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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사용자들에게는 즐겁고, 또 짜릿한 경험이 이어진 지 이틀이 지났다. 새로운 아이폰용 mVoIP 서비스인 무료통화 앱 'Viber'가 등장하며, 그동안 이 방식의 무료통화 서비스가 가져왔던 단점들을 일거에 해소시켰기 때문.

 

(* mVoIP - Mobile Voice over Internet Protocol. 모바일 인터넷 전화)

 

물론 Viber가 완벽하다 할 만한 수준의 어플리케이션이라 보기엔 어려움이 많다. 특정 국번의 사용자들에게는 액세스코드가 전송되지 않는가 하면, 자신의 번호 입력 시 하이픈을 넣느냐 마느냐에 따라 Viber를 설치한 연락처의 다른 사용자 목록이 달라지는 등 개선의 부분이 많이 발견된 것이 사실.

 

그럼에도 사용자들이 이 새로운 어플에 열광한 이유는 무엇보다 ▲간편함 ▲Wi-Fi/3G를 넘나드는 통화 ▲기존의 어플이 요구하던 불필요한 개인정보 제공의 생략 ▲어플을 계속 실행하지 않아도 푸시 기능을 통해 언제든 전화를 받을 수 있는 편리함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엔 치명타 될 수도

 

문제는 mVoIP 방식의 무료전화가 확산될수록 기존 3G망을 통해 통화를 제공하는 통신업체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정작 망 구축을 위해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이를 이용하는 통화의 수익은 고스란히 mVoIP 업체가 가로챌 수 있기 때문.

 

Viber의 출연으로 인터넷이 술렁였고, 아이폰을 국내에 공급하는 KT에는 6일 사용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문제는 SK텔레콤과 KT 모두 3G망을 통한 데이터의 무제한 사용이 가능한 요금제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mVoIP 방식의 통화가 바로 이런 인터넷 데이터를 이용한다는 데서 사용자와 통신사 간 해석이 서로 다르다는 것.

 

사용자들은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라면 의당 이에 해당하는 mVoIP에 별도의 제약을 두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 반면, 통신사측은 막대한 망 설비 비용에 대해 편익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이를 무제한 허용하면 결과적으로 서비스의 질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사용자들의 주장이 모두 맞다고 할 수도, 그렇다고 통신사의 주장이 옳다고 하기에도 어려운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트렌드의 변화 속에 기존의 통신 방식을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들이 생겨나며, 이렇듯 틀에 박힌 기존의 잣대로는 가늠할 수 없는 영역이 만들어져 버린 것이다.

 

결론은 mVoIP의 제한?

 

Viber로 촉발된 mVoIP의 급격한 대두는 그러나, 현재 수면 아래 가라앉은 상태로 보아야 한다. 통신사로서는 3G망을 통해 이동하는 데이터의 흐름 중 어떤 것이 mVoIP를 이용하는 통화인지를 명확히 구분해야 하고, 이 때문에 현재 거의 모든 요금에서 이를 제한하고 있지 않기 때문. 하지만, 패턴분석이 끝나는 어느 시점에서는 기존 요금제 사용 고객 중 일부는 분명 이로 인한 mVoIP 방식의 통화가 막힐 소지가 다분하다.

KT와 SK텔레콤은 현재 월 5만5천 원 이상을 납부하는 요금제에 대해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 요금제 이하에서는 mVoIP를 원천적으로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5만5천 원을 납부하는 요금제에서도 mVoIP 만큼은 무제한으로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

 

현재 SK텔레콤은 올인원55 요금제에 대해 200MB의 mVoIP를 허용하고 있으며, 6일 이 서비스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한 KT는 동일하게 5만5천 원을 납부하는 i-밸류 요금제에 대해 월 750MB의 mVoIP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술적으로 KT의 정책이 소비자들에게 조금은 더 넉넉한 용량을 제공하는 셈이다.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에도 탑재될 텐데?

