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질문] 안녕하세요^^ 저는 23살 여대생입니다. 요즘 고민하고 있는 문제가 있어, 이게 저한테는 너무 큰 문제라 이렇게 상담을 요청해요.

저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입니다. 중·고등학교 때는 하나님을 떠나 있었지만 대학에 들어오면서 하나님을 신실하게 믿기 시작했고 제 안에 제일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주님이에요. 전 여자를 만나왔습니다. 여자라서 무조건 만난 게 아니라 좋아하고 보면 늘 여자였어요. 중·고등학교 때는 하나님에 대한 부분이 걸리는 게 없었기에 그저 감정에만 충실했어요.

지금도 만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물론 여자예요) 이 사람을 정말 많이 좋아해요. 사랑까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많이 좋아해요. 그런데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맘 속에 죄책감이 점점 커져서 힘이 들어요. 견디다 못해 멘토언니에게 사실을 털어놓았더니 언니는 "니가 그걸 끊어야 한다. 지금 당장은 죽을 것 같고 힘들겠지만 감정이 아닌 사실만을 봐라"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고민 끝에 내 맘 편하자고 애인에게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절 붙잡는 그녀에게 잡지 말라고 그만하자고 미안하다고 내가 못된 년이라고 했어요. 내가 힘들다니까 그녀도 저를 놔주더군요. 하지만 다시 시작하자고, 자기가 더 잘하겠다고 말해요.

힘이 들어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될까요? 하나님을 신실하게 믿는 지금의 전, 너무 좋아하지만 그 사람이 여자라는 이유로 포기하려 합니다. 좋아할수록 죄책감은 커지고 죄책감을 없애고자 하여 이별을 택했더니 맘이 너무 아프고 저 어떡해야 할까요 ?

 첫 커밍아웃 동성애자 여사제 탄생
(AP=연합뉴스) 다이앤 M. 자딘 브루스 목사(왼쪽)와 메리 글래스풀 목사가 2010년 5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롱비치에서 열린 사제 서품식에서 서로를 축하하고 있다. 미국 성공회는 지난 2003년 11월 뉴햄프셔 교구에 동성애자인 진 로빈슨 사제를 처음 주교로 임명한 바 있고 이번 서품식 때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여사제인 글래스풀을 부주교로 정식 임명했다.
▲ 첫 커밍아웃 동성애자 여사제 탄생 (AP=연합뉴스) 다이앤 M. 자딘 브루스 목사(왼쪽)와 메리 글래스풀 목사가 2010년 5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롱비치에서 열린 사제 서품식에서 서로를 축하하고 있다. 미국 성공회는 지난 2003년 11월 뉴햄프셔 교구에 동성애자인 진 로빈슨 사제를 처음 주교로 임명한 바 있고 이번 서품식 때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여사제인 글래스풀을 부주교로 정식 임명했다.
ⓒ AP=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무거운 문제, 무엇인가 절대적인 것과 관련된 고민일수록 자신에게는 더 큰 짐으로 다가옵니다. 종교를 믿는 신자들은 절대적인 신에게 자신의 죄를 기도로 알리고 구원받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 때문에 힘겨워하지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모태신앙은 아니었지만 초·중등학교 때 나름 열심히 교회를 다녔습니다. 그렇지만 이후 저는 제 신앙에 대해 회의적이었고, 자연스럽게 교회를 다니지 않았습니다. 신앙 생활, 종교 생활이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 신념, 생활과 맞지 않는다면 그럴 수 있습니다.

님은 좋은 신자입니다. 다만 스스로 동성애가 죄라 믿고 있고, 교회에서나 주위의 신실한 선배 신자들도 '동성애는 죄'라고 말하기에 자신의 삶에 있어 중요하지만 신의 말씀과 상충된다는 죄책감에 성향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것이겠지요. 동성애에 대한 성경의 해석에 대해서는 이 지면을 통해 따로 설명하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성경이 쓰인 당시 상황, 조건 등과 지금의 현실을 비교하는 등 다양한 관점을 통해 성경이 동성애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여러 가지 책을 통해 알아보시면 좋겠습니다.

다만 저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이 땅에는 수많은 동성애자 목사, 동성애자 신학도, 동성애자 신도들이 있습니다. 제 주위에는 부모님이 목사님인 동성애자 친구들도 많습니다. 물론 이것이 기독교만의 상황은 아닙니다. 동성애자를 처형하는 이슬람교 국가에도 동성애자는 존재합니다. 그분들은 저마다 신에게 어떻게 동성애를 생각할지에 대해 스스로 묻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의 해결 방법은 저마다 다를 것입니다. 그렇지만 결국 신앙을 통해 해결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동성애를 죄라고 여기고, 혐오하고 부정하는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신과 자신과의 대화 안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기도를 통해 계속 신에게 묻고, 기도뿐만 아니라 평소처럼 자신의 일을 하는 순간순간 마다 신과 대화하면서 고민하다가 결국 깊은 신앙을 통해 응답을 받는 것입니다.

교회나 주위 신자들이 님의 삶을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그들이 동성애에 대해 아는 것은 동성애에 대해 정확하게 명시하고 있지 않은 성경을 두고 오랜 세월동안 쌓이고 쌓였던 보수적 기독교 교단들의 동성애 혐오을 바탕으로 한 지식들입니다. 물론 오늘날 기독교 교단에서는 변화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전히 동성애를 죄라 보지만 이를 다른 죄보다 더 나쁜 것이라 할 수 없으며, 동성애자를 사랑으로 대하고 그들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독교인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기독교 신학 중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시작한 '퀴어 신학'에서는 동성애자는 죄인이 아니라 똑같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든 하나님의 자녀라고 말합니다.

님은 본인이 동성애자라는 것에 대해 스스로 힘을 내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힘들고 고통스러워하는 이유가 남들의 비뚤어진 시선, 혐오 때문이라면 그것으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죄책감이 아닌 신의 따뜻한 사랑으로 인정받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밖이 아닌 님의 마음 속으로부터 올라오는 소리를 듣고 그 소리를 신과 나눠보면 어떨까요? 그 소리를 신께서 받으시고 응답해주실 날이 올 것입니다. 그것을 기다리는 마음이 신앙인의 생활이자, 종교가 신자들에게 주는 정신적 구원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 덧붙이는 말 : 읽어보시면 좋은 책이 있습니다. <하느님과 만난 동성애>(슘 프로젝트 엮음, 한울 펴냄) <성서가 말하는 동성애>(다니엘 헬미니아 저, 해울 펴냄)를 추천해드립니다. 종교적 고민과 관련해 더 깊은 상담을 원하신다면 향린교회의 임보라 목사님을 추천해드립니다.

[상담가] 이종걸  친구사이 사무국장
▲ [상담가] 이종걸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

관련사진보기


☞ 오마이뉴스 <레인보우 상담실> 고민 상담하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안녕하세요.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활동하는 이종걸 입니다. 성소수자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이 공간에서 나누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