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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경 목사는 길자연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선거에서 돈을 뿌렸다는 증언이 녹음된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화경 목사는 길자연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선거에서 돈을 뿌렸다는 증언이 녹음된 녹취록을 공개했다.
ⓒ 뉴스앤조이 김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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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0일 열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정기총회에서 대표회장으로 인준받은 과정을 놓고 적법성 문제에 휘말린 길자연 목사가 이번엔 금권 선거를 했다는 구체적 증언이 나왔다. 지난해 한기총 실행위원었던 김화경 목사는 16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길자연 목사의 참모가 본선에서 실행위원들을 상대로 최대 1000만 원씩 주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 목사는 이 녹취록에 담긴 대화가 한기총 명예회장인 이아무개 목사 자택에서 14일 오후 2시 30분 경 이루어졌으며 이 대화에는 이 목사를 비롯해 김화경 목사, 최아무개 목사, 강아무개 목사, 윤아무개 교수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길 목사의 선거 참모로도 활동했던 최아무개 목사는 녹취록에 담긴 대화에서 "길 목사님 돈으로 본선에서 보통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씩 뿌렸다"며 "본 선거에선 '10억이 사용되는구나' 하는 것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녹취록에는 길 목사가 돈을 배분한 방식도 언급되어 있다. "실행위원이면 무조건 500만 원씩 주고, 좀 힘이 있는 사람은 1000만 원씩 줬다"고 최 목사가 밝혔다. 또 길 목사가 선거 자금 마련을 위해 최 목사에게 2억 원을 요구한 사실도 나왔다. 그러나 최 목사가 이를 거절해 "길 목사가 결국 몇 억을 만들어 전부 다 1대 1로 뿌렸다"고 주장했다.

김화경 목사는 "대화할 때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녹음되는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오늘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에 최 목사와는 전화 통화를 마쳤으며, 해당 내용 공개에도 동의했다"고 했다.

하지만 <뉴스앤조이>가 이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최 목사, 강 목사와 통화한 결과, 이들 모두 녹음되고 있는 사실을 몰랐으며 녹취록 공개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 목사와 윤 교수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김 목사는 녹취록을 길자연 목사의 금권 선거 증거로 제출할 계획이다. 김 목사는 "금권 선거 사실이 모두 드러났음에도 회장직에서 물러나지 않는 길자연 목사는 철면피다. 금권 선거 사실을 인정하고 물러나지 않으면 그동안 모은 모든 증거를 바탕으로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길자연 목사 측인 홍재철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녹취 내용이 사실이라면 발언자의 실명과 돈을 받았다는 사람을 공개해 법적으로 처분하라"고 했다.

또한, 김 목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기총 명예회장인 박종순·이용규·엄신형 목사의 참회를 다시 한번 촉구했다. 그는 세 목사가 양심선언을 계속 거부하면 "세 사람이 금권 선거를 했다는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길자연 목사 대표회장 인준은 무효"

한편, 길자연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 인준이 무효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4일 이광원·신광수 등 16명이 한기총을 상대로 낸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에 대해 이같이 판결했다.

그러나 이번 재판은 15일 예정이던 임시총회 개최 금지를 요청한 것이었으므로 법원이 길자연 목사의 대표회장 자격을 무효라고 판단한 것에는 법적 효력이 없다. 다만 이 판결로 18일에 있을 길자연 목사의 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길자연 목사 측은 예정대로 임시총회 개최를 강행했다. 15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 중강당에서 열린 총회에서 대의원들은 정관 개정안과 개정 후속 조치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이 길 목사의 대표회장 인준을 인정하지 않았고, 길 목사가 소집한 총회는 무효라고 한 상황이기에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기총, #길자연, #김화경, #금권 선거,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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