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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복지국가 논쟁이 한창이다. 무상급식 파문의 후폭풍이자, 향후 총선과 대선을 향한 정책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민주당이 무상복지 시리즈를 들고 나왔고 한나라당은 '세금폭탄론'으로 맞불을 놨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의원도 '한국형 복지' 행보를 시작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맞춤형 복지'를 주장하며 논쟁에 가세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정치권과 시민사회 진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복지 이슈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들어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말]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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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사각지대를 많이 남겨두고서 무상시리즈 복지로 가자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다. 또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도 않으면서 야당의 주장을 포퓰리즘으로 치부한다면 한나라당이나 정부도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식의 공방이야말로 가장 멍청한 것이다."

'여당 속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은 민주당이 제시한 무상급식·무상의료 등 무상복지 시리즈에 대해  "포퓰리즘적인 면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포퓰리즘'이라는 말도 '약발'이 떨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정부와 여당이 야당의 정책에 대한 반박을 내놓으면서도 자신들의 복지확대정책을 제시해야지, 무조건 '틀렸다'고만 하면 야당의 포퓰리즘 복지정책이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여야에 대해 공히 '틀렸다'고 주장하는 셈.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김 의원의 주장은 여야가 가장 시급한 문제에 대해 눈감고 있다는 것이고, 그 '가장 시급한 문제'는 바로 고용보험의 사각지대가 너무 커 사회적 안전망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사실이다.

"'좀 더 내고 좀 더 받는' '적정부담-적정보장'으로 가야한다"

그는 고용보험 가입 대상자 1400만 명 중에 400만 명이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서 실업수당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이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이 사실은 고용보험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대안을 마련하기 전엔 섣불리 비판하지 않는' 행보를 보여온 김 의원이기에 대책도 있었다. 행정인턴·희망근로 등 일시적 일자리창출에 들어가는 예산 3조5000억 원 등을 아껴서 1조 원을 만들고, 이를 고용보험 미가입자 100만 명에 대한 4대보험료를 보조하는 데에 쓰면, 이들을 사회안전망 안으로 편입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우리나라의 복지지출이 확대돼야 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며 각종 수치를 제시했다. 국민소득 15000달러 시기의 각국 복지지출을 비교하면, 한국은 국민소득이 15000달러 선이었던 2005년도 GDP(국내총생산) 대비 복지지출이 6.9%에 그친 반면, 영국은 17.2%에 이르렀고 미국도 13.9%로 한국보다는 현격히 높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제는 복지체계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지에 대한 국민적인 합의가 형성돼야할 때"라며 "'저부담-저보장'인 한국사회의 복지는 '좀 더 내고 좀 더 받는' '적정부담-적정보장'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는 낮은 수준의 사회민주주의적 정책수요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성식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지금까지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해왔는데, 이번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복지 논쟁에서 김성식 의원의 위치는 어디인가.
"현재로선 여야 양쪽 모두에 대해 비판적인 문제제기를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정부 여당의 경우에는 신뢰할 만한 중·단기 복지 프로그램을 내놓지 못한 상태이고, 야당의 주장에 대해 또 다른 정치적인 논리로 받아치기만 하고 있는 상황이 답답하다. 현재의 논쟁을 새로운 국민적인 합의 과정으로 승화시킬 책임이 정부 여당에 있다.

야당의 경우엔, 복지수요의 증가라는 점을 포착한 건 잘했지만, 이런 복지수요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한건주의로, 올인 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너무나 논리가 취약해서 허물어지게 돼 있다. 정략적으로 접근하면 스스로 만든 조세폭탄의 함정에 빠질 우려가 있다. 지금 야당은 곁가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복지 사각지대'는 엄청나게 남겨두고 한건주의 무상시리즈 논쟁을 하는 것은 재정문제, 계속적인 사각지대의 문제, 복지부담에 있어서 미래 세대와 현재 세대, 과거 세대 간 비용부담 갈등을 일으킬까봐 걱정이다.

경제성장과 국가경쟁력에 대한 자기들의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은 점도 문제다. 이런 점들이 문제가 되니까 무상시리즈에서 힘이 빠지는 것이다. 야당 내 재정 전문가들이 재정건전성을 우려하고 나선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민주당은 김대중의 '생산적 복지'도 이해 못해"

- 민주당이 내놓은 복지는 무책임하다는 것인가.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같은 복지 프로그램으로 간다고 가정해도 늘어나는 노령인구 때문에 재정부담이 늘어나게 돼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무상시리즈는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재정건전성 측면이나 장기적인 비용추계의 정확성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또 일자리를 통한 소득의 증가와 생활의 안정이 가능해야 하는데, 그와 다르게 급여지원 방식에 입각한 복지의 틀이 중심이 됐을 때, 사회적 건강성 즉 사회 전체 구조에서 얼마나 많은 인구가 근로에 참여하는가라는 면에 대한 고려가 없다.

