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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우체국.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으로 인해 계양우체국 소속 집배원들은 9월 한 달 내내 비상근무 태세다.
 인천 계양우체국.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으로 인해 계양우체국 소속 집배원들은 9월 한 달 내내 비상근무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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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 요즘 우체국은 급증한 우편물을 배달하느라 말 그대로 초비상이다. 비상근무 태세가 벌써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 선호 1위 택배기업인 우정사업본부는 올 추석 택배와 일반우편 물량을 지난해보다 10% 정도 늘어난 1000만개로 예상했다. 우정본부는 6일부터 21일까지 추석 우편물 특별소통기간으로 정하고 전 직원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다른 어떤 직업보다 앞서 추석 명절을 알리고 있는 셈이다.

인천 계양우체국은 추석을 앞두고 평소보다 2배 정도가 되는 소포를 오전 6시부터 처리한다. 경기도 부천 우편집중국을 거쳐 새벽에 도착한 우편물은 오전 7시부터 집배원들의 손을 거쳐 가정 등에 배달된다.

명절 소포 외에도 재산세 등을 비롯한 등기우편이 9월에 집중돼 있어 이번 한 달은 집배원들에게 '죽음의 달'로 인식돼 있다. 택배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에 택배를 위탁해도 일감이 크게 줄지 않는다.

2004년부터 집배원을 하고 있는 문진희씨는 요즘 오전 7시에 출근해 매일 밤 9~10시에나 우편물 배송을 끝낸다. 더위, 사고 위험, 매연을 마셔가면서 강행군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문씨를 비롯한 계양우체국 164명의 집배원들은 9월 한 달 내내 이렇게 일하고 있다. 요즘에는 주말도 없이 직원들 대부분이 근무해야 하는 처지다.

인천계양 우편집중국 강미희 지원과장은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네요. 아르바이트생을 특별 채용하고, 전 직원이 매달려 우편물을 분류하고, 집배원들도 하루 20시간 이상 우편물을 전달하지만 힘에 부칠 정도"라며 "그래도 물건을 받을 고객들을 생각하면서 전 직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양우체국 집배원들이 새벽부터 분류된 우편물을 가지고, 오전 8시 30분부터 우체국을 빠져나가고 있다.
 계양우체국 집배원들이 새벽부터 분류된 우편물을 가지고, 오전 8시 30분부터 우체국을 빠져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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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코 뜰 새 없는 집배원들

계양우체국은 부평과 계양지역을 담당하는 우편집중국이다. 9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부평과 계양지역의 우편물을 164명의 집배원들이 담당한다. 총 15개 팀으로 운영되는 계양우체국을 17일 오전 7시에 찾아갔다.

부천 우편집중국에서 넘어온 우편물을 각자 관리하는 동별로 분류한 뒤, 다시 팀별로 일반우편, 등기우편, 택배 물건으로 분류한다. 택배 물건 중 부피가 큰 물건은 차량으로 배송된다. 하루 평균 30만 건의 일반우편과 택배 물건이 계양우체국을 거쳐 가정 등으로 배송된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있는 요즘은 평소 7000통이던 소포 물량이 1만 5000통을 넘어서고 있다. 14일에는 9월 들어 가장 많은 택배 물량이 집중돼 1만 7000통을 배달했다.

이른 시간임에도 전 직원이 우편물 분류작업에 매달려 있었다. 동별로 분류된 우편물은 다시 집배원들이 각자 맡고 있는 구역별로 분류됐다. 그런 다음 집배원들은 자신의 일반우편과 택배 물건을 오토바이에 실었다.

우편물을 실은 오토바이 200여 대가 8시 30분부터 우체국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집배원들은 처음 실은 일반우편과 택배 물건 외에도 일명 '중간수도'에서 우편물을 계속 공급받아 가정 등으로 배달한다. '중간수도'는 일반우편과 택배 물건을 쌓아놓는 동별 거점이다.

"자부심 없으면 이 일 못해"

인천 계양우체국 소속 서경덕씨는 "일을 즐기지 않으면 평생직장으로 오래 하기는 힘든 일 같다.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힘들고, 비나 눈이 오면 다 맞고 일해야 한다. 요즘같이 삭막한 세상에는 더욱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인천 계양우체국 소속 서경덕씨는 "일을 즐기지 않으면 평생직장으로 오래 하기는 힘든 일 같다.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힘들고, 비나 눈이 오면 다 맞고 일해야 한다. 요즘같이 삭막한 세상에는 더욱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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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34) 집배원은 2004년부터 6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서씨가 맡고 있는 지역은 2000여 세대가 거주하는 부평구 부평1동 동아아파트다. 오전에 우편물을 다 배송하고 혼자서 점심을 먹는다. 오후 1시부터 다시 우편물을 배달한다. 서씨는 요즘 '중간수도'에서 3~4번 정도 우편물을 실어와 배달하고 있다. 일반우편과 택배 물건이 가장 많은 아파트 동부터 배달한다. 또한 김치와 해산물 등은 내용물이 훼손되거나 흘러내릴 수 있어 다른 우편물보다 먼저 배달한다.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서씨는 "일을 즐기지 않으면 평생직장으로 오래 하기는 힘든 일 같다.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힘들고, 비나 눈이 오면 다 맞고 일해야 한다. 요즘 같이 삭막한 세상에는 더욱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택배 물건을 받는 분들이 서명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서명을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어렵게 가져간 물건을 다시 가져오기도 한다"며 "시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집배원, #계양우체국, #우체국 택배, #우체국, #우정사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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