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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동문화마을 전경
▲ 감천동문화마을 감천동문화마을 전경
ⓒ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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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부산 여행지 중 감천동 문화마을로 여행을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전쟁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온 근현대사의 흔적과 기록을 보고 싶어서일까?

그건 아니었다. 그럼? 감천동 문화마을보다 더 널리 알려진 감천동 태극마을이란 이름의 모태인 태극도의 흔적을 느껴보고 싶어서일까? 이것도 아니었다. 그 이유는 그저 우연히 본 사진 한 장에 끌려서였다.

부산여행지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사진 한 장. 옥상에 걸쳐 앉아있는 듯한 발이 미세히 보이며 발 아래로 보이는 파스텔 톤의 집들. 다양한 색채와 언덕에 층층이 지어진 집들로 이루어진 사진 속 풍경을 보는 순간 모니터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뇌리에 박힌 사진 단 한 장의 풍경을 찾아서 감천동 문화마을로 지난 1월 11일 여행을 떠났다.

감천동문화마을 옥상에서 본 풍경
 감천동문화마을 옥상에서 본 풍경
ⓒ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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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동문화마을
 감천동문화마을
ⓒ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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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으로 인해 시작한 여행이었기 때문일까? 감천동 문화마을을 여행하는 내내 사진
속 풍경을 찾았다. 어딜까? 어디서 담았을까? 층층이 구성되어 있는 형형색색의 집들을 발아래에 두고 찍을 수 있었던 장소가 어디였을까? 

감천동 문화마을의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을 걸으며 사진 한 장의 장소를 찾느라 온 정신이 쏠려 있었다. 사진 속 장소를 찾으며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 사이로 한발자국 한발자국 걸어 들어간다.

언덕 위에 만들어진 집들의 간격은 딱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듯 했다. 한사람이 다닐
수 있는 골목길 사이사이로 파스텔 톤의 집들이 있는 것이다. 발자국 소리가 집에서 쉬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한 사람의 삶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걷는 내내 마음은 무겁고 남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침입하는 듯한 기분으로
인해 일행들과의 여행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70~80년대 주택가 풍경이 이러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미로처럼 구불구불한 골목길, 그 골목길 사이로 아주 미세한 틈을 두고 있는 집들을 보자, 왜 감천동 문화마을이 근현대사의 흔적과 기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말하는지 절로 이해되었다. 앞집에 의해 뒷집이 가리지 않게 해 사람 간의 정이 살아 있는 마을, 옛날의 미덕이 건물 하나하나에도 남아있다는 것을 알고는 더 정겨운 마음으로 감천동 문화마을을 걷게 되었다. 단, 조용히.

감천동태극마을
 감천동태극마을
ⓒ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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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동태극마을 안내소
 감천동태극마을 안내소
ⓒ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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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동 문화마을을 걷다보니 파스텔 톤의 집들과 어울리는 작품들이 골목 구석구석 자리
잡고 있었다. '지붕 위에 알록달록 한 새가 있네?'라는 생각에 가까이 접근했다가 사람 얼굴을 한 새의 모습에 깜작 놀랐다. 알고 보니 전영진 작가의 '사람 그리고 새'란 작품이었다. 누구나 한번쯤 날고 싶다는 상상을 표현했다는 설명을 보고는 새가 되어 세계 어느 곳이든 가고픈 바람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인주 작가의 작품 '마주보다'는 마치 건물에 그려진 벽화가 감천동 문화마을의 골목길과 하나가 된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 신비로웠다.

사진 속 장소를 찾아 무턱대고 시작한 탓이었을까? 처음 안내를 받아 여행을 시작하는 장소인 '하늘마루'를 마지막에 방문한다. 하늘마루는 감천동 마을정보센터이며 전망대다. 하늘마루 전망대 뒤편에선 용두산을 포함한 부산항을 볼 수 있고, 앞편에선 형형색색의 감천동과 어우러진 감천항을 바라볼 수 있다.

이곳은 감천동 문화마을 프로젝트를 안내하고 관련 자료를 전시하는 곳이기도 하다. 지도에 있는 스탬프를 모아서 보여주면 자그마한 선물을 주기도 한다.

하늘마루를 끝으로 감천동 문화마을을 다 돌았지만 머릿속에 박혀있던 사진 장소는 찾을 수 없었다. 아쉬운 마음에 주차장으로 가는 내내 마을을 바라보며 걷는데 문득 눈에 익은 풍경이 들어온다. 혹시 이곳이 아닐까? 카메라를 올린 후 높은 담을 뛰어 올라 걸터앉은 후 사진기를 들었다.

앉고 보니 '이곳도 아니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감천동 문화마을로 발걸음을 이끈 사진과 가장 비슷한 분위기가 나는 곳이란 생각이 든다. 여행을 오게 한 사진과 비슷한 분위기의 사진을 찍은 후 차에 몸을 싣고 감천동 문화마을을 떠난다.

사진 단 한 장으로 인해 시작한 여행, 왠지 앞으로도 이런 여행을 자주 할 것 같다.

여기가 나를 이곳으로 이끈 사진 속 풍경과 가장 비슷했다.
 여기가 나를 이곳으로 이끈 사진 속 풍경과 가장 비슷했다.
ⓒ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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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스케치

[감천동 문화마을 여행즐기기]
하나. 하늘마루로 간다. 지도를 산 후 스탬프를 모아서 평생의 추억을 간직하는 사진을
받는다.
둘. 감천동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의 작품들을 구경한다.
셋. 미로같은 골목길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작품들을 찾아본다.

[감천동 문화마을 교통편]
지하철- 토성동역 6번 출구 부산대학병원 암센터 앞 마을버스 2, 2-1, 1-1번
       괴정역 6번 출구 괴정 4거리 뉴코아 아울렛 맞은편 마을버스 1번. 1-1번
택시 - 부산대학교병원 앞 승차 감정초등학교 하차 (기본요금)
자가용 이용 시 감정초등학교 공영주차장에 주차 후 감천동 문화마을여행

덧붙이는 글 | 블로그에 기재된 내용입니다.



태그:#부산여행, #감천동문화마을, #감천동태극마을, #문화마을, #태극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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