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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4일 오후 6시 45분]

건기연, '4대강 양심선언' 김이태 사직권고 의혹 전면 부인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가 대운하'라고 양심선언한 김이태 연구원(자료 사진)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가 대운하'라고 양심선언한 김이태 연구원(자료 사진)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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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양심선언'을 한 김이태 연구원에게 사직을 권고하고, 양심선언을 부정하는 내용의 해명서를 작성해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올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김 연구원에 대해 '정직 3개월'이란 중징계를 내렸던 조용주 원장은 14일 열린 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처음 듣는 얘기"라며 "사실이라면 극히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자신과 이번 일은 관계없단 주장이었다.

조 원장은 또 차별승진 및 무차별 징계 등을 통해 노조를 와해시켰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노조 쪽에서 하는 주장이지 저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사실이 아닌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린 셈.

이에 노영민 민주당 의원이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유선으로 확인한 결과, 노조가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고 지적하자, 유 원장은 "최종결과가…"라고 말을 흐린 뒤 "납득하기 어렵다, 중앙노동위원회에 다시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창일 "학문하신 분이 왜 이렇게 치졸... 자체 감사해서 대책 보고"

"4대강 사업 지원업무와 관련해, 김 연구원이 방해가 될 수 있고 실원들이 불편해한다"며 권고사직 등을 요구한 '당사자'로 알려진 김아무개 실장도 "단순히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즉, 지난 6월 면담 당시 김 연구원에게 그와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은 있지만 노골적인 사직 요구는 아니었단 해명이었다.

그는 '4대강 양심선언' 해명서를 포털사이트에 올릴 것을 요구했단 의혹에 대해서도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또 이와 관련해 "조용주 원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며 조 원장을 비호했다.

이에 강창일 의원이 "학문하신 분이 왜 이렇게 치졸한가"라며 "김이태 연구원을 자꾸 못살게 굴고 (건기연을) 떠나게 할 거냐"고 질책하자, 그는 다시 한 번 "그렇지 않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강 의원은 "계속 거짓말을 하면 지경위원 명의로 감사를 청구하는 수밖에 없다"며 "조 원장은 자체 감사를 하고 국감이 끝나기 전에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조 원장은 "그렇게 하겠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1신: 14일 오후 2시 55분]
'4대강 양심선언' 김이태 해고 위기, 치졸한 복수극?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이 '4대강 양심선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김이태 연구원에게 노골적인 사직을 요구하고, 그를 옹호한 노조를 집요하게 괴롭혀 사실상 와해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김 연구원에게 외부 접촉 상황을 보고하도록 하는 등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 부당한 인권 침해를 계속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 연구원은 지난 2008년 5월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 '대운하에 참여하는 연구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건기연이 국토해양부로부터 연구용역 의뢰를 받은) 한반도 물길 잇기 및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는 운하 계획"이라고 폭로한 바 있다.

'국감 증언'까지 막고 나선 건기연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14일 "건기연은 김 연구원의 양심선언 이후 김 연구원에게 외부 접촉 상황을 보고하게 하고 심지어 사퇴를 강요했다"며 김 연구원이 작성한 이메일 두 건을 공개했다.

지난 12일 작성된 이메일은 김 연구원이 건기연의 건설환경연구실장 김아무개씨에게 외부 접촉 상황에 대해 보고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김 연구원은 이메일에서 "김 실장님께서 문서로 보고하라고 해서 보내는 문건입니다, 외부 접촉 상황을 보고하시라 하여서 문서로 보고합니다"라며 상세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김 연구원의 설명 중 국정감사와 관련, 국회 각 상임위와 접촉한 내용이 있어 주목된다. 다음의 설명을 볼 때 건기연이 김 연구원에게 국정감사에서 증언 및 자료 제출 등에 협조하지 말 것을 요구한 정황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몇 번의 전화통화가 있었고 9월 2일 대화역 ○○○ 찻집에서 만나 증인 확인 및 증인 거부 요청을 했고 증인 거부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국토해양위 11일 감사건)"

"지경위 관련(14일) 여러 차례 통화하여 최소화시켰습니다. 제 개인 연구실적도 언급 안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연구원 열린광장에 올린 사항입니다."

"지경위(14일) 강창희 의원(강창일 의원의 오타) 06년도부터 10년 현재까지의 연구실적을 기조실을 통해 요청 받았습니다."

"환노위 22일 연락은 왔으나 구체적으로 언급한 내용과 접근도 없었습니다."

이와 함께 김 연구원은 '4대강 양심선언' 관련 경찰 수사 협조 내용도 김 실장에게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메일에서 "9월 초 일산경찰서에서 참고인 출석을 요구해 응했다"며 "증언 내용은 한반도 물길 잇기 및 5대강 개발사업은 대운하라는 말을 하게 된 경위와 김이태 인사위원회 출석 건 관련 상세 내용의 설명이었다"고 밝혔다.

건기연 "아고라에 해명글 올려라" ... 김이태 "사직 않고 파면 당하겠다"

김 연구원이 지난 6월 작성한 다른 이메일에는 건기연이 김 연구원에게 권고사직 또는 4대강 양심선언이 잘못된 것이라는 해명서 작성도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메일에 따르면, 김 실장은 지난 6월 1일 면담에서 "국토해양부의 4대강 사업 지원 업무와 관련하여 김 연구원이 방해가 될 수 있고 실원들이 불편해 한다"는 취지하에 김 연구원에게 이직(권고사직)을 권유했다.

