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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집 없는 부자로 살자〉
▲ 책겉그림 〈대한민국에서 집 없는 부자로 살자〉
ⓒ 이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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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마천동에 SH공사가 짓는 아파트가 들어선다. 2개 단지를 거의 다 지었고, 내년 2~3월이 입주예정이다. 분양과 임대와 전세, 세 가지로 나눠 공급한다. 중간에 해당되는 25평 전세가 1억 정도 한다. 45평은 2억 미만이다. 20평 임대는 평균 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한다. 헌데 45평 분양 값은 6억이라 한다. 서민들에겐 엄청난 가격이다.

언제까지 아파트 값이 그렇게 비쌀까? 정말로 부동산은 불패를 모르는 것일까? 아파트 값은 정말로 거품이 없는 것일까? 현 정부의 경기지표는 여전히 좋아질 것이라 예측하고 있고, 주식시장도 연일 치솟고 있다. 덩달아서 부동산 전셋가도 나날이 솟구치고 있다. 헌데 아파트 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사람이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박홍균의 <대한민국에서 집 없는 부자로 살자>(박홍균, 이비락)에서는 향후 10년 뒤부터는 아파트 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것은 여론조사를 도입한 것도 아니고, 경제지표를 근거로 한 것도 아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수요와 공급의 원칙을 통계로 보여주고 있다. 인구감소 대비 부동산 수를 정확하게 예측한 것이다. 그만큼 믿을 만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는 앞으로 10년 동안은 부동산 불패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유가 뭘까? 7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아파트 바람이 그 중심에 있는 이유란다. 그 당시 아파트 개발도 서민들을 겨냥했는데, 급작스런 경제도약과 함께 대부분의 아파트가 중대형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하여 지금까지 아파트 값에 거품을 불어 넣는 것도 모두 중대형 아파트에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1980년대 말 아파트 값은 폭등했다고 한다. 그 원인은 베이비붐 세대의 급증에 있었다는 것이다. 헌데 2000년대 초중반에는 아파트 값이 폭등했다고 한다. 그 원인은 IMF로 건설사들이 부도가 나서 집을 짓지 않았고, 그만큼 공급이 부족한 이유였단다. 헌데 2008년부터는 중대형 아파트 값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40대 후반이 되면서 1인 2가구는 늘고, 1인 3, 4가구는 줄어든 게 그 까닭이라 한다.

그렇다면 10년 뒤엔 아파트 값이 정말로 떨어질까? 그는 무엇보다도 우리가 일본의 흐름을 뒤쫓고 있는데서 그 사실을 예측할 수 있단다. 일본은 1991년부터 2005년까지 14년 동안 도쿄의 집값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지금 그 전철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10년 뒤부터는 집값이 반 값 이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 2008년 말부터 지방의 미분양은 16만 가구에 달했다고 한다. 헌데 실질적인 미분양은 20만 가구를 넘어섰다고 한다. 그것이 머잖아 수도권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물론 그에 반기를 드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10년째 서울의 자연인구는 경기의 신도시로 빠져나가고 있고,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젊은이들도 연간 5만 명이 채 안 된다. 대학교도 지방으로 이전하는 추세라, 수도권도 그 흐름을 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현재 50대가 10억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다면 10년 뒤엔 절반으로 내려앉을 것을 내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남북통일시 예외적으로 집값 상승할 것

물론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이다. 이 책에서도 남북이 통일되면 집값은 자연적으로 앞으로도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 북한 주민들이 남쪽으로 유입되면 그만큼 집값을 부추길 게 뻔하기 때문이다. 또 외국인과 이민자가 증가한다면 그 또한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라 한다. 마지막 하나는 장기적인 경기불황 여파로 아파트 건설이 주춤하는 게 그것이라 한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으로 반전된다면 말이다.

한편 이 책은 전 정부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따져보고 있다. 전 정부가 잘못한 것은 종합부동산세를 매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인즉 그것으로는 집값을 끌어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집을 팔면 그만큼 집값은 오르는 게 시장의 현상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행정복합도시 같은 정책은 집값 안정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럼 현 정부는? 이명박 정부는 향후 10년간 50만 채의 주택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것이 실제 실현되면 주택 값은 안정이 될까? 이 책에서는 그 여파로 집값이 크게 폭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의 과잉공급이 그 이유라는 것이다. 그러니 삽질정책은 그만두고 미래를 위한 투자나 국민연금으로 재정을 비축하도록 촉구하는, 그의 쓴소리는 의미있는 항변이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경기 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자들을 위한 감세정책과 함께 많은 예산을 삽질 정책에 사용하겠다고 합니다. 한국도 지금 상태로 계속 가면 일본이 빠진 함정에 똑같이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불필요한 재정을 줄이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거나 저축해 나가야 할 시점입니다."(367쪽)


대한민국에서 집없는 부자로 살자 - 통계로 본 아파트의 미래

박홍균 지음, 이비락(2009)


태그:#아파트값,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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