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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군이 추진하는 반기문 UN사무총장 '관광브랜드화'가 위험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유명 인물에 대한 동상이나 기념관 건립이 사후나 퇴임 후에 이루어지는 관례에서 벗어나 현직인 상태에서 그의 이름을 앞세운 대규모 사업화는 섣부른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반기문 테마관광지 조성 추진계획 살펴봤더니

반기문 생가 마을에 문을 연 반기문평화랜드. 인근 부지에 대단위 반기문테마 공원 조성계획이 추진되고 있어 현직인물에 대한 우상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반기문 생가 마을에 문을 연 반기문평화랜드. 인근 부지에 대단위 반기문테마 공원 조성계획이 추진되고 있어 현직인물에 대한 우상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 음성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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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은 지난 1일 이필용 군수와 이상헌 부군수 그리고 기획감사실장 및 문화공보과장 등 8개과 과장 및 관련 실무자들까지 참석한 가운데 '반기문 테마관광지 조성 추진계획 보고회(총괄)'를 열었다.

보고 자료에 따르면 3305㎡(100만평) 부지에 2010년 10월부터 2016년까지 513억900만원(국비 78억9300만원, 도비 22억1700만원, 군비 140억9900만원, 민자 271억원)을 투입해 '반기문 테마관광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군에서는 2011년도 예산에 1억원의 용역비를 배정시킬 계획이다.

보고 된 21개 주요 추진사업은 ▶문화관광 사업 : 전망대, 전시홍보관, 영어마을, 유스호스텔 등 ▶생태체험 사업 : 생태 숲, 수목원, 자생식물원, 습지원 등 ▶휴양시설 사업 : 자연휴양림, 명상마을, 수변공간 조성 등 ▶주변시설 사업 : 한옥주택개량, 모텔명소화, 주차장 및 진입도로 확충 등이다.

이미 이와는 별도로 음성군에서는 반기문 총장과 관련한 사업이 마무리 되거나 조성 중인데 여기에 투자되는 것이 70억원으로 알려졌다. 완료된 것이 반기문 생가 복원, 반기문 평화랜드 사업이고 UN반기문기념관 건립과 생가마을 입구 주차장 조성 사업은 추진 중이다.

음성군은 이날 보고 된 추진계획을 충청북도 관광종합개발계획에 반영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사업 규모나 타당성에 대한 의문은 물론, 현직 인물을 지나치게 미화해 사업화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테마관광지 조성보다 '성공 위한 후원' 필요할 때

충북도 관계자는 "막대한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계획도 짚어볼 문제겠지만 그에 앞서 현직에 있는 분의 이름을 걸고 사업화 한다는 것은 대단히 조심스러운 문제"라며 "그렇게 되면 안 되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불명예스러운 일이 벌어지기라도 한다면 사업 자체에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덧붙여 "공론화의 과정을 거쳐 접근해야 될 문제고 또 반기문 총장 본인의 의중도 알아봐야 될 문제"라고 말했다. 

음성군 관계자는 "아직 반기문 총장의 뜻을 알아보지는 못했다"며 "그분의 품성이 서민적인 분이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최종 계획안이 마련되면 본인의 의중을 알아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지성 청주문화사랑모임 대표는 "조급성과 성과주의에서 빚어지는 문제인 것 같다"며 "사실은 생가 복원도 서두른 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현직에 있는 분의 고향을 성역화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반기문 총장이 성공한 세계적 인물이 될 수 있도록 후원 사업이 필요한 시점이지 이런 대규모 성역화 성격의 사업은 본인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일부 인사는 음성군에서 벌이는 사업을 지적하면서 "반기문 총장을 존경하지만 본인이 이런 사업 계획을 안다면 과연 기뻐할지 의심스럽다"면서 아울러 혈세 낭비의 위험까지도 우려했다. 

의도 좋지만, 정작 본인에겐 부담 될 수도

취임 후 1년 7개월만에 첫 방한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기후변화와 새천년개발목표(MDGs)' 주제로 연설을 하고 있다.
 취임 후 1년 7개월만에 첫 방한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기후변화와 새천년개발목표(MDGs)' 주제로 연설을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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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동요학교에서는 이미 2007년에 '충북 음성 행치마을 이 곳에서 태어난 아이가 있었네. 소년시절 영어 잘하는 신동이며 외교관을 꿈꾸었던 굳은 그 신념 세계속에 영원한 꽃을 피웠네'로 시작하는 '반기문 동요'도 제작 배포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정우택 전 충북지사는 2007년 UN을 방문해 청주국제공항의 명칭을 반기문국제공항으로 바꿀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제안했지만 반기문 총장으로부터 "현직이어서 부담스럽다"며 거절당한 바 있다.

반기문 제8대 UN사무총장은 2006년 12월부터 2011년까지 임기다. 만약 재선에 도전해 성공한다면 2016년에 재임 기간을 마치게 되고 그때 나이가 71세 된다. 반 총장은 1944년 6월 출생(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행치마을)으로 현재 만 65세다. 5세 때 충주로 이사해 교현초, 충주중, 충주고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정외과를 졸업했다.

한편 반기문 테마공원 조성사업은 이필용 군수의 주요 공약사업으로 사업 타당성의 부정적인 여론과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오히려 확대 계획을 독려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청리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반기문, #UN사무총장, #반기문테마공원, #우상화, #음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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