야당은 자신들이 수권정당이고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증세나 사회보험료가 추가 부담되는 것에 대해 분명히 해야 할 뿐 아니라 복지시스템을 현대화해서 궁극적으로 어떻게 복지를 키울 것인지에 대해 책임 있는 얘길 해야 하는데, 지금 민주당이 내놓은 무상시리즈는 매우 무책임한 방식의 접근이다. 현재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이 생산적 복지론을 내세우면서 복지 강화의 길을 제시한 이유와 고민조차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 김대중 대통령의 생산적 복지론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기초생활수급제도라는 획기적인 정책을 제시했다. 이 제도는 시행초기 노동능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엔 자활프로그램에 들어오도록 했고, 노동능력이 있음에도 일정기간 동안 취업하지 않으면 일정기간 뒤에 지원을 끊도록 했다. 결국 사회적 저항으로 유명무실해지긴 했지만, 핵심은 복지제도를 자립형으로 설계했다는 데 있다. 김대중 대통령 본인이 '생산적 복지'라는 말을 썼는데 이에는 '자립형'이라는 개념이 내재돼 있다. 저소득자를 임시로 보호하되 궁극적으론 자립을 유도한다는 것이었다."

"복지 확대 없이 욕만 하면 '약발' 안 먹혀"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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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은 '포퓰리즘은 안된다'며 반대하지만 뭔가 새로운 것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데.
"민주당의 무상시리즈에는 포퓰리즘적 요소가 분명히 있다. 이걸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하는 것과 별개로, 정부와 여당은 5년짜리이든 3년짜리이든 자신들의 복지프로그램의 확대를 위한 체계적인 정책발표와 실행을 해야 하고 대안을 갖고 야당과 생산적으로 경쟁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이 포퓰리즘이라고 욕만 하게 되면 맞는 말이라도 '약발'이 안 받게 돼 있다."

- 한나라당의 주장에는 '조세부담을 높이는 복지는 할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 같다. 이에 동의하는지.
"조세부담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당 내의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조세부담이나 국민부담률을 어느 정도 늘리면서도 복지를 늘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강한 감세론자가 있는 반면에 지나친 감세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고 추가 감세는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이명박 정부의 복지정책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는가.
"GDP(국내총생산) 대비 복지지출의 비중은 국민의 정부 4.5~5%, 참여정부에서 5~6%, 이명박 정부에서 7%로 복지 예산은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가장 최근 정부니까 당연히 복지 지출이 많이 증대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건강보험의 보장성 급여를 확대했고, 임신·출산 진료비를 지원하는 '고운맘 카드'도 2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올랐고, 전문계 고등학교는 등록금이 면제되게 했다. 참여정부 보육예산은 1조였는데 지금은 2조로 오르면서 보육기관에 아이를 보낼 때 돈을 안 내도 되는 대상이 10명 중 7명으로 확대됐다. 아동양육수당도 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가 차상위계층 24개월 미만 아동에서 36개월 미만 아동으로 확대됐다.

아동보육 부분은 비교적 책임있게 해왔고, 의료보장성도 많이 확대했지만 나머지 부분에 대해선 적극적인 정책이 없었다. 노동시장에 대해서도 비정규직을 위한 믿을 만한 정책이 뭐 하나 없었다. 그래서 정부·여당은 복지에 대해 전혀 신경을 안 쓰는 사람들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실제로는 복지지출이 확대됐음에도 그런 비판을 받게 됐다. 문제는 국민의 삶이 워낙 팍팍하고, 사각 지대가 많이 있지만 여기에 체계적으로 접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경제성장률은 회복됐지만 이 효과가 서민에게 미치지 못하니까 전체적인 복지는 향상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본다.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체계적인 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