또 "이직을 하지 않으려면 소위 '대운하 양심선언'이 김 연구원의 잘못된 생각에서 나온 판단이라고 해명서를 작성해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 게재하라"고 요구했다. 

김 연구원은 이를 수긍할 수 없다고 밝히고 건설환경연구실이 아닌 본부 소속 등 소관부서 소속 변경 신청을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 "김 실장이 요구한 본부장 면담을 신청했는데 본부장이 계속 출장이라 면담을 못하고 있다"면서 "권유하신 대로 건기연을 그만두는 것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으나 제 상황이 넉넉지 않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건기연의 압력에 "현재로서는 사직에 대해서는 항상 강조하시는 DDR제도든 뭐든 정당한 파면 사유가 발생하면 인사위원회 등 원규의 절차를 거쳐 사직이 아닌 파면을 당하는 경우를 선택하겠다"고 맞섰다.

양심선언 이후 연구과제에서 배제, 해고 위기에 몰린 '내부고발자'

2008년 당시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선 "대운하 양심선언 김이태 박사님을 지킵시다"라는 제목의 청원운동이 벌어졌다.
 2008년 당시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선 "대운하 양심선언 김이태 박사님을 지킵시다"라는 제목의 청원운동이 벌어졌다.
ⓒ 인터넷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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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강창일 의원은 "권고사직 또는 해명서 작성에 대한 지시는 실장 개인이 책임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원장과 같은 윗선의 지시에 의한 것일 수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또 "김 연구원이 최근 2년 동안 수행한 연구 건수는 단 2건"이라며 "건기연이 김 연구원에게 낮은 인사평가를 매겨 해고하려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건기연 노조가 정리한 2005~2010년 김 연구원의 연구과제 수행현황에 따르면, 그의 업무실적은 2008년 '대운하 양심선언' 이후 현저히 떨어졌다. 정부 연구 사업은 전혀 수주하지 못했고 팀원으로 참여하는 연구과제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등 사실상 건기연 내 '왕따'가 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김 연구원은 인사평가에서 2년 연속 최하위 등급 평가를 받았다. 건기연의 인사관리규정에 따르면, 연구원이 최하위 등급을 3회 이상을 받을 경우 재계약이 거부될 수 있다. 

강 의원은 이에 대해 "조직 차원에서 김 연구원을 왕따시켜 인사평가 최하등급을 맞게 해 결국 재계약을 거부하려는 것 아니냐"며 "이번 일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조용주 건기연 원장은 물론 관계자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용주 원장, '김이태 징계' 막았던 노조도 보복성 징계"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가 대운하'라고 양심선언한 김이태 연구원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지난 2008년 12월 23일 공공연구노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지부 조합원 등이 징계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회의장 입구를 원천봉쇄하자 인사위원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가 대운하'라고 양심선언한 김이태 연구원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지난 2008년 12월 23일 공공연구노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지부 조합원 등이 징계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회의장 입구를 원천봉쇄하자 인사위원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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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연은 또 김 연구원 징계를 반대하던 노동조합에 보복성 징계를 하고, 인사 등에서 각종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조합원을 탈퇴시키는 등 노조 와해를 시도한  정황도 확인됐다.

국회 지경위 소속 김재균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산업연구회 소속 연구기관 전체 13개 기관의 소송 현황 가운데, 건기연의 소송현황이 전체 소송의 60%(11건)에 육박한다"며 "모두 조용주 원장이 취임한 이후 발생한 소송이고 이 중 노조원과 연관된 소송이 8건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노동조합원과 관련된 8건은 '부당해고구제'·'전직명령효력정지 가처분'·'전보명령효력부인'·'근로자지위보전가처분' 등으로 모두 해고·전직·전보 등 인사명령과 관련된 것들이다.

김 의원은 "건기연 노조는 1989년 4월 설립 이래 1993년, 1996년 파업 외에 단 한 차례의 노사분규가 없던 곳"이라며 "조 원장이 파업을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조차 한 적 없는 노조를 강성노조로 분류하고 대응한 결과 노조 관련 소송이 대폭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건기연이 노조와 연관된 소송 중 5건에 2억800만 원을 소송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며 "이번 소송비용은 순전히 노조와 소통하는 데 실패하고 강성노조 운운하는 원장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또 "조 원장이 노조원인 경우 승진을 누락시키고 노조를 탈퇴할 경우 승진시키는 방식으로 노조원들을 회유하고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건기연에서 승진대상자는 현직급 3년 이상 근속자에 한한다. 그러나 김 의원이 공개한 '연구위원 승진현황'에 따르면 승진서열 순위 17명 가운데 노조에서 탈퇴한 5명만 승진했고 나머지 조합원들은 단 한 명도 승진하지 못했다.

김 의원은 "지난 5월 1일 수석연구원 승진현황을 보더라도 똑같은 현상이 보였다"며 "명백하게 승진을 구실로 노조를 무력화하고 해체하기 위한 원장의 파렴치한 술책"이라고 질타했다. 


태그:#4대강, #양심선언, #김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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