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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복지국가 논쟁이 한창이다. 무상급식 파문의 후폭풍이자, 향후 총선과 대선을 향한 정책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민주당이 무상복지 시리즈를 들고 나왔고 한나라당은 '세금폭탄론'으로 맞불을 놨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의원도 '한국형 복지' 행보를 시작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맞춤형 복지'를 주장하며 논쟁에 가세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정치권과 시민사회 진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복지 이슈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들어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말]
 김성환 노원구청장.
 김성환 노원구청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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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노원구청장의 집무실에 들어가니 한 켠에 놓여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캐리커처가 눈에 들어왔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에서만 4년 5개월을 일한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정책 참모였다. 그는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으로 일하면서 2006년 참여정부가 내놓은 '국가비전 2030'을 만드는 데도 일조했다.

하지만 비전 2030은 발표되자마자 보수, 진보 양쪽의 공격을 받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지출 비중을 203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수준인 21%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 보수 진영으로부터는 '세금폭탄론'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진보 진영으로부터는 '신자유주의 아류',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조롱을 받았다. 당시 집권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의 태도도 냉담했다. 결국 비전2030은 1100조 원에 이르는 재원 마련 대책이 없다는 비판 속에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불과 4년 후 상황은 반전됐다. 민주당이 '무상 복지' 정책을 내놓는가 하면 부유세 도입 주장까지 나오는 정치권에서 복지 확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비전2030의 핵심 내용이었던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등 사회투자국가 구상을 담은 복지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비전2030, 시대적 한계있어...전향적 보완필요"

지난 16일 노원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김성환 구청장은 "유명한 작가들의 유고작들이 뒤늦게 빛을 발하는 경우가 많다, 비전2030도 마찬가지"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도 비전2030으로 당장 승부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나라가 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설계도를 만드는 데 의미를 둔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시작된 복지 논쟁을 반겼다. 

그러면서도 '2006년 버전 비전2030'에 대해서는 반성적 성찰도 내놨다. 신자유주의가 위세를 떨치던 시절에 나온 만큼 시대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김 구청장은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과 성찰이 본격화됐지만 참여정부 시절만 해도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에 대해 대놓고 반박하기 쉽지 않았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경제 수준에 비해 뒤떨어진 복지를 하루빨리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사회·경제적 여건에 있어 어려움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전2030의 기본 정신과 방향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세부적 실천 계획은 보다 전향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통큰' 복지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참여정부의 복지정책에 대해 '과감하게 하지 못했다, (공무원들이) 예산을 가져오면 복지비를 올해까지는 30%, 내년까지는 40%, 내후년까지는 50% 올리라고 했어야 하는데 바보처럼 했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복지 재원 마련을 둘러싼 증세 논쟁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김 구청장은 "(비전2030을 만들면서) 사실 노 대통령 마음 속에는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비전2030이 증세 논쟁에 휘말려 본질이 왜곡되는 것을 굉장히 우려했다"며 "그래서 먼저 세출구조 개혁과 비과세 감면 축소 등을 통한 재원 마련을 먼저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인터뷰 말미에 "노원구청의 토목예산을 반으로 줄여 청소나 경비업무를 담당하던 78명을 직접 채용하고 기간제 근로자 127명도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다음은 김성환 구청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비전2030 근본 취재 전달 안돼 안타까웠다"

 김성환 노원구청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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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정부가 2006년 '비전2030'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실현 가능성 없는 '장밋빛 미래'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만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비전2030과 내용이 비슷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구상을 밝히고 민주당이 '무상 복지' 정책을 마련하는 등 분위기가 반전됐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비전2030을 두고도 지금과 같은 논쟁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했었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보수언론 쪽에서는 '세금폭탄론'으로 때리고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도 지지도가 낮았던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서면서 외면한 게 사실이다. 비전2030의 근본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사라져버려 안타까웠다.

하지만 유명한 작가들의 유고작들이 뒤늦게 빛을 발하는 경우가 많다. 비전2030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논의가 이어지지 못했지만 결국 비전2030의 핵심 가치들이 다시 논의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비전2030으로 당장 승부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나라가 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설계도를 만드는 데 의미를 뒀다."

-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비전2030 같은 장기 플랜을 집권 초반에 제시했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당시에도 좀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집권 초에는 카드대란이 심각했고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하는 등 경제사회적 위기들이 있었다. 첫해 이런 문제들을 수습하고 또 탄핵을 거치면서 늦어진 측면이 있다. 하지만 심각해져가는 사회적 양극화에 대해서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는 것은 집권 초반이냐 후반이냐를 따질 문제는 아니었다. 특히 복지뿐 아니라 기술혁신이나 사회적 자본 확충 등을 포괄한 국가전략 마련은 시기에 관계없이 꼭 해야 할 일이었다."

