 득을 보지 않냐는 오해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하지만 건설현장에서 가장 힘든 '형틀목수'들은 첫달 임금을 두달 후에 받는 일명 '쓰메끼리'를 받는 게 다반사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돈 있는 사람들이 재개발·재건축을 하며 돈 장사를 하는 동안 그 밑에서 일하는 우리들은 노예같은 삶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간신히 당선됐을 때의 민심 잊었나"

앞서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인사말에서 "지금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전부터 지역구에서 실시되었던 정착단계의 무상급식을 182억 원을 들여 반대 주민투표를 하려 하고 있다"며 "주민투표라는 좋은 민주주의적 제도를 관제투표로 악용하는 오 시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사무처장은 "서울시의회 다수가 야당이고 자신도 간신히 이겨 당선됐는데도 오 시장은 그 민의를 되돌아보기는커녕 불복하면서 대통령의 자리를 생각한다고 한다"며 "이대로 가면 주민투표가 강행될 수도 있는데, 오 시장의 개발·삽질과 개인적 정치야망을 종식시키는 주민투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월 21일 7개월 만에 의회 시정질의에 출석한 오 시장을 발언대로 불렀다가 퇴장시켜 화제가 된 김종욱 서울시의원의 발언이 이어졌다. 김 의원은 오 시장의 서해뱃길 사업과 무상급식 지원예산을 중심으로 지난 1년 간 오 시장의 예산행정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오 시장은 홍수·태풍·신종플루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을 위해 만든 '예비비' 415억 원을 서해뱃길 사업을 위해 양화대교 간교(다리 사이 공간)를 넓히는 데 썼다"며 "이는 강바닥을 파서 생태계를 파괴하는 환경 파괴적이며 경제적 타당성도 없는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한강운하백지화서울운동의 신재은씨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에 5년 간 한강사업본부 자체 예산 1조, 세빛둥둥섬 2천억, 운하예산 3천억 원 등이 쓰였다"고 말했다.
 한강운하백지화서울운동의 신재은씨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에 5년 간 한강사업본부 자체 예산 1조, 세빛둥둥섬 2천억, 운하예산 3천억 원 등이 쓰였다"고 말했다.
ⓒ 한강운하백지화서울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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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한국전기공사도 전기료에 포함된 KBS 수신료는 함께 징수하여 교부한다"며 "그런데 교육청 대신 징수한 예산을 서울시에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라'며 3월까지 지원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곽노현 길들이기'"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 시장이 무상급식을 거부하는 것은 경기도에서 무상급식으로 지지를 받은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뒤를 밟지 않고 보수층의 지지를 얻겠다는 대권행보"라고 꼬집기도 했다.

또한 손종필 서울 풀시넷 예산위원장은 "오 시장이 디자인거리 사업을 하면서 길거리 노점상 47개를 1003억 원을 들여 교체했다"며 "미터 당 700만 원이라는 고급 아파트 건축비와 맞먹는 돈을 길바닥에 뿌리면서 690억이 드는 무상급식은 왜 지원을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증언대회의 사회를 맡은 이수정 민주노동당서울시당 정책위원장은 "한나라당 안에서도 원래 무상급식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는데 주민투표를 앞두고 '오 일병(오세훈 서울시장) 살리기'로 발군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오세훈 심판! 무서운 시민행동'은 오 시장의 사퇴까지 생각하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문해인 기자는 <오마이뉴스> 14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 오세훈 심판 무서운 시민행동, #오세훈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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