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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7시 마포구청 대강당에서 '복지국가 만들기 정책 토크쇼 - 그들이 말하지 않은 또 하나의 이야기'란 주제로 강연이 열렸다. 강연은 이종태 시사인 기자의 진행으로 장하준 교수, 정승일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연구위원, 장화식 투기자본 감시센터 운영위원장이 참가해 '대한민국과 복지국가'를 두고 다양한 논의들을 폈다.

 

시작에 앞서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측에서 제작한 감사패 전달이 있었다. 장하준 교수는 지난 8일 '제5회 포니정 혁신상'을 수상했다. 상의 부상으론 상금 1억원이 주어졌다. 그는 상금을 '한국 이주인권센터','투기자본 감시센터','복지국가 소사이어티'에 기증하였다. 장 교수는 이날 감사패 답사로 "복지문제 같은 경우 이제 조금 알려져서 다행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본론에 가서 하겠습니다"고 간략히 소감을 밝혔다.

 

강의의 첫 운은 이종태 기자가 띄웠다. 그는 장하준 교수의 저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언급하며 "책에 '복지국가'가 크게 강조되었다. 이미 한국에선 복지국가 자체가 굉장히 크게 이슈화 되었고 다음 총선, 대선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 예상된다"고 생각을 밝혔다. 

 

장하준 교수 "자본주의 불평등 해결책은 복지의 일괄 타결"

 

장하준 교수는 논란이 많았던 '통큰 치킨'을 사례로 들며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그는 치킨집이 "우리나라 복지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지표"라고 말했다. "외환위기 이후 많은 사람들이 퇴직해 치킨집을 세웠다. 그런데 작년 이미 포화상태인 치킨시장에 재벌자본이 들어오면서 저항이 일어났다. 여기서 소비자와 영세상인들 간의 입장차도 갈렸다"고 말했다.

 

덧붙여 자본주의가 주는 불가피한 불평등의 해결책은 '복지의 일괄타결'이라 답했다. 그는 "일단 최소한의 생활수단을 보장받는 게 복지국가다"며 "국민이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복지적 혜택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복지국가는 "자본주의를 이해하고 개선하려면 도대체 필요한 게 뭐냐"라는 근본적인 고민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잘 만든 복지제도가 필요하다"며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등의 북유럽 국가들의 복지제도를 예로 들었다. 이에 대해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운영위원장은 현재의 금융투기 문제를 언급하며 "금융투기는 불안 때문이다. 복지가 웬만큼 제도화되어 있으면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한 투기가 줄어들 것"이라 밝혔다. 덧붙여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위원이 "복지국가 운동하려면 펀드먼저 끊으세요"란 말로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한진중공업 문제'도 결국 복지 결핍 때문

 

이야기의 흐름은 현실 사회문제와도 이어졌다. 이들은 최근 가장 많이 언급되는 '한진중공업 사태'를 복지의 프레임으로 읽어냈다. 장화식 위원장은 "한진 중공업 파업현장에 적혀진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구호가 복지국가 입장에선 이해가 되지않는 사항이다"며 "해고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불편함이지 공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 한국사회에서 노동자 해고문제나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생존권과 밀접한 관련되어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복지의 결핍'이라는 것이다.

 

반값등록금 관련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장하준 교수는 "대학교육의 전면적 무상에대해선 찬성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학교육을 통해 지식노동자가 되고 이들이 곧 사회 부가가치를 생산해 낸다는 측면에서 볼 때, 사회가 어느 정도 부담을 해야 한다"며 "중요한 건 '어느 정도'에 있어 어떻게 입장차를 좁히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정승일 연구위원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세금'의 올바른 사용을 제시하였다. 그는 "자본주의 폐혜를 극복할 수 있는 복지국가를 만들려면, 세금을 어떻게 걷어서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현 정권들어 인하된 법인세 4조원을 말하며 "이것만 있어도 무상급식이 해결되고,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도 줄어들 것이다"고 피력했다.

 

"사회적 불균형 알맞게 조절하는 게 '민주주의'"

 

강의의 마무리는 장화식 위원장의 말로 맺어졌다. "복지국가 관련해서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들이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이런 사회적 불균형을 알맞게 조절하는 것이 민주의의 역할이다"며 복지국가 관련 논의가 계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강연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였다. 부자가 함께 강연에 참석한 청중도 있었다. 아버지인 이형갑씨는 "내가 경제학을 전공했었다. 지금 주류 경제는 자유주의 시장경제가 아니겠는가. 난 아들에게 다른 경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아들 충일이도 경제학을 전공할 예정인데, 올바른 경제적 초점을 심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또 대학생 문정환씨는 강의가 끝난 이후 "이번 강연을 통해 표면적인 주류경제를 색다르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복지를 전공하고 있다던 김정아씨는 "막연하게 여겼던 복지국가에 대한 상들이 조금 더 구체화 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 "복지국가관련 의제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손형안 기자는 오마이뉴스 14기 대학생 인턴기자 입니다.


태그:#복지국가 만들기 정책 토크쇼, #장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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