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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2시 30분, 인천 부평아트센터 2층 커뮤니티홀 창안으로 따뜻한 햇살이 가득하다. 이내 출입문으로 연극배우 이윤애(29)씨가 웃으며 들어온다. 오후 8시가 공연이라 리허설 때문에 바쁜 시간에도 인터뷰를 허락하고 반가운 표정으로 맞아주니 더 미안해진다.

 

수원대 연극영화과 졸업, 2007년 미스코리아 인천 진(眞), 케이블 방송 <롤러코스터>의 상대 배우, 그리고 화제의 연극 <너와 함께라면>의 주연 배우(코이소 아유미 역)까지.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이윤애씨가 꿈꾸고자 했던 좋은 연기자로서 걸어온 길이 숨 가쁘다.

 

이씨는 인터뷰 내내 "좋은 연기자"라는 말을 되뇌었다. 그만큼 그에게 있어 지금의 연극배우라는 타이틀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가 됐다. 누구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하는 연기가 아닌, 나 자신과의 믿음을 져버리지 않기 위한 또 하나의 도전이자 노력의 과정이 '좋은 연기자'라는 이정표를 정해준 것이다.

 

명신여고를 졸업하고, 부평에서 나고 자란 과정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던 그는 이번 <너와 함께라면>의 부평아트센터 공연이 무엇보다도 큰 행운이자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라고 소감을 전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법

 

"당시 미스코리아 대회 이후 일부 언론의 비키니 복장 선정성 논란 때문에 본선 진출자들도 당혹스러워했어요. 하지만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우리 입장에서는 그것 또한 당당한 자신감의 표현이었거든요. 똑같은 복장을 획일적으로 입고 하다가 자유복을 입고 나와 약간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요. 가까운 지인들은 오히려 격려해주면서 호의를 보여 주셨어요."

 

그의 말처럼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인간관계에 있어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지만, 좋은 연기자로 꿈을 이루겠다는 길에는 결코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곱지 않은 시선과 편견, 오해를 견뎌내야 했으며, 배우로서의 가치관도 더 굳게 가져야만 했다.

 

하지만 현실은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이로 인해 그는 1년 동안 공백기를 보낸다.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 어쩌면 연기자로서 꿈을 포기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죽했으면 그가 읽은 책 제목도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였을까. 깊은 슬픔과 절망이었다. 하지만 그는 조금씩 처음 가졌던 연기자의 설렘을 되찾아갔다. 오직 무대 위에서 내 모든 것을 던져 관객들 앞에서 연기하는 모습만 그려나갔던 것이다.

 

"선입견을 극복하는 길은 오직 열심히 노력하는 길밖에는 없었어요. 하루 10시간 이상 대본을 수도 없이 읽어가며 연기에 대한 열정만을 쏟아 부었어요. 아직도 배울 게 많은 신인 연기자이지만, 조금씩 자신감도 생기더라고요. 그러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모든 사람들이 정말 고맙게 느껴졌어요. 연극 자체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듯이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배우게 되더라고요."     

 

무대에서 연기할 때가 가장 행복

 

이윤애씨는 지난해 10월 대학로 공연을 시작으로 이번 2월 11, 12일 부평아트센터 공연까지 연극 <너와 함께라면> 무대에서 혼신의 열정을 다하고 있다. 그는 여기에서 다양한 역할 을 소화하며 연기자로서의 기본을 다져가고 있다. 인생의 첫 작품이자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는 이번 연극은 그에게 있어 첫 사랑이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상대 배역을 하고 있는 송영창 선생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든든한 후원자가 생겼다고 느끼니 연기가 더욱 부드러워지더라고요. 또한 다양한 배역을 맡다보니 같은 무대지만 매번 새로 서는 기분도 들고요.(웃음)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하는 마음만 있다면 그 어떤 무대라도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배우 이윤애는 말한다.

 

"연극은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는 반려자요, 숙명처럼 다가온 업보"라고. "무대 위에서 철저하게 (관객들에게) 발가벗겨지더라도 그런 단점 하나하나도 기쁘게 받아들여야하는 천성 연기자의 피를 갖고 태어났다."

 

그는 마지막 질문, '배우 이윤애에게 행복이란 무엇이냐'에 이렇게 답했다.

 

"행복은 내 자신에게 희망을 갖는 것이죠. 남을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것. 좋아하는 일을 하며 한길 가는 것. 그로 인해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것. 꿈을 잃지 않는 좋은 연기자가 되는 것. 너무 많나요(웃음). 음, 바로 지금, 제가 서 있는 지금의 무대에서 관객과 눈을 맞추며 연기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 아닐까 싶어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윤애, #너와 함께라면, #미스코리아, #송영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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