 

Viber는 기존에도 존재했던 mVoIP 클라이언트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 다만 좀 더 간편해졌고, 사용자들이 꼭 필요로 했던 부분들을 채워준 덕분에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어플리케이션일 뿐이며, 사용자들이 능동적으로 이를 선택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기도 하다.

 

하지만, 구글이 새로이 공개한 넥서스S가 또 한번 mVoIP에 관련된 후폭풍을 몰고올 기세다. 구글은 바로 어제, 새로운 안드로이드OS인 진저브레드를 탑재한 넥서스S를 발표했다. 안드로이드 2.3 버전인 진저브레드는 프로요에서 개선된 성능을 바탕으로 부가기능을 추가하고, 더욱 편리한 UI로 통합 작업을 거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넥서스S는 구글과 삼성이 손잡고 함께 만들어낸 제품. 전반적인 사양은 갤럭시 S의 그것과 대동소이하다. 오는 16일이면 미국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보여, 조만간 한국 시장에서도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안드로이드폰의 시작을 알렸던 넥서스1 역시 넥서스S의 발표와 동시에 새로운 안드로이드OS인 진저브레드로 업데이트를 시작했다. OTA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이번 업데이트는 사용자가 별도의 펌웨어를 다운로드 받거나, 서비스센터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자동으로 새 OS로 업데이트 된다.

 

문제는 구글이 새로이 선보인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에 mVoIP 기능이 기본 탑재된다는 데 있다. 그동안은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되던 서비스임에 통신사들이 제약을 가할 수 있었지만, 이제 자신들이 공급하는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기능을 온전히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용자들의 원성을 들을 수도 있게 된 것. 물론 아직 넥서스S가 SK텔레콤과 KT, 어느 통신사에서 출시될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말이다.

 

통신사들의 눈치보기도 이제부터 시작?

 

새로운 안드로이드폰에 기본 탑재될 mVoIP. 이제 통신사들은 이를 막을 수도, 그렇다고 전면 개방할 수도 없는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이를 막자니 사용자들의 원성이 눈에 보이고, 그렇다고 개방하자니 가장 중요한 수익모델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 어쩌면 통신사들은 이같은 문제의 방지를 위해 단말기 출시 이전에 제조사와의 협의로 mVoIP 서비스를 제거하려 시도할지도 모를 일이고 말이다.

 

mVoIP 서비스와 관련해 SK텔레콤 담당자는 "이미 올인원55 요금제에서 200MB를 제공하고 있고, 이는 시간으로 환산하면 1000분에 해당하는 수치로, 사용에 부족함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미 충분한 용량을 제공하는 만큼 아직까지 이를 수정한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 없다"고 밝혔다. 반대로 mVoIP를 제공하지 않는 5만5000원 이하의 요금제에서는 앞으로도 이를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KT 역시 매한가지. SK텔레콤보다 더 많은 750MB의 용량을 제공하는 KT의 담당자 역시 "아직까지 이에 대한 추가적인 정책의 수정은 예정에 없는 일이며, i-밸류 이하의 요금제에 대해 mVoIP를 차단하는 정책 역시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 밝혔다.

 

트렌드가 변화하면 기업도 이에 맞추어야 한다. 기존의 수익모델과 정책으로 제어할 수 없는 새로운 흐름이 대두된다면, 이에 대해 어떤 새로운 정책을 내놓아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현재 국내 양대 통신사의 mVoIP 관련 정책은 단지 고객들에게 큰 원성 없이 적당히 이를 제한하는 방식, 기존의 요금제를 최대한 활용하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에 머물러있다. 어쩌면 답답한 통신사들의 이런 행보와 달리, Viber의 등장으로 촉발된 mVoIP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이 넥서스 S를 기점으로 폭발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시대가 급변하고 있고, 새로운 트렌드가 급부상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만큼이나 소비자 역시 똑똑해진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기존의 틀에 새로운 흐름을 어떻게 맞추어갈 것인지가 아니라, 새로운 흐름에 적용할 새로운 발상과 정책이 더욱 심도있게 논의되어야 할 때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케이벤치에서 제공합니다.


태그:#MVOIP, #KT, #넥서스S, #VIBER,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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