- 이명박 정부의 경제운영기조를 뒷받침하는 것이 '파이를 키우면 트리클 다운(낙수효과)이 일어난다'는 이론이다. 이명박 정부 집권 3년차인 지난해 성장률이 6.1%였다. 한국에서 트리클 다운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는지.
"트리클 다운 효과가 약화됐다. 적극적인 소득분배정책, 공정거래 정책과 노동시장 정책과 복지 정책이 따라 가줘야 하는 상황인데, 왜 이런 것을 하지 않는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홀라당 탈취하고 '말 안 들어?'하면 하청에서 떼어내버리는 게 시장경제가 아니다. 공정성과 투명성이 상실된 위에서 운영되는 것은 시장경제라고 할 수가 없고 결국은 자유민주주의의 존립기반 갉아먹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낮은 수준의 사회민주주의적 처방들을 왜 못받아들이는지 모르겠다. 낮은 수준의 사회민주주의적 정책수요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진보를 자임하는 사람들은 유럽 선진국 복지체계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 없이 단편적으로 선진국에서 한 때 했던 모델들을 들고 나오지 말아야 한다. 유럽에서도 복지노선에 대한 수정이 필요했던 이유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고용보험 사각지대 400만... 1조면 100만 보장 가능"

- 그렇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살펴봐야할 복지 사각지대는 어디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실업수당과 제대로 된 직업훈련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총 취업자 2350만 명 중에 임금근로자는 1650만 명, 비임금근로자는 700만 명이다. 임금근로자 1650만 명 중에 공무원, 사립학교 교사, 군인 등 특수직역 연금을 받는 250만 명은 고용보험 대상자가 아니다. 이들을 빼면 1400만 명의 고용보험 가입 대상자 중에 현재 가입된 것이 1000만 명이니, 나머지 400만 명이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다. 우선 임금근로자 400만을 어떤 형태로든 점진적으로 사회보장 체계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그런데, 고용보험 가입률을 살펴보면, 고소득, 정규직, 대기업일수록 높다. 비정규직, 저임금, 영세한 사업장일수록 가입률은 현저히 떨어진다."

- 고용보험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얘긴가.
"그렇다. 정규직은 68%, 비정규직은 42%, 10인 이하 사업장은 20~30% 정도의 가입률을 보이고 있다. 소득수준으로 보자면, 소득수준을 3등분했을 때 가장 낮은 층의 가입률은 25% 정도이고, 이들은 1년 이내에 직장 잃는 비율이 70% 정도다. 놀라운 일 아닌가.

외환위기 이후 파견제·도급제의 확대 등 IMF의 여러 가지 노동시장유연화 처방을 따르면서 이로 인해 양산된 비정규직이 복지 사각지대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이 부분부터 해결해 들어가야 한다. 내가 재작년부터 이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해왔는데, 연간 약 1조 원을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100만 명에 보조해주면, 고용보험은 물론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까지 포함하는 4대 사회보험 체계로 편입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득이 부족해 보험료를 못내는 근로자 100만 명에게 4대보험료 50%를 국가가 보조해주는 식으로 할 수 있다. 나머지 300만 명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내지 않은 보험료를 일시에 탕감해주면서 재가입시키는 등의 가입유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 100만 명에 지원할 1조 원에 대해서도 재원조달 방편이 필요할 것 같은데.
"1조 원은 기존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면 충분히 조달 가능하다. 2011년도 예산에서 '일자리 창출' 명목의 예산이 9조5000억 원인데, 그 중에서 행정인턴, 희망근로,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예산 등 정부 각 부처마다 직접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3조 5천억 원이다. 2009년도 정부가 만든 신규일자리창출 예산 9700억 원 중 절반 가량이 불용됐다. 일시적인 일자리를 만들어서 일자리창출 통계만 늘리려고 하지 말고, 고용보험을 우선 과제로 설정하면, 비효율적으로 집행되는 예산부분을 줄여서 1조 원을 만드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고용보험으로 실업수당만 주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노동정책을 펴야 한다. 재취업을 위한 직업훈련도 제대로 하고 구직알선도 제대로 되게 해야 한다. 적극적인 노동시장정책이 작동하려면 고용보험 사각지대가 없어져서 실업수당의 혜택이 필요한 모두에게 돌아가게 해야 한다. 복지 사각지대를 많이 남겨두고선 무상시리즈 복지로 가자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다. 또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도 않으면서 야당의 주장을 포퓰리즘으로 치부한다면 한나라당이나 정부도 웃음거리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식의 공방이야 말로 가장 멍청한 것이다."