- 비전2030에 담으려고 했던 핵심 가치는 무엇이었나.
"비정규직 증가로 인한 노동시장 양극화, 그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 심화, 또 노 대통령이 항상 강조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던 대중소기업 간 상생 및 동반성장 등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 시스템으로는 안 된다는 판단이었다.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수적이었다. 당시에도 말로는 경제성장과 복지가 선순환 해야 한다고 했지만 지배적인 패러다임은 선(先)성장 후(後)복지였다. 경제성장률을 높이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그래야 복지가 가능하다는 인식이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경제투자와 사회투자를 분리하던 시대에서 양자가 융합되는 투자로 전환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 비전2030에 총 1100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지만 재원 마련 대책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막판에 재정 계획을 보고서에서 제외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사실 노 대통령의 마음 속에는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있었다. 처음부터 재정문제를 거론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비전2030이라는 국가 장기발전 전략이 바로 증세 논쟁에 휩싸일 게 뻔한 일이었다. 노 대통령은 비전2030이 증세 논쟁에 휘말려 본질이 왜곡되는 것을 굉장히 우려했다. 또 2010년까지는 세출구조의 개혁과 비과세감면 축소 등을 통해 복지에 투자할 여력이 충분히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먼저 증세 없는 재원 마련을 제시하고 증세는 추가재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가 되는 2011년 이후에 국민과 논의할 사항이라고 한 것이다. 앞으로도 세금을 늘릴 것인지, 국채를 발행할 것인지, 두 개를 결합할 것인지 선택권은 국민에게 있는 게 사실이다."

"한국사회의 모든 문제의 핵심은 비정규직문제...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필요"

- 비전2030이 실행됐더라면 증세가 필요하다는 2011년이 바로 올해다. 3+1 무상복지 시리즈를 내놓은 민주당 내에서도 증세 여부를 두고 논쟁이 일고 있는데.
"비전2030이 목표로 했던 2030년 스위스 수준의 복지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 단, 민주당이 내놓은 '3+1'은 증세 없이도 가능하다는 게 내 판단이다.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를 원래대로 환원하는 것만으로도 연간 20조 원 남짓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증세로 볼 것인지 복원으로 볼 것인지 논란은 있지만 이 정부 들어 19%까지 떨어진 조세부담률을 21%로 환원하는 것만으로도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이명박 정부가 누더기로 만든 종합부동산세가 부활된다면 또 추가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모든 문제의 핵심에는 비정규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하다. 원래 정규직 자리였는데 비용절감 차원에서 비정규직화한 것은 다시 환원해야 한다. 그러려면 기업들이 받을 충격을 완화하는 재정지원도 필요하고 또 고용보험 사각지대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덴마크나 네덜란드처럼 재취업을 위한 체계적 직업훈련 시스템도 필요하다.

이렇듯 한국사회 전반의 복지수준을 높여가기 위해서는 세금을 늘리든, 사회보험료를 올리든 국민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부유층과 대기업 등 경제적 강자가 더 많이 부담하게 할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안타까운 점은 우리 사회에는 미국의 워렌 버핏이나 빌 게이츠처럼 부자가 당연히 더 많이 내야한다고 주장하고, 제안하는 부자가 없다는 사실이다."

 김성환 노원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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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2030의 핵심은 사회투자국가론이었는데?
"유럽 국가들이 1940년부터 1970년대까지 복지국가 모델로 전진하다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물결을 만나면서 제3의 길로 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있었다. 당시 유럽 복지국가들의 반성은 모든 복지를 재정으로 때우는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실업 문제에 접근할 때 실업 수당을 많이 주는 게 효과적이냐, 직업 재훈련이 효과적이냐를 따져 봤을 때 후자가 더 낫다는 게 경험적으로 밝혀졌다. 직접 돈을 지원해 주는 것보다는 필요한 돌봄, 보육, 직업훈련 등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효율적이라는 게 우리보다 먼저 복지제도를 발전시켰던 유럽 국가들의 경험적 판단이었다. 뒤늦게 따라가는 우리가 유럽 복지국가들의 시행착오 전철을 우리가 똑같이 밟을 필요는 없지 않나."

"비전2030 시대적 한계... 신자유주의 대놓고 반박 못 했다"

- 하지만 민주노동당 등 진보진영에서는 '비전2030'에서 천명한 복지확대를 환영하면서도 시행의 전제조건으로 제시된 자유무역협정 체결,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등 방법론의 문제를 들어 '신자유주의 아류'라고 비판했는데.
"시대적 한계가 있었다고 본다. 2008년을 기점으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과 성찰이 본격화됐지만 참여정부 시절만 해도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에 대해 대놓고 반박하기 쉽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경제 수준에 비해 뒤떨어진 복지를 하루빨리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사회경제적 여건에 있어 어려움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사실 사회투자국가론은 복지를 낭비로 보는 당시 지배적 정서를 설득하기 위해 내세운 것이다. 복지와 경제 성장의 선순환, 복지도 지속가능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또 분명한 사실은 우리는 전반적인 복지 수준이 낮기 때문에 연금과 실업급여 등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의 복지와 사회서비스 공급을 동시에 늘려가야 한다는 점이다."

