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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자전축까지 움직였다는 강진.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규모 9.0의 지진은 상상을 초월한 막대한 피해를 입히며 우리를 안타깝게 했다. 그런데 아직 피해가 얼마나 불어날지 가늠하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국내의 일부 미디어가 보인 행태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수준이었다.

남의 불행을 지렛대 삼아 트래픽 장사라도 해 볼 요량이었을까? 엄청난 피해에도 담담하고 침착하게 상황에 대처한 일본과 달리 '일본 침몰'(중앙, 서울), '대재앙(조선 등)', 심지어 '떼죽음'(조선)과 같은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마구잡이로 사용한 국내 몇몇 미디어들의 행태에 네티즌들의 성토가 따갑다.

차분하고 침착하게 대응한 일본, 그리고 돋보인 '구글'

미국 CNN의 한 전문가는 이번 지진을 두고 "일본 국민은 정말로 미라클이다"라고 평했다. 다른 나라였다면 국가 전체가 전복될 수도 있을 거대한 재앙 앞에서도 그들은 침착했고, 재빠르게 대응했으며, 스스로의 노력으로 피해를 최소화 하고 있다. 물론, 일본이 지진에 늘 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일본의 시민의식은 높은 평을 받아야 마땅하다.

공중전화는 순식간에 무료로 개방됐고, 공공시설과 체육관은 대피소로 개방됐으며, 음료회사는 자판기를 개방해 누구라도 무료로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조치했다. 통신회사들은 요금 관련 징수 계획을 당연하다는 듯 뒤로 미뤘다. 지난 고베 지진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일부 상인들은 물건의 가격을 오히려 낮춰 판매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이를 두고 "누군가 엄청 좋아하는 단어를 빌리자면, 지금 일본 국민들이 바로 '국격'을 보여주고 있다"고도 평했다. 이 모든 일련의 조치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는 점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구글'의 대응은 '기업의 사회적 의무와 공헌'이라는 전통적 '정의'의 가치를 충족시키며 유난히 돋보였다.
 '구글'의 대응은 '기업의 사회적 의무와 공헌'이라는 전통적 '정의'의 가치를 충족시키며 유난히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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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혼란의 와중에 '구글'의 대응은 '기업의 사회적 의무와 공헌'이라는 전통적 '정의'의 가치를 충족시키며 유난히 돋보였다. 더불어 '트위터'의 맹활약도 되짚어 볼만한 부분이다.

구글은 지진이 발생하고 전력과 통신망이 두절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고작 몇 시간만에 'Person-Finder' 서비스를 오픈하고 피해자 지원에 나섰다. 이를 통해 자신의 이름이나 현재 상황, 위치, 연락처 등을 등록해 서로 안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한 것.

전세계 이용자들은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사람의 이름으로 검색할 수 있으며, 관련 뉴스도 확인할 수 있다. 비록 간단한 서비스지만, 온갖 자극적인 제목으로 도배된 국내 인터넷과는 분명 차별화되는 면이 있는 것이 사실. 온갖 자극적 뉴스로 도배된 국내 포털과 달리 구글은 '이슈의 선점'과 '기업의 사회적 공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양 손에 쥐었다.

'소통'을 우선시하는 트위터의 구조는 이런 자연재해 앞에 가장 빠르고 신속하게 소통하는 채널이 되어주었다.
 '소통'을 우선시하는 트위터의 구조는 이런 자연재해 앞에 가장 빠르고 신속하게 소통하는 채널이 되어주었다.
ⓒ 케이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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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새로운 대안으로 '트위터'의 활약도 돋보였다. 지진으로 인해 통신망이 두절되고, 통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3G/Wi-Fi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이용하며, 단절 시 OSPF 알고리즘으로 우회할 수 있는 SNS는 서로의 안부와 소식, 생사를 확인하는 더없이 요긴한 채널로 활용됐다. 무엇보다 '소통'을 우선시하는 트위터의 구조는 이런 자연재해 앞에 가장 빠르고 신속하게 소통하는 채널이 돼 주었다.

특히, 지진으로 인해 한일간 회선 사용량이 최대 91배까지 폭증한 상황에서 유선망의 연결이 어려워지자 국내에서 일본 내 지인의 안부를 확인하는 데에 SNS가 큰 역할을 해냈다.

지난 11일, 도쿄에서만 1분 동안 무려 1200개의 트윗이 생성되는 등 트위터의 활약은 그중 유난히 돋보였다. 또 구글의 'Person-Finder' 역시 트위터리안들의 적극적인 리트윗에 힘입어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유명 인사들의 호소와 지인의 안부를 묻는 글이 트위터리안들에 의해 적극적으로 리트윗되며, 먹통이었던 전화 회선과 달리 가장 요긴한 '소통'의 채널이 되어준 것이다. 결과적으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해도, 가슴 막막한 이재민들과 그들의 안위를 걱정할 지인들 사이의 유일한 연결 통로가 되어준 점은 비용으로도 감히 추산하지 못할 큰 가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웃나라의 재난이지만, 우리 이웃이기에 더욱 가슴 아픈 이번 지진. 일본을 거울 삼아 우리 국민은 어때야 하는지, 재난에 대처하는 정부의 자세는 어때야 하는지, 우리 기업은 어떤 '정의'를 가져야 하며, 언론은 어떤 자세를 견지해야 할지 등, 우리에겐 배울 점이 너무도 많다.

도울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제공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일본 국민들의 상처가 하루속히 아물기 바라며, 우리 역시 일본의 성숙한 대처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때이다.


태그:#일본, #일본대지진, #지진, #트위터,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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