"한국은 저부담-저보장, 더 내고 더 보장받아야"

- 생산력과 연관되는 복지에민 집중하는 것 아닌가.
"이제는 복지체계에 대한 국민적인 합의가 형성돼야할 때라고 본다. 그동안 한국사회의 복지는 '저부담-저보장' 시스템으로 개인의 가족공동체 단편적인 국가재정시스템으로 메워왔다면 유럽의 사회민주주의는 '고부담-고보장' 시스템으로 가 있다. 우리나라의 GDP대비 복지 예산은 7% 정도인데, 유럽 주요국은 15%가 넘는다.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21%에서 2011년도 예산기준으로 19.3%로 떨어졌다. 세금 뿐 아니라 국민연금 등 각종 사회보험료 부담을 합한 국민부담률은 26.5%에서 2011년도 예산기준 25%대로 떨어졌다. 우리나라가 이런 정도인데,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나라는 OECD에서 스웨덴과 핀란드 딱 2개 국가 밖에 없다. 스웨덴은 조세부담률만 35%이고, 국민부담률은 48~50%다. 고부담-고보장 시리즈로 가느냐, 저부담-저보장 시리즈로 가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기준을 정하자는 것이다. 내 의견은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과 국민부담률은 너무 낮아서 지금보다 좀 더 내고 좀 더 받는, '적정부담-적정보장'으로 가자는 것이다.

GDP대비 복지지출이 확대돼야 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국민소득 15000달러 시기의 GDP대비 복지지출의 비중을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2005년도에 국민소득 15000달러였고 이때 GDP대비 복지지출이 6.9%였다. 영국은 1989년도에 15000달러에 17.2%였고, 미국은 1983년도 15000달러에 13.9%였다. 우리나라는 이제 국민소득 20000달러 시대에 왔으니 복지지출이 늘어나야 한다는 논의가 있지만, 그 이전 단계에서부터 복지지출이 현저히 적었던 나라다. 이것은 예산에서 국방비가 차지하는 부분이 크고, SOC에 대해 큰 지출이 있었던 요인도 있고 교육관련 예산이 많이 늘어난 요인이 있었다. 그러나 국민소득 20000달러 시대를 맞아 복지지출이 확대돼야 하는 건 부인할 수 없다." 

- 한국은 어떤 복지를 지향해야 할까. 유럽식일까 미국식일까.
"진보세력은 우리나라 경제의 국제 경쟁력 강화 쪽으로는 매우 소홀하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글로벌 경제에 편입된 상황에서 일국 중심의 경제 구조를 할 수 없다면 국제경쟁력 강화에 대한 고민은 필수다. 보수 쪽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효율화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잘 알지만, 사회적 안전망 없이는 사회적 저항 때문에 효율성 강화 조치가 먹히지 않는다는 명료한 사실을 보려 하지 않는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생활 위험에서 국민을 지켜주고, 희망을 잃지 않도록 기회의 사다리를 많이 놓아주는 사회적 안전망의 강화는 경제의 효율화를 위해서라도 중요하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일각에선 유럽 선진국들이 과도한 복지 때문에 재정위기를 겪었다는 주장을 하는데, 그랬던 나라도 있지만,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독일은 그렇지 않다. 상당히 많은 복지 제도가 있지만 이들 나라는 재정 위기를 겪지 않았다. 그러나 복지수준이 향상되면서 경제활력을 잃은 건 사실이다. 그래서 80년대 말부터 현금을 지원해주는 복지에서 일자리와 연계한 복지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예를 들어 무작정 실업급여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구직 알선을 3번 해줬는데, 해당자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실업급여 지원을 끊는 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한나라당, 복지 확대 프로그램에 대한 비전 내놔야"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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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대표의 사회보장법 개정 공청회 내용을 살펴봤는지.
"기본 방향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복지의 예방적 성격을 강조한 것도 의미 있다고 보고 지속가능성과 자립형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공청회 내용은 기본법에 대한 것일 뿐이어서 세부적인 단계별 복지 프로그램을 내놔야 한다고 생각한다."

-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복지라는 화두는 얼마나 영향을 미치게 될까.
"총선과 대선 국면으로 가면서 야당에서 제기한 무상복지 시리즈가 건강한 논쟁으로 발전하게 되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건강한 논쟁이 되느냐에 대한 기본 책임은 정부와 여당에 있다.

