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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뚫렸습니다. 어제(8일) 밤부터 조금씩 내리던 비는 아침부터는 시간당 20~30mm를 쏟아붓더니 12시부터 13시 사이에는 무려 42.5mm를 쏟아부었습니다. 하늘에는 천둥소리가 들리고 번개는 번쩍입니다. 기사청은 내일까지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습니다. 피해가 발생하지 말아야 하는 데 걱정입니다. 특히 4대강 사업을 하는 지역인 낙동강이 걱정입니다. 지난 번 장맛비에 왜관철교가 무너지는 피해가 있었는데 다리보강공사가 잘 안 된 곳이 엄청난 비에 무너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아이들과 잠깐 나들이를 다녀오는 데 잠깐 만에 옷이 다 젖었습니다. 막둥이는 비가 온다며 마냥 좋아합니다. 가뭄이 들었다가 비가 오면 다들 좋아하지만 장맛비로 이제는 더 이상 비가 오지 않기를 바라는데 비 온다고 좋아하는 사람은 처음입니다.

 

 

"막둥아 비가 많이 내리지 좋아?"

"응 좋아요."

"막둥아 비가 많이 오면 어떻게 될까?"

"잘 모르겠어요."
"비가 많이 오면 집이 낮는 곳에 있거나, 강 근처에 사는 사람, 산 아래 사는 사람들은 피해를 입을 수 있어. 그럼 좋아."
"아니요."

"그러니까 좋아하지 말고 비때문에 피해 입는 사람들이 없도록 하나님께 기도하자."

 

잠깐이지만 엄청난 비에 아이들 옷은 다 젖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하늘이 뚫린 듯이 비가 내리는 데 어딜 갔다오느냐며 타박아닌 타박을 합니다.

 

"당신 아이들 일부러 비를 맞혔지요."

"아무리 그래도 일부러 비를 맞히겠어요."
"당신 마음 모를까 봐요. 그런데 비가 너무 많이 내리네요. 김치 담가야 하는 데 비가 많이 와 배추를 사러 갈 수도 없네요."
"오후되면 조금 그치겠지요."

 

비가 그만 내리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전화를 했습니다.

 

"큰 일났다"

"누가 다쳤어요."
"아니 비가 많이 와서 나락(벼)이 잠겼다 아이가."
"하경이 아빠 어디 가셨요."
"하모. 아이들 건강검진한다고 시내 나갔다 아이가. 이를 우짜꼬."

"어쩔 수 없지요, 조금 있으면 하경이 아빠 갈 것이니까. 너무 걱정마세요."

 

보리 같은 경우는 비를 맞거나 물에 잠깐 잠겨도 괜찮지만 벼는 피해가 많습니다. 물에 한 번 잠겨버리면 밥이 많이 떨어지지요. 하늘이 뚫렸는데 더 이상 비가 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비야 그쳐라 제발"

 


태그:#장맛비, #피해,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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