- 보수 쪽에서는 '복지과잉', '복지병' 우려를 들어 비판했다.
"실제 복지 수준이 높은 유럽 국가에서는 보수의 복지과잉에 따른 비효율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를 놓고 복지 과잉을 우려하는 것은 영양실조 걸린 사람에게 과체중이라고 하면서 살을 빼라고 하는 것과 같다. 민주당의 3+1은 복지국가라면 당연히 해야 할 기본이다. 여기에 사회서비스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지금 실업급여 지급되는 것을 보면 평균 6개월에 월 100만 원 정도다. 죽지는 말라는 수준 밖에 안 된다. 실업급여도 늘려야 하고 재취업 교육 서비스도 확대해야 한다. 유럽의 의료보험 보장성 수준이 80% 정도인데 우리는 지금 63%밖에 안 된다. 이걸 늘리자고 하는 데 다른 소리 하는 것은 하지 말자는 이야기다."

- 비전2030이 2011년 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하나, 보완해야 할 점은 없나.
"기본 정신과 방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부적 실천 계획은 보다 전향적일 필요가 있다. 당시 검토하지 못했던 2008년 발생한 신자유주의의 위기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 노 대통령도 생전에 '(공무원들이) 예산 가져오면, 복지비 올해까지는 30%, 내년까지 40%, 내후년까지 50% 올리라고 했어야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식하게 했어야 하는데 바보처럼 했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사실 양극화 해결, 동반성장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실제 예산 분배 구조를 바꾸거나 제도를 개혁하는 건 미흡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전향적으로 나서지 못했다는 후회도 있다. 참모로서도 죄송한 마음이 있다."

"박근혜 복지, 복지국가 방향 제시했다는 점은 긍정적"

 김성환 노원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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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을 지내면서 비전2030을 만든 김용익 서울대 교수는 박근혜 전 대표가 제시한 '한국형 복지'가 비전2030과 놀랍도록 똑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복지 구상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나.
"아직 구체적 내용이 나오지 않아 평가하기 이르다. 하지만 한국사회가 지향해야 할 복지국가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내놨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를 세운다) 공약에 대한 태도 변화가 없다면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고 정책도 공염불이 될 것이다."

- 지금의 복지논쟁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게 있다면?
"한국 사회에서 진보의 가장 큰 화두가 복지가 됐는데 세계적으로 보면 기후변화만큼 중요한 진보의 의제가 없다. 양극화 해결해야 하지만 지속가능한 성장 측면에서 '녹색 의제'를 복지와 같이 고민해야 한다. 진보가 복지와 녹색을 양손에 쥐고 전진해야 균형을 잡을 수 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에 반대하고 있는데 노원구의 사정은 어떤가.
"무상급식보다는 의무급식이라는 용어가 맞다. 그리고 한정된 예산에서 무상급식이 가장 급한 문제냐고 하는데 사실 우선순위를 따지자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 더 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의무급식은 한국 사회가 보편적 복지를 지향할 것인가 여전히 선별적 복지를 고수할 것인가를 가름하는 상징적 정책이다. 노원구가 전체 예산 4100억 원 중 세출 조정이 가능한 300억 원에서 29억 원을 따로 떼내 초등학교 4학년까지 의무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은 교육청과 지방자치 단체들이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중앙 정부에서 의무교육 대상인 중학생까지는 급식을 책임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의무급식이 전면적으로 실시되면 최대 수혜는 허물어져 가고 있는 농촌이 될 것이다. 농업 기반을 친환경 생산 중심으로 바꿔 살려낼 절호의 기회다. 이런 측면까지 고려하면 의무급식에 들어가는 예산은 결코 큰돈이 아니다."

- 행정 일선에서 복지 정책을 집행하는 구청장으로서 복지 행정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뭔가.
"중앙정부도 마찬가지고 지방정부의 재정구조가 지나치게 토목 중심인 게 사실이다. 4대강 사업은 물론 사회 인프라 투자라는 명목으로 도로 확장하는데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단위로 갈수록 교육이나 복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하는 데 들어가는 토목 예산을 줄여 복지를 늘려가야 한다. 비전2030의 핵심 중 하나도 토목예산, 경제 분야 예산을 교육 등 사회적 투자나 복지로 돌리는 게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중앙 정부도 중요하지만 지방 정부 차원의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노원구 토목예산 줄여 복지 확대, 비정규직 줄일 것"

- 노원구의 경우 어떤 변화를 추진 중인가.
"노원구의 경우 기초생활수급자 수도 서울에서 가장 많고 장애인 수도 가장 많다. 복지수요가 가장 많은 구다. 문제는 예산이다. 건설 분야 예산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교육과 복지에 재배분했다. 또 비정규직도 줄여 청소나 경비업무를 담당하던 78명을 직접 채용하고 기간제 근로자 127명도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 정치권에서 진행 중인 복지 논쟁에 대해 조언하고 싶은 게 있다면 말해달라.
"지금 한국사회의 복지 확대 필요성은 절박한 상황이다.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 보험만 해도 가장 많이 수혜를 받는 층은 공무원이나 대기업 노동자 등 정규직이다. 하지만 비정규직이나 사회적 약자들은 이런 안전망에서도 빠져 있다. 과거의 복지 모델을 업데이트만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틀 자체를 바꾸려는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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