한나라당에서 개헌 의총만큼 절실한 게 앞으로 3~5년 간에 걸쳐 복지 프로그램을 어떻게 확대하고 세출과 조세를 개혁해 내느냐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것이다. 또 국가적 과제인 저출산 고령화와 과도한 교육비용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도 답을 내놔야 한다. 그래서 우리 경제가 주저앉지 않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남성 유급 육아휴직으로 저출산 해결해야"

- 김 의원은 최근 남성 노동자에게 30일의 유급 육아휴직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남녀고용평등법 및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저출산 대책과 관련된 복지서비스는 복지영역에만 속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복지이기도 하지만 미래성장동력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이 법안은 저출산문제 해소를 위한 사회문화적 기반 형성과 연관돼 있다. 많은 직장여성들이 생후 1년 미만의 영아들을 키우다가 뻗어버린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두는 여성들 중 71%가 1년 미만의 아기를 키우다가 그만두는 것으로 나왔다. 스웨덴과 프랑스가 보육지원을 대폭 강화한 시점에도 출산률이 1.5명을 못 넘었다. 스웨덴은 80년 중반에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한 달짜리 남성 유급 육아휴가 제도를 도입하고 나서 출산율이 1.8명까지 늘었다. 남자에게도 육아를 위해 한 달 휴가를 주니 공동육아의 기반이 잡혔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남자도 1개월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면, '같은 값이면 남자를 쓰지'하는 생각이 완화되지 않겠나.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 여성이 출산휴가 3개월을 쓰면, 남성이 의무적으로 1달 동안 육아휴직을 해야한다는 내용인가.
"그렇다. 육아휴직 기간의 급여는 고용보험에서 135만 원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나머지는 기업주가 부담한다. 예를 들어 월급이 200만 원인 남성이라면 고용보험이 135만 원 부담하고 나머지 65만 원은 기업주가 부담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출산율이 올라가고 장기적으로 노동력 확보가 쉬워지면 기업주의 입장에선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가진다. 국가와 기업과 노동자가 모두 윈윈하는 것이다.

내가 미리 예산을 짜보니, 국가가 1년에 1100억 정도를 지원하면 이 제도를 실시할 수 있다. 남성 유급 육아휴직제를 도입할 수 있다면 저출산 해결 속도는 굉장히 빠르게 할 수 있다. 내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는 사람들도 여성이나 남성이나 모두가 이 제도가 답이라고 한다. 지금도 남성은 한달 여성은 1년 무급으로 육아휴직을 할 수 있지만 회사에 눈치가 보여서 쓰기가 힘들다고 하소연 한다."

"예산, 회전문 인사 밀어부친 뒤에 개헌논의하자?"

- 이재오 특임장관을 필두로 한 여당 내 친이계가 추진하고 있는 개헌은 필요한가. 지금 해야 하는가.
"나는 '87년 체제'의 업그레이드라는 측면에서, 5년 단임제의 폐해가 많아 개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지금의 대통령제는 청와대와 정부의 권한이 국회보다 현격히 세기 때문에 이미 그 안에 정치 파행을 내장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개헌이란 것은 고도의 정치 과정이고, 국회 에서의 여야 합의와 국민적인 합의를 필요로 하는 것이고 이게 없으면 실행이 안된다. 개헌을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차원에서 추진하려고 했으면, 제일 먼저 했어야 하는 게 정치의 복원이었다. 그러나 바로 얼마 전 연말 예산국회에서는 여야 합의가 쉽지 않고 강행처리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해도 끝까지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했어야 한다. 거기다 청와대는 회전문인사로 또 한번 밀어부쳤다. 또 당 내 진정한 의미의 '계파정치 탈피' 노력도 없었다. 정치를 복원하는 방향으로 국정이나 당 운영의 기본 방향을 잡지 않은 상태에서 개헌문제를 꺼내 그 실효성이 의심받는 상태에서 추진하는 건 특정 계파를 단합시키고 이슈를 한번 만들어보는 것 그 이상으로 간주되기 어렵고, 당연히 그 순수성을 의심받게 된다.

제대로 된 개헌 논의를 하고싶은 입장에서는 이렇게 논의 자체를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것이 더 탐탁치 않다. 또 지금 물가상승이니 구제역이니 현안이 잔뜩 복잡한 상황에서 국민들이 이런 상황을 보면 몸이 아픈데 다른 데를 만지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

- 당초 25일로 잡혀있던 개헌 관련 의원총회가 설 이후로 늦춰진 것은 어떤 이유라고 보는가.
"일단 늦춰진 건 다행인데, 어떤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지금 상태로선 18대 국회에서의 개헌은 어렵다. '풍파는 높고 배는 못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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