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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9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TV초청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동영, 정세균, 최재성, 박주선, 천정배, 이인영, 손학규, 조배숙 후보.
 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9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TV초청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동영, 정세균, 최재성, 박주선, 천정배, 이인영, 손학규, 조배숙 후보.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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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토론회답게 가시 돋친 설전이 오갔다. 각 후보자들이 서로를 향해 드러낸 발톱은 날카로웠다. 민주당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1일 열린 KBS 초청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의 입심 대결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올랐다.

1:1 토론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정세균 후보는 처음부터 아예 "마지막 토론회니까 쓴소리를 하더라도 이해해 달라"며 강공을 예고했다. 타깃은 정동영 후보였다. 그는 정 후보에게 "배신의 정치를 해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정동영 후보는 차별화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키워준 모태를 부정하는 정치를 통해 성장해 왔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는 정풍운동을 통해 자신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을,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열린우리당 탈당을 통해 '노무현'을 부정했다"고 꼬집었다.

또 "정동영 후보가 민주당이 존재감이 없다고 공격하는 것은 지난 2년간 천신만고 끝에 10%였던 지지율을 30%까지 끌어올린 당원들의 땀과 눈물을 폄하하고 자존심을 훼손한 발언"이라고 몰아붙였다.

"마지막이니까..." 정세균-정동영, 가시 돋친 설전

정동영 후보도 적극적인 반박에 나섰다. 그는 "정세균 후보가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 면전에서 입바른 소리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늘 (시류에) 편승했다"며 "저는 '예스'만 하지 않았다"고 오히려 역공을 취했다.

정동영 후보는 열린우리당 탈당에 대해서도 "대통합민주신당 없이 지금의 민주당이 어떻게 나왔겠느냐"며 "민주당이 존재감이 없다는 것은 당원이 아니라 지도부의 존재감이 없다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끝난 듯한 '과거 논쟁'은 정세균 후보에 우호적인 최재성 후보가 가세하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최 후보는 "정동영 후보가 DJ 시절 정풍운동하면서 할 말은 했다고 하는데 그럼 동교동계의 도움을 받지 않았어야 했다"며 "정치적으로 도움을 받고 정풍 운동을 하니 배신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맹공했다. 최 후보는 또 "정 후보가 아무리 담대한 진보를 말해도 과거 (정치적) 입장을 많이 바꾼 전력 때문에 신뢰가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다시 바통을 이어받은 정세균 후보도 '신뢰'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 그는 "2012년 정권교체를 하려면 야권 연대와 통합이 꼭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민주당 대표가) 다른 야당은 물론 시민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한다"며 "정동영 후보는 시민사회나 다른 당으로부터 신뢰가 없어 적임자가 못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동영 후보는 최재성 후보를 겨냥해 "젊은 정치인이 좀 개혁적이었으면 좋겠다"며 불편한 감정을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이어 "지금도 정풍운동은 당을 살린 것이었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며 "제가 국민경선을 끝까지 완주해 완성해내지 못했다면 어떻게 노무현 정권이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동영 후보가 당론화를 주장하고 있는 부유세에 대해서도 논쟁이 벌어졌다. 정세균 후보는 "부유세는 준비만 10년이 넘게 걸리는 비현실적 안"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우선 부자감세 철회, 4대강 사업 축소, 조세 투명성 확보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면서 책임있게 복지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후보는 "세금을 더 걷는다며 사회적 저항과 분열을 초장해서 결과적으로 서민들이 피해를 보는 길로 가서는 안 된다"며 "모든 정책은 사회통합이라는 철학적 기초에 바탕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후보는 "누구나 복지를 이야기 하지만 부유세가 빠진 복지 주장은 가짜"라며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이 복지국가와 부유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게 민주당의 당론이 되면 정치 지형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당 대회 이틀 앞두고 장외 진흙탕 싸움도 가열

10월 3일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경선에 출마한 빅4. 왼쪽부터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박주선 후보.
 10월 3일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경선에 출마한 빅4. 왼쪽부터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박주선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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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 진흙탕 싸움도 점입가경이다. 금품 살포 공방에 대의원 줄세우기 공방까지 벌어지면서 각 후보 진영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정세균 후보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쇄신연대는 이날 정 후보 측이 지역 조직을 통해 금품 공세를 펼치고 있다며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김성호 쇄신연대 대변인은 "정세균 후보 측이 당의 변화와 혁신의 계기가 돼야 할 전당대회를 70년대 '막걸리 선거'로 전락시켰다"고 비난했다.

정세균 후보 측은 허위사실 유포라며 법적 대응을 선언했다. 정 후보 측은 "쇄신연대가 금품 살포자로 거론한 사람은 정세균 선거대책위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인물"이라며 "당내 선거에서도 지켜야 할 금도가 있는데 쇄신연대의 행태는 이미 그 선을 넘은 해당 행위"라고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손학규 후보 측은 정세균 후보가 지역위원장들을 상대로 노골적인 '줄세우기'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 후보 측은 "경북, 대구 경기에서 정세균 후보를 지지하는 일부 지역위원장들의 성명이 발표됐지만 본인들의 동의없이 이름이 올랐다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며 "정치적 기반이 약한 원외 지역위원장들을 앞세워 이른바 '세몰이'를 강행하는 것은 반민주적 만행"이라고 주장했다.

정세균 후보 측은 "손 후보가 공표가 금지된 여론조사 결과를 언론에 알려 불법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태그:#